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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한다더니…뭉칫돈 걷는 출판기념회 '기승'

안 한다더니…뭉칫돈 걷는 출판기념회 '기승'
입력 2019-11-11 20:03 | 수정 2019-11-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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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가보다 비싸게 책을 사주고, 그것도 모자라 수십 권씩 책을 사가는 모습, 정치인 출판 기념회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죠.

    불법적인 정치 자금 모금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에 여야 모두 개선을 약속했는데, 아무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판기념회 구태가 똑같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동경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일 민주당 전혜숙 의원의 출판기념회.

    이인영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광진구 행복배달부가 누구죠?"
    (전혜숙!)

    다음 날 국회에선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렸고, 그 다음 날 수원에선 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한국당에서) 눈에 확 띄는 그런 여성 인재가 바로 누굴까요?"
    (정.미.경!)

    이런 책 한 권의 정가는 대략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정도.

    하지만 현실은 돈 내는 사람 마음입니다.

    대부분 결혼식 축의금처럼 5만 원, 10만 원을 내고, 많게는 수십만 원을 꺼내 봉투에 넣기도 합니다.

    아예 카드로 수백만 원을, 그 자리에서 결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드결제 담당자]
    (200만 원 하신 거예요?)
    "네."
    (결제 200만 원 내신 거예요?)
    "왜요?"

    한 사람이 여러 권을 사다 보니 행사장 곳곳에선 책을 다발로 든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책 구매자]
    (책 왜 이렇게 많이 사셨어요?)
    "뭘 많이 사요? 한 만 권 사려다가."
    (20권이면 적진 않은데 누구랑 나눠보시려고…)
    "조합원들."

    출판기념회엔 누가 오는지 방명록을 살펴봤습니다.

    피감기관인 환경산업기술원 사장, 지역 이익단체인 공인중개사 협회 지회장, 공천이 걸려 있는 지자체 의원이 등장합니다.

    정치인 출판기념회의 단골손님들입니다.

    [피감기관 관계자]
    "관변단체도 있고 여러 가지 단체들이 있는데, 그런 단체들은 (의원실에서) 기본적으로 아마 (안내장)발송을 할 거 같고…"

    이렇게 모은 뭉칫돈은 선관위 신고 대상도 아니어서, 불법 로비자금, 묻지마 정치자금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정치권도 개선을 약속하긴 했습니다.

    [황우여/새누리당 대표(2014년)]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김한길/민주당 대표(2014년)]
    "정치자금법에 준하여 선관위에 신고하고 관리감독을 받게 해서…"

    하지만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현행법상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출마예정자들이 아무런 규제 없이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어 내년 1월 15일까지 출판기념회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영상편집: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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