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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때리는' 10대 폭력 또…촬영하며 'V자'

'웃으면서 때리는' 10대 폭력 또…촬영하며 'V자'
입력 2019-10-24 19:55 | 수정 2019-10-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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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학생들이 동급생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또 나왔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폭행 장면을 찍으면서 히히덕거리는가 하면, 손가락으로 V자까지 만들어 보였는데요.

    피해 학생은 뼈가 부러질 만큼 맞아서 1년 넘게 고통을 받았고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 아무런 보호 조치도 없이 이후에도 폭행은 계속 됐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학생 여러 명이 또래 한명을 무릎꿇린 뒤 등을 걷어찹니다.

    맞던 학생이 쓰러지자 일으켜 세워 또다시 폭행하고, 피해 학생이 구토를 하자, 이번엔 왜 토했냐며 몰아붙입니다.

    "(왜 토했어?) 나도 최대한 참으려고 입 꼭 다물고 있었는데…"

    가해 학생은 웃으며 '브이'자를 그린 뒤 계속 때리고, 피해 학생은 목까지 졸려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2달여 뒤에는, 다른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갈비뼈와 손가락이 부러져 한달간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피해학생 부모는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피해 학생 측]
    "조카가 아빠하고 저한테 전화 와서 살려달라고… 왜? 그랬더니, 지금 여러 명이 오고 있고 저 잡으러 온다고…"

    가족들은, 아이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학교 동급생과 형들이 아파트 주차장과 공터 등으로 불러내 1년 넘게 폭행해왔다고 말합니다.

    경찰은, 피해 학생 부모가 신변보호 요청까지 했는데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 학생은 신고 사흘 뒤에도 폭행을 당해야 했습니다.

    학교 측도 뒤늦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지만, 가해학생 2명에게 출석정지 5일과 교내봉사 3일이라는 솜방망이 처분만 내렸습니다.

    [대전 00중학교 관계자]
    "(저희가) 교육자이지 법으로 처벌·조치하는 그건 아니잖아요. 그것 때문에 또 저희가 학부모 위원 다섯을 그 학부모 입장에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지난 6월에도 대전에서 중학생들이 또래 학생의 집으로 찾아가 무차별 폭행하고 동영상까지 찍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 경우 역시 학교 봉사 10시간 등의 처분에 그쳤습니다.

    [윤우영/대전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학교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초기 대응을 아주 강하게 하기보다는 문제를 덮어두려고 하는 경우가 간혹 몇 군데 있습니다."

    웃으며 동영상까지 남기는 잔인한 학교 폭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취재: 김준영(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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