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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먹지 말라"지만…"개 구충제는 마지막 희망"

식약처 "먹지 말라"지만…"개 구충제는 마지막 희망"
입력 2019-10-30 20:05 | 수정 2019-10-3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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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개 구충제로 암 치료 효과를 봤다는 해외 환자 사례와 논문들이 알려지면서 국내 말기 암환자들의 복용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 구충제의 항암 효과는 검증이 안됐다며 식약처는 복용 중단을 거듭 경고했지만, 환자들은 '그럼 그냥 죽으란 얘기냐' '내가 직접 실험해보겠다'며 복용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이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유방암 4기로 '6개월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던 김현희씨, 지난 달부터 펜벤다졸 성분의 개 구충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아예 일년치를 사 놓고 정기 검진을 받아가며 스스로 일종의 임상 실험을 하는 중입니다.

    [김현희/유방암 4기 환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4기 암은. 계속 추적 검사를 해요. 간 수치가 올라갔다 그러면 내 스스로 약(구충제)을 며칠 먹고, 며칠 띄우고…"

    식약처가 개 구충제의 항암효과는 극소수 환자 사례와 동물실험 논문 외엔 임상 검증이 없었다며 복용 중단을 거듭 경고했지만, 김 씨에겐 '죽을 날만 기다려라'란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김현희/유방암 4기 환자]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하는 게 지금 암 환자들한테는 통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병원에서 해줄 게 없다' 그런 사람들이 안 먹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봐요 저는."

    펜벤다졸 구충제를 복용하면서 항암 효과 여부를 유튜브나 SNS를 통해 공유하는 말기 암환자들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복용량도, 함께 먹어야 효과가 있다는 비타민 종류도 제각각 입니다.

    [박영철/간암 3기 환자]
    "정확한 소견이나 이런 게 있다면 저희들한테는 엄청난 큰 도움이 되는 거죠. 이게 불법이 아닌 이상에야 그 부작용까지도 제가 감수하고…"

    일반 동물의약품이어서 약국도 안 팔순 없습니다.

    이미 품절 상태입니다.

    [변진극/약사]
    "10월 초 이전부터 실제론 품절이 됐습니다. 그리고 소량씩 들어오는데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식약처의 잇딴 경고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당국이 복용 환자 관리나 관찰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열홍/고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환자분들의 증례를 쭉 모아서 분석을 해서 이런 부작용, 실제로는 효과를 본 사례는 이렇게 거의 없다든지, 이런 데이터가 나와야 하는데…"

    [명승권/국립암센터 교수]
    "항암제로서의 잠재적인 가능성은 존재는 합니다. 앞으로 향후에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임상시험이 필요하고…"

    최근 고려대안암병원 암병동에서만 의사 몰래 펜벤다졸을 복용하다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가 두 명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는 경고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대한암학회가 각 병원의 펜벤다졸 복용 환자 현황을 파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영상취재: 구본원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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