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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생수전쟁, 패자는?

[로드맨] 생수전쟁, 패자는?
입력 2019-11-09 20:24 | 수정 2019-11-0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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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우리나라 생수 브랜드가 몇 개인지 아십니까?

    무려 3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생수 시장이 말 그대로 '물을 만난' 건데요.

    왜 기업들은 계속 생수 시장에 뛰어드는 걸까요?

    그 많은 물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먼저 대형마트에 왔습니다.

    생수 종류가 얼마나 되는지 한번 담아보겠습니다.

    하나, 둘…셋, 열넷.

    이번에는 가격을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이 생수는 2L짜리 여섯 개에 1880원입니다.

    여기는 좀 더 가격이 싼데요.

    아까 본 것보다 20원 저렴한 1860원입니다.

    이곳은 최근에 가격을 더 내렸다고 합니다.

    지금 2L짜리 6병에 1800원이 채 안 되거든요.

    낱개로 따져보면 한 병에 300원도 채 안 되는 셈인데요.

    이렇게 갈수록 싸지는데, 남는 게 있을까요?

    [A대형마트 관계자]
    "절대 손해보면서 파는 건 아니고, 물류비를 낮춰서 유통 구조를 바꿔서 가격을 낮춘 거죠."

    [B대형마트 관계자]
    "생수 자체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대표적인 상품 중에 하나입니다. 일종의 미끼상품일 수도 있겠고요. 고객분들께서 마트를 찾게 만드는 거죠."

    실제로 온라인 생수 판매량은 해마다 평균 30% 이상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권성준/생수 배송기사]
    ("차 안에는 물밖에 없네요?")
    "저희가 생수 배송을 전담으로 하는 곳이라서."
    ("하루에 몇 개 정도 하십니까?")
    "한 250~300개 정도?"

    [배성환/생수배송업체 지점장]
    "8년 만에 한 개인적인 수치로는 400% 이상은 늘었다고 봐야죠. 후발 주자도 많이 생기고 있고요, 그래서."
    ("생수 전문으로 하는 업체?")
    "그렇죠."

    생수 종류가 워낙 많아지다 보니까.

    한 생수 공장에서 여러 브랜드의 생수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배송트럭 운전사]
    "이 공장에서 만들던 것(생수)을 이쪽에 물이 달리면 저쪽 공장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요."

    [생수업체 관계자]
    ("A생수가 여기에서도 나오잖아요.")
    "일부는 나오죠."
    ("그럼 그것과 B생수가 똑같은 물인 거예요?")
    "그럼 여기서 나오는데 똑같을 수밖에 더 있어요?"
    ("똑같은 물이고 똑같은 공장인데 가격은 왜 다른 거예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이 옷이 백화점에서 나오는 거야. 그다음에 이게 시장에서 나왔어. 가격 차이가 나요, 안 나요?"

    국내에서 제조된 생수의 수출량도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것들이 다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생수들입니다.

    [김기웅/제주 S생수 수출 담당]
    "현재 저희가 20개국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쪽으로 70% 물량이 나가고 있습니다. K팝스타들이 저희 생수를 마시는 거를 보고 자신들도 그게 먹고 싶어서."
    ("콘서트하면서 머리에 막 생수를 뿌리고 이러는군요?")
    "네.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업체 외에도 제주도에서만 최소 두 곳의 생수 공장에서 최근 수출을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먹는 물 시장, 얼마나 커졌을까요?

    지난해 우리나라 생수 시장 규모는 1조1천억 원이 넘은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4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2023년에는 2조 원이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수출도 잘 돼서, 지난 4년 새 수출액이 30%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중국이 생수를 많이 사 먹기 시작했습니다.

    로드맨이 다녀온 곳처럼 한 수원지에서 여러 브랜드의 생수가 생산되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 생수 수원지는 지난해 기준 67곳인데, 브랜드는 300개 가까이 되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반대로 한 브랜드가 10곳 이상의 수원지에서 물을 뽑기도 합니다.

    품질이 정말 다 같을까요?

    더군다나 이 많은 생수들, 다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대부분 우리나라 지하수를 뽑아서 쓰는데, 최근 들어 곳곳에서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다는 호소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그 현장에 왔습니다.

    이곳은 생수 공장이 있는 전북 순창인데요.

    이곳 주민들은 몇 년 전부터 물이 마르기 시작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은서/S샘물 반대 대책위원장]
    "여기가 밭인데. 소형 관정으로는 물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복분자에 물을 대줘야 하는데 물을 대줄 수가 없어서."
    ("올해 수확을 못했나요 여기는?")
    "한 20% 정도 밖에 수확을 못 했습니다."

    주민들은 22년째 운영 중인 생수공장이 지하수를 무리하게 뽑아 썼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은서/S샘물 반대 대책위원장]
    "(생수공장이)하루에 560톤씩 허가 나온 걸로 사용을 하고 있음에도 또 500톤을 더 뽑으려고 (관정)하나를 더 뚫으려고 해서."

    이 집은 아예 몇 달 전부터 수도꼭지에서도 물이 안 나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틀어보니 전혀 안 나오죠.

    지하수를 끌어다 쓰는 집인데.

    업체 측은 농어촌공사가 최근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문제가 없었고, 허가받은 양 이내에서만 취수하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무리한 경쟁 속에 폐업하는 생수 공장들이 방치되면서, 지하수 오염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게 현재 취수정인데요.

    현재 폐쇄된 상태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윤여란/폐업 생수 공장 인근 주민]
    "처리해야죠, 그것(방치된 관정)은. 마무리가 안 됐으니까. 여기 지하수 오염되면…솔직히 우리 동네 사람들 다 지하수 먹어요."

    최근 생수 취수량이 늘고 있는 제주도도 곳곳에서 개발사업까지 진행되면서 지하수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상원/제주 한경면 농민]
    "지금 제주도 전부 다 염분이 다 올라오는데 뭐."
    ("왜요?")
    "(바닷물이)역류해서."
    ("왜 역류해요?")
    "왜냐하면 지하수가 부족하니까. 너나 할 것 없이 수공 파니까, 지하수 파니까 그 물이 어디 갑니까, 한도가 있는데."

    [홍영철/제주환경참여연대 대표]
    "S생수가 (지하수를)많이 뽑는 거 같지만 하루에 2천 톤 밖에 안되거든요. 근데 제주도에 그런 관정들이 몇천 개가 있습니다. 골프장이라든지 또 숙박시설이라든지, 이런 곳을 중심으로 많이 쓰이고 있죠."

    생수 값이 싸지는 것도 좋고 수출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 지하수를 말려가면서까지 개발해야 할까요?

    이러다가는 생수도 수입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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