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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물] 거장 프랭크 게리…학의 '날갯짓'을 '건축 작품'으로

[문화인물] 거장 프랭크 게리…학의 '날갯짓'을 '건축 작품'으로
입력 2019-11-03 20:32 | 수정 2020-01-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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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빌바오 효과'란 말이 있는데요.

    한때 청년 실업률이 50%까지 치솟았던 스페인의 도시 빌바오.

    1997년 '메탈 플라워'란 별명이 붙은 구겐하임 미술관이 건립되고, 매년 100만명 넘는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났는데요.

    '빌바오 효과'는 이렇게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 전체를 바꾼 문화의 힘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 구겐하임 미술관을 디자인한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를 박소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3600개의 티타늄 패널로 만든 범선 모양의 파리 루이비통 박물관.

    강철로 꽃을 형상화한 미국 LA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프라하의 댄싱 하우스까지…

    건축물을 마치 조각처럼 빚어낸 아흔의 거장 프랭크 게리.

    대담하고 기발한 작품들은 그의 자유분방함을 닮았습니다.

    [프랭크 게리/건축가]
    "나는 항상 (세상 모든) 움직임을 어떻게 건축물에 담아낼 것인지 고민합니다."

    그가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인 건물.

    특유의 곡선 유리로 수원 화성의 기와 지붕과 동래학춤의 너울거리는 학의 날갯짓을 그렸습니다.

    [프랭크 게리]
    "한국 무용은 정말… 그들의 몸짓에서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건축은 왜 그러면 안되나요? 춤 동작에 깃든 혼을 담고 싶었습니다."

    한국과 인연이 깊었습니다.

    며느리도 한국 사람이고, 수차례 방문한 한국의 독특한 문화는 그를 매료시켰습니다.

    [프랭크 게리]
    "한국의 예술과 춤, 전통 건축물과 음식 등은 오랫동안 제 삶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김치…"

    특히 처음 본 순간 반해버린 종묘는 한국에 올 때면 꼭 들르는 장소가 됐습니다.

    "하나의 조각 같아요. 대부분의 건물은 바닥 위에 바로 있지만 종묘는 달라요. 그런 건 본 적이 없어요. 매우 단순하면서도 청아하고 즉각적이면서도 강력해요. 매우 흥미로워요."

    다양한 문화를 넘나드는 그의 파격과 유연함은 아픈 유년 시절에서 비롯됐습니다.

    단지 유대인이란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

    "굉장히 무서운 경험이었어요. 저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일들에 겁이 났죠."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고자 무신론을 택했고, 건물은 네모반듯해야 한다는 고정된 틀을 깨고 낯선 소재와 신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우리는 맞서 싸워야해요. 탈무드는 왜?라는 말로 시작해요. 호기심이죠. 조부모께서 항상 호기심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가르치셨어요. 그게 언제나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랭크 게리.

    "(빌바오의 변화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그곳에 갈 때마다 사람들이 대단히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저를 대해줘요. 그래서 기분이 우울할 때면 빌바오를 방문하곤 합니다."

    "건축물도 감동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아흔 거장의 생각입니다.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을 전달하는 겁니다. 저의 첫번째 강력했던 경험은 그리스 델파이였어요. 저는 (청동작품을 보고) 울고 말았죠. 누군가가 제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우리도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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