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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스무 살 한류의 현재와 미래는?

[로드맨] 스무 살 한류의 현재와 미래는?
입력 2019-10-26 20:20 | 수정 2019-10-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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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여기는 방탄소년단, BTS의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올림픽공원인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팬들이 아침부터 모여 있습니다.

    마침 올해는 우리 정부가 '한류'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쓰기 시작한 지 꼭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스무 살' 성인식을 맞이하는 한류의 현재와 앞날을 길 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처음온 곳은 강원도 홍천인데요.

    이곳에서 태국 방송의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움/태국 배우]
    "극 중 마지막 부분에서 여자 주인공이 결혼을 하는데 로맨틱하게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장면을 아름답게 보여줘야 하는데 한국은 자연도 아름답기 때문에."

    한류 유학은 오는 외국인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금 수업 시작한 5분 전인데요 좋은 자리 맡기 위해서 이렇게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카일라/핀란드]
    "핀란드에서 배우러 많이 와요 (왜요?)한국은 대단하니까요."

    [이지영 팀장/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
    "(나라마다)K댄스 동아리가 있다고 들었어요. 지난 여름에는 하버드대에서 인턴신청을 해서 하버드대 학생이 인턴을 하고…"

    이곳 홍성에는 내년에 K팝 고등학교까지 문을 연다고 합니다. 한 번 들어가보겠습니다.

    [최주은/학생]
    "K팝 고등학교로 바뀐다고 하니까 뭔가 새롭고, 많은 아이들이 여기서 가수가 될 수 있는 그런 학교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병규/광천고 교장]
    "케이팝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지금 상당수가 있는데. 그 아이들이 정작 갈 수 있는 정규 고등학교는 지금 한 군데도 없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에서, 유럽이나 동남아에서 유학 오고 싶은(학교를 만들겠다.)"

    음악과 방송을 넘어, 한류는 이제 다양한 문화산업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조나슨/캐나다 관광객]
    "난 캐나다 사람. 김치찌개 맛있어요. 마이 페이보릿 원. 삼겹살. 순대. 떡볶이. 베리 굿"

    [박재영/태국 고등학생]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박재영…"

    [임하늘/태국 고등학생]
    "하늘이라고 합니다. 한국 음식 먹을 때마다 김치는 반찬으로 자주 먹어요."

    [나경인/김치박물관 파트장]
    "저희가 연간으로 한 30% 이상은 외국 분들이 방문하고 계셔서. (어느 나라에서들 많이 오세요?) 아프리카 분들도 많이 오셨었어요. 여기서 체험을 하시고 다시 돌아가셔서 이걸 만들고 또 해보고 싶다고."

    스무 살 한류, 어디까지 왔을까요?

    20년 전에는 '문화를 수출한다'는 생각조차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변변한 통계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그래서 그 이후를 비교해봤습니다.

    먼저 음악, 만화, 영화 등 문화콘텐츠의 수출액이 7년 전에 비해서도 두 배가 넘게 늘었는데요.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가전제품의 총 수출액보다 많습니다.

    '한류 때문에 한국에 왔다'고 답한 외국인 관광객도, 7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었고요.

    특히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03년에는 1만 명이 겨우 넘었는데, 지금은 14만 명이 넘습니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한류의 영향을 받아 한국을 선택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문화의 수출을 넘어서, 한류가 한국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였다는 증거겠죠.

    하지만 급격하게 발전하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류의 한계를 보여주는 현장과, 한류의 피해자들을 로드맨이 찾아가봤습니다.

    이곳은 한류 붐을 일으켰던 국내 한 드라마 세트장인데요.

    3년 만에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지금은 관광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곳뿐 아니라 겨울연가 촬영지였던 춘천 등 대부분의 한류 관광 명소는 몇 년 만에 문을 닫거나 용도가 바뀌었습니다.

    한류 열풍이었던 나라들의 자국 문화가 서서히 한류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하가진자/중국인 유학생]
    "예전에는 중국사람들이 꼭 한국 와서 한국 화장품 샀어요. 지금은 중국 화장품도 많이 선택해요. 한국 드라마도 인기가 조금 별로예요."

    한류 때문에 우리나라를 찾았다가 실망을 하거나,

    [가예/터키인 연습생]
    "우리 둘 다 아이돌 되고 싶어서 여기 한국에 왔어요."
    ("소속사에도 들어가신 걸로 알거든요.")
    "두 달 동안 갔는데 보컬 수업도 못 받고 그냥 혼자서 개인으로 연습을 해야 돼서(그만뒀다.)"
    ("시스템이 없어요?")
    "네."

    한류를 빙자한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외국인까지 늘고 있습니다.

    [설지나/헝가리인 가수지망생]
    "한 달간 물만 먹고 굶은 적도 있어요. 회사(기획사)와 계약을 맺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개인이었어요. 제게 거의 일도 찾아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사람은 저를 만지려고 했고, 볼에 입맞춤하려 했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김태정 활동가/외국인지원단체]
    "가해자가 다시 브로커 일을 안 하도록 해야 하는데, 처벌은 약하고 버는 수입은 많은 거예요. 이게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터지는 거죠. 한국은 이제 (피해자들에게는)아주 몰상식한 나라가 되겠죠."

    빠르게 성장한 만큼 진통도 함께 겪고 있는 스무 살 한류.

    스무 살을 맞은 한류의 현재를 체감할 수 있는 건 국내뿐만이 아닙니다.

    다음 주 로드맨에서는 해외 현지에 뿌리내린 한류의 열기와, 갓 성인이 된 한류가 맞은 위기를 이곳 방콕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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