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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엔 '꾸벅' 한국엔 '뻣뻣'…"조선인은 日 신민"

美中엔 '꾸벅' 한국엔 '뻣뻣'…"조선인은 日 신민"
입력 2019-10-30 19:41 | 수정 2019-10-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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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 입니다.

    그가 얼마전 아사히 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 "한국 대법원의 판결문부터 읽어보라"며 일본인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습니다.

    "판결문 읽지 않았으면 방송에도 나오지 말라"면서 "한국인,일본인 범주를 벗어나 한 사람의 삶에 공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일본인도 인정한 판결문의 가치, 이남호 기자가 재조명했습니다.

    ◀ 리포트 ▶

    2015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임원이 태평양 전쟁 당시 강제동원됐던 미군 포로들 앞에서 머리를 숙였습니다.

    [기무라 히카루/미쓰비시 상무]
    "미쓰비시 탄광에 강제동원됐던 미군 전쟁 포로들과 가족, 유가족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이듬해 미쓰비시는 중국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도 사죄했습니다.

    중국은 1972년 일본과 수교하며 전쟁배상 요구를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내자 결국 "통절한 반성"과 함께 700억 원을 내놓은 겁니다.

    [한젠화/중국 피해자 가족]
    "전 세계에 우리가 이겼다고 널리 알려주세요."

    미국에게도, 중국에게도 사죄한 일본.

    왜 유독 한국에게는 사죄도, 배상도 거부할까?

    미국과 중국은 교전 상대국이었지만, 한국은 일본이 합법적으로 지배한 식민지였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인들도 당시에는 일본제국 신민이었으니, 정부의 총동원령에 따른 합법적 징용이라는 논리입니다.

    [박태균/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일본 주장대로) 만약에 합법적으로 일본이 조선을 35년에서 40년간을 지배했다라고 한다면, 사실은 일본 사회가 그 부분에 대해서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죠. 가해자로서의 의식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대법원 판결문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합니다.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 일본의 논리를 받아들이면 일제강점기의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으로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 가치와 정면 충돌한다."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적당히 봉합하고 넘어갔던 1965년 한일협정.

    이 당연한 결론을 판결로 확인받는 데 수십 년이 걸렸습니다.

    판결의 또 다른 가치는 반인권 범죄를 국가간 조약으로 덮을 수 없다는 국제 인도주의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겁니다.

    [박찬운/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제법에 따르면) 청구권 협정이 일본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마저도 용인하는 그런 결과를 내는 합의였다라고 하면, 그것 자체가 무효다 이 말이죠."

    무엇보다 반인도적 범죄로 이익을 본 전범기업들이 사죄도, 배상도 하지 않은 이 상황을 그냥 둘 것인가, 판결문이 역사에 던지는 질문입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영상편집: 김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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