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강나림
[당신뉴스] "이름 김정은? 송금 못해"…황당 '동명이인' 제재
[당신뉴스] "이름 김정은? 송금 못해"…황당 '동명이인' 제재
입력
2019-11-20 20:21
|
수정 2019-11-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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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시청자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이 뉴스 입니다' 시간입니다.
한 평범한 가장이 외국에 있는 자녀에게 돈을 보내려고 은행에 갔는데, 해외 송금이 막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 간 은행도 아니고 20년 동안이나 멀쩡히 거래를 해왔던 은행이었는데요.
이유를 물어보니까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누군가와 이름이 같아서 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강나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54살 이학철 씨는 지난주 캐나다에 있는 딸에게 250만 원을 보내려고 은행에 갔다가 송금이 어렵다는 뜻밖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20년이나 거래한 은행인데 무슨 일인가 했더니, 북한에도 이학철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대북제재로 금융거래가 제한된 인물이라 이름이 같은 이씨도 해외송금이 힘들다는 겁니다.
[이학철]
"대북제재 받고 있는 북한 사람하고 동명이라서 중간에 신원 조회 올 수도 있고 일주일이 걸릴지 한 달이 걸릴지 전혀 알 수 없다, 안 될 수도 있다고…"
결국 이 씨는 송금을 포기하고 아내가 대신 돈을 부쳤습니다.
[이학철]
"제 이름 이, 학, 철. 지금까지 제 이름 때문에 불편한 걸 느낀 적이 없었거든요. 동명이라도 내가 대한민국 국적이고 신분증 다 복사해서 자기네들이 서류를 작성했는데"
은행은 돈을 받는 해외 은행 쪽에서 대북 제재를 이유로 신원을 재차 확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송금에 실패하면 수수료에 환전에, 손해 봤다고 고객이 따지는 보상 문제까지 생긴다는 겁니다.
[은행 관계자]
"현재 현실이 그렇습니다. 그건 은행이 컨트롤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저희는 항의만 받고…"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넣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고,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지만 다시 금감원에 가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금융감독원 민원실]
"금융감독원에서 어떻게 처리해드릴 수가 없어요. 선생님이 불만이 있으시면 캐나다 대사관 쪽에 얘기를 하셔야될 것 같고요."
이 씨가 한국인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증명할 방법을 은행, 국가기관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셈입니다.
답답하고 기가 막힐 상황.
[이학철]
"강남 땅에서 보내는데 대한민국에서. 내가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증명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대북제재 끝날 동안 외국에다 송금할 수 없다는 거잖아요."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는 미국 재무부가 선정하는데, 제재 대상과 거래한 곳이라고 재무부가 공표하는 것만으로도 그 은행은 전 세계 금융망에서 배제돼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2016년에도 한국인 김정은 씨가 해외송금을 하려다 한 달 동안 돈이 묶이는 등 북한 사람과 동명이인이라 낭패를 겪는 사례는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송금 시 생년월일과 국적, 여권 번호 등 신원 정보를 추가로 기재해달라고 은행에 먼저 요청하면 이런 일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영상편집: 우성호)
시청자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이 뉴스 입니다' 시간입니다.
한 평범한 가장이 외국에 있는 자녀에게 돈을 보내려고 은행에 갔는데, 해외 송금이 막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 간 은행도 아니고 20년 동안이나 멀쩡히 거래를 해왔던 은행이었는데요.
이유를 물어보니까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누군가와 이름이 같아서 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강나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54살 이학철 씨는 지난주 캐나다에 있는 딸에게 250만 원을 보내려고 은행에 갔다가 송금이 어렵다는 뜻밖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20년이나 거래한 은행인데 무슨 일인가 했더니, 북한에도 이학철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대북제재로 금융거래가 제한된 인물이라 이름이 같은 이씨도 해외송금이 힘들다는 겁니다.
[이학철]
"대북제재 받고 있는 북한 사람하고 동명이라서 중간에 신원 조회 올 수도 있고 일주일이 걸릴지 한 달이 걸릴지 전혀 알 수 없다, 안 될 수도 있다고…"
결국 이 씨는 송금을 포기하고 아내가 대신 돈을 부쳤습니다.
[이학철]
"제 이름 이, 학, 철. 지금까지 제 이름 때문에 불편한 걸 느낀 적이 없었거든요. 동명이라도 내가 대한민국 국적이고 신분증 다 복사해서 자기네들이 서류를 작성했는데"
은행은 돈을 받는 해외 은행 쪽에서 대북 제재를 이유로 신원을 재차 확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송금에 실패하면 수수료에 환전에, 손해 봤다고 고객이 따지는 보상 문제까지 생긴다는 겁니다.
[은행 관계자]
"현재 현실이 그렇습니다. 그건 은행이 컨트롤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저희는 항의만 받고…"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넣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고,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지만 다시 금감원에 가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금융감독원 민원실]
"금융감독원에서 어떻게 처리해드릴 수가 없어요. 선생님이 불만이 있으시면 캐나다 대사관 쪽에 얘기를 하셔야될 것 같고요."
이 씨가 한국인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증명할 방법을 은행, 국가기관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셈입니다.
답답하고 기가 막힐 상황.
[이학철]
"강남 땅에서 보내는데 대한민국에서. 내가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증명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대북제재 끝날 동안 외국에다 송금할 수 없다는 거잖아요."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는 미국 재무부가 선정하는데, 제재 대상과 거래한 곳이라고 재무부가 공표하는 것만으로도 그 은행은 전 세계 금융망에서 배제돼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2016년에도 한국인 김정은 씨가 해외송금을 하려다 한 달 동안 돈이 묶이는 등 북한 사람과 동명이인이라 낭패를 겪는 사례는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송금 시 생년월일과 국적, 여권 번호 등 신원 정보를 추가로 기재해달라고 은행에 먼저 요청하면 이런 일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영상편집: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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