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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제대로 보긴 보나…5분에 1명씩 평가 '끝'

학생부 제대로 보긴 보나…5분에 1명씩 평가 '끝'
입력 2019-11-05 20:11 | 수정 2019-11-0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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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부모 찬스, 학교 후광 이런 거 잘 걸러내라고 입학 사정관을 두는 건데 현실은 공정한 선발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평가 해야 할 학생은 너무 많고, 그렇다 보니 평가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보니 평가의 전문성이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어서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시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고교 3년 내내 학교생활기록부를 어떻게든 풍성하게 채우려 안간힘을 씁니다.

    [김가영/대학생]
    "상을 일단 많이 받으려고 학교에 있는 대회를 거의 다 참가를 해서…막 UCC 대회 같은 것도 다 참가하고."

    일단 서류 심사 단계에서 입학사정관의 눈에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런 노력은 어쩌면 무용지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교육부가 조사대상 13개 대학 중 그나마 전산 접속 기록이 있는 5개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의 서류평가 시간을 살펴보니, 한 대학에선 평균 8분40초만에 1차 당락이 결정됐습니다.

    또 다른 대학은 9분15초가 걸렸는데, 지원자 절반 이상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정현/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어떤 대학에선) 사정관이 링거 맞고 평가한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저는 최소한 (한 학생을)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봐야되는 것이 아닌가."

    13개 대학 입학사정관 한 명이 평가하는 학생은 평균 143명, 그때 그때 입시 업무에 투입되는 위촉사정관을 제외하고, 전임 입학사정관만 놓고 보면 한 명이 무려 822명을 평가하는 꼴입니다.

    입학사정관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전공교수가 입시 평가에 참여하는 대학도 13곳 중 8곳이나 됐습니다.

    평가의 전문성, 나아가 공정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박백범/교육부 차관]
    "전임 (입학)사정관도 재직 경력도 길지 않아 평가 과정에서 전문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학종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려면 지금처럼 각 대학에만 맡길게 아니라 정부가 검증된 입학사정관 양성과 교육에 투자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김정현/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입학사정관에 대한 기준, 스탠더드가 지금 현재로선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정부 차원의) 통일된 자격기준을 가져가는 게 낫다. 교육 내용이나 교육 과정이 좀 더 수준화 돼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처럼 부실 평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은 서류나 면접에서 평가 항목별 배점 자체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전형이란 불신을 스스로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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