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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키고 돈 못 준다?…호텔 회장의 '황당' 갑질

일 시키고 돈 못 준다?…호텔 회장의 '황당' 갑질
입력 2019-10-27 20:12 | 수정 2019-10-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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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을 했으면 임금은 제때 들어와야죠.

    그런데 서울의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라마다 호텔이 파견받은 직원들의 인건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호텔 직원 대부분이 파견직인데요.

    저희가 취재를 시작했더니, 밀린 돈을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언론사에 더이상 제보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남 한복판에 있는 4성급 서울 라마다호텔입니다.

    이 호텔의 청소나 요리, 연회장 관리 인력의 대부분은 외부업체에서 파견받은 직원들입니다.

    사실상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직원이 주말엔 100명에 육박합니다.

    그런데 이 호텔에 인력을 제공한 업체 4곳에서 작년부터 용역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A 도급회사 대표]
    "7월에 인건비가 5천만 원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8월에 줘야 할 돈에서 1천만원 주는 겁니다. 8월에 또 발생이되면 9월에 2천만원 주고…"

    한 식자재 업체도 고기나 생선 등을 납품했다가 못 받은 대금이 10억 원에 달합니다.

    [전직 호텔 직원 A]
    "(월 평균 미수금액이) 3억에서 4억 사이는 될 거 같아요. 보통 10억은 넘죠. 15억 가까이…"

    호텔측에 이유를 물었더니 최교 경영자인 문병욱 회장이 결재를 미뤄 지급을 못 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B 도급회사 대표]
    "저희 직원과 라마다호텔 직원 간에는 확인 다 된 부분인데. 그 지급을 못해 주겠다고 하시는 분이 라마다호텔의 회장님이신데"

    호텔 직원들에 따르면 문 회장은 밥도 못 먹고 일한 아르바이트 직원의 식사 시간을 빼고 임금을 계산하라고 하고, 출퇴근 입력기가 고장났는데도 기록이 없으니 돈을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C 도급회사 대표]
    "지문 인식이 오류가 엄청 많이나요. (출퇴근이) 찍혔는데 컴퓨터로 (데이터가) 안 넘어오는 경우도 있고, 일부러 안 고치고 안 찍히니까 돈 안주고…"

    [전직 호텔 직원 A]
    "(대금을) 깎으려고 하는거죠 결론은. 이 돈 받아라죠."
    ("이 돈 받을래? 아님 안 받을래?")
    "네, 그렇죠"

    문 회장의 인건비 갑질은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전직 호텔 직원 B]
    "요구하는 지시사항에 조금 늦게 되면 급여가 늦어집니다. 즐거워야 할 급여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

    연차와 대휴를 포기하는 각서를 써야 월급을 주겠다는 황당한 요구도 했습니다.

    [전직 호텔 직원 C]
    "못 쉬었던 (연차)휴무들 포기 각서를 쓰지 않으면 월급 지급이 어렵다는 말을 전달을 받고 울며 겨자 먹기로 (사인했죠)"

    이에 대해 호텔 측은 용역 대금을 주지 않은 것은 "임금 정산 방식의 차이로 지급이 미뤄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호텔 측 관계자]
    "그 분들 입장에선 억울한 순 있겠지만 저희 입장에선 저희 입장이 또 있는 거거든요."

    취재 이후, 호텔 측은 더 이상 언론사에 제보하지 않는 조건으로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을
    파견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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