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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환 거래 체험장?…환율 맞히는 '돈 놓고 돈 먹기'

[단독] 외환 거래 체험장?…환율 맞히는 '돈 놓고 돈 먹기'
입력 2019-10-21 20:23 | 수정 2019-10-2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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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FX렌트라는 업체가 있습니다.

    특정 통화의 환율이 오를지 내릴지를 맞히면 86%의 수익금을 준다며 전국에 지점 200여곳을 운영해온 업첸데요.

    최근 이 업체 회장이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이 업체의 운영방식이 정상적인 환율 거래를 빙자했지만, 사실상 홀짝과 같은 도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김세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외환거래 체험장'이라는 간판이 걸린 서울 FX렌트의 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보니 PC방처럼 컴퓨터 여러 대가 놓여있습니다.

    증권사나 선물사를 통하지 않고도 개인이 외국 통화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허가 받은 '특허 업체'라고 소개합니다.

    [외환거래 체험장 직원]
    "외환 선물거래를 하려면 최소한의 (증거금이) 1천만 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거를 본사에서 렌트를 해가지고 대행해주는 거예요…"

    그런데 내용은 도박에 가깝습니다.

    회원들이 거래용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사이버머니를 주고, 영국 파운드화 대비 호주 달러가 떨어질 지 오를 지에 배팅하는 건데, 5천 원 부터 최대 6백만 원까지 걸 수 있습니다.

    맞히면 수수료 14%를 제하고 두 배 가까운 돈을 받지만, 틀리면 몽땅 잃는 식입니다.

    [외환거래 체험장 직원]
    "그래프가 올라가면 매수고, 떨어지면 매도예요. 난 그래프니 뭐니 아무것도 안 보고 그냥 누른거거든, 근데 이게 말 그대로 반반이야 확률은…"

    사실상 홀짝 게임에 가까운 셈입니다.

    [외환거래 체험장 직원]
    "이건 통화고 뭐고 볼 필요가 없어요. 여기 보면 배팅해 놓은 게 5천 원 걸어놨잖아…"

    FX렌트는 "쉽게 외환 마진거래를 할 수 있다'고 광고해 회원들을 모집했고, 전국에 지점 형태의 체험장 200여 곳을 운영해 왔습니다.

    [FX렌트 본사 직원]
    "본사는 전체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체험을 시켜주는 장소는 일반 영업장들이 (있어요)"

    불과 10분만에 몇백 만원을 벌 수 있을 만큼 사행성이 높아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금감원은 지난 6월에서야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업체 회장 조 모 씨는 부패방지국민운동 총연합회의 전국중앙회장까지 지냈고 언론이 사행성을 지적하면 자신의 사업이 정식 금융 상품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조 모 씨/2018년 4월]
    "사행성에 해당이 안 되기 때문에 형법 247조 도박죄가 해당이 안 된다고 단언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조씨에게 도박장 개설 혐의를 적용했고, 법원의 영장을 발부 받아 조씨를 구속했습니다.

    검찰은 조 씨가 3년 간 2천억 원대 도박자금을 운용하면서 수백억 원을 챙긴 걸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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