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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보 찢고 집회 방해…서울 한복판 '홍콩' 갈등

이기주 기사입력 2019-11-08 20:05 최종수정 2019-11-08 20:06
홍콩 시위 중국 연세대 유학생 서울대 집회
◀ 앵커 ▶

민주화 요구를 둘러싼 홍콩과 중국의 갈등이 우리 국내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대학에서 홍콩을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중국인들로 보이는 유학생들이 훼손했는데요.

서울의 집회 현장에선 양측간에 충돌도 벌어졌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과 여성 3명이 뭔가를 챙겨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남성 중 한 명은 가위를 움켜 쥐고 있고, 일행 중 한 명의 손에는 구겨진 현수막이 들려 있습니다.

지난 달 24일 밤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홍콩을 해방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일행에 의해 훼손됐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항의하자, 이들은 '중국은 하나'라는 뜻의 '원 차이나'를 외치며 급하게 자리를 떠났습니다.

[김기성/연세대 학생(목격자)]
"(중국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원차이나' 이야기나 '홍콩 사람들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남의 나라에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하라' 이런 식으로 얘기했습니다."

서울대에는 "홍콩을 지지하는 글을 적어달라"는 대형 종이가 벽에 붙었습니다.

체코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가 가수 존 레넌의 노랫말을 붙이며 저항한데서 비롯된 '레넌 월'입니다.

그런데 종이에는 홍콩 '지지' 라는 글도 있지만, 누군가 '반대'라는 글자도 크게 써 놨습니다.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한국이 무슨 상관이냐", "홍콩 시위에 반대한다" 등 부정적인 내용들도 상당수 보입니다.

[박도형/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대표]
"이건 일단 인권침해고 (홍콩) 시민들의 권력에 맞선 싸움이잖아요. (부정적인 글이) 서울대학교 내에 계신 홍콩인 분들에게 오히려 더 폭력이 되는건 아닌지, 폭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을지 우려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이런 갈등은 최근 실제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일 홍대입구 역 인근에서 홍콩 민주화 지지모임 주최로 집회가 열렸는데 어디선가 중국인 20여명이 몰려와 중국 국가를 부르며 집회를 방해했습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이들을 떼놓은 뒤에야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경찰]
"소리지르고 방해하지 마시라고요."

이런 가운데 내일 오후 4시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과 민변 등 11개 단체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고, 재한 중국인들로 구성된 반대 측도 같은 장소에서 맞불집회를 열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김정은 / 영상출처: 유튜브 (조태원, newst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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