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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만 헛디뎌도 추락인데…아찔한 불법 '고공 작업'

살짝만 헛디뎌도 추락인데…아찔한 불법 '고공 작업'
입력 2019-11-15 20:08 | 수정 2019-11-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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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많은 짐을 한번에 싣고 나르기 위해서, 물류 창고 에서는 보통 지게차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일을 더 빨리 하겠다고 지게차에 사람이 직접 타고 올라가서, 짐을 싣고 나르는 아찔한 고공 작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심을 잃거나, 발을 살짝만 헛디뎌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임상재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한 화장품 물류창고.

    창고 천장까지 가득 쌓인 물건들을 지게차로 나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사람도 지게차에 실려 올라갔다 내려오길 반복합니다.

    원래 지게차 포크로 옮겨야할 짐을 더 빨리 옮기기 위해 사람이 직접 지게차를 타고 올라가 일을 하는 겁니다.

    선반 가장 위 쪽은 아파트 3층 높이.

    추락 사고 위험이 뻔한데도 안전고리 같은 보호 장치는커녕 안전모조차 쓰지 않은 채 일을 합니다.

    [물류창고 근로자 A씨]
    "많이 위험하죠. 아차 하는 순간 이게 발 하나 잘못 디디면 떨어질 수 있는… 한 분이 떨어져가지고 탈골됐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현행법상 지게차는 운전석에만 사람이 탈 수 있습니다.

    이곳처럼 지게차 포크에 사람이 타는 건 엄연히 불법으로 적발될 경우 사업주는 징역 5년 혹은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왜 이렇게 위험천만한, 불법적인 일을 시키는지 관리자에게 물었습니다.

    일단 부인합니다.

    [물류창고 관리자]
    "그거는 그렇게 (지게차 올라가서) 저희는 작업 잘 안 시켜요. 누가 했어요? 저 지금 계속 왔다갔다 하거든요. 그렇게 타는 건 없고…"

    증거 영상이 있다고 하자 이번엔 책임을 떠넘깁니다.

    [물류창고 관리자]
    "개인적으로 그런 경우도 있죠. 왜 그러냐면 빨리 해서 자기들이 빨리 퇴근하기 때문에…"

    하지만 근로자들은 회사가 매일 지게차에 올라가는 일을 시킨다고 말합니다.

    문제 제기를 하려해도 일자리를 잃게 될까 엄두도 못냅니다.

    [물류창고 근로자 B씨]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내일부터 업체에 얘기해서 '저 사람은 빼주세요' 이러면 출근을 못하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거죠, 어쩔수 없이."

    이런 작업은 다른 물류창고에서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천 모 물류센터 직원]
    "이런저런 데 많이 다녀봤을 때 평균적으로 그렇게 하죠. 천장이 있었는데 그냥 냅다 올리다가 사람이 머리를 부딪힌 적이 있죠."

    지난 3월 평택에서는 지게차에 올라가 일을 하다가 6명이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점검도, 적발도 사실상 없다시피 합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지게차만 특정해서 점검한 적이 없으니까요. 적발할 수는 없죠. 점검 가 있을 때는 누가 올라가겠습니까."
    (공지를 하고 나가시죠?)
    "그렇죠. 언제까지 감독 나간다. 공지는 하죠."

    당국의 무관심과 회사의 안전불감증 탓에 아찔한 지게차 고공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김희건·윤병순, 영상편집 : 배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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