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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일자리 전쟁, 누가 더 힘든가요?

[로드맨] 일자리 전쟁, 누가 더 힘든가요?
입력 2019-11-23 20:24 | 수정 2019-11-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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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현/구직자]
    "중소기업은 일단 알 기회가 없으니까 무서운 거예요. 어떤지 모르니까."

    [한지민/대학생]
    "급여가 조금… 덜 받는 게 아닌가… 솔직히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시대, 하지만 올 상반기에 목표를 한 채용인원을 채운 회사는 10곳 중 3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곳은 뽑고 싶어도 뽑지 못했다는 건데요.

    취준생들은 갈 곳이 없다는데 왜 기업들은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걸까요?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이곳은 해외 취업 박람회장입니다.

    이곳에 모인 구직자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권영민/해외 취업 희망자]
    (어느 나라로 가십니까?)
    "베트남 쪽을 생각 중에 있습니다."
    (해외 취업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기대 같은 게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해외 취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도전 정신인 것 같습니다."
    (개척 정신. 길을 뚫고 가야 되네요. 여기도 길을 뚫으셨잖아요, 오늘.)
    "그 길도 잘 뚫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중소기업 3곳 중 2곳은 구인난에 시달리는데, 해외 취업자 수는 5년새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진이, 김규리/인도네시아어 전공]
    "일단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워라벨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걸 할 수가 없고 돈은 적고 복지도 없고 하는 일 많고 네 그래서 약간 우리나라가 특히 중소기업이랑 대기업이랑 그 간격이 심한 것 같아요."
    (근데 인도네시아 취업한다고 해서 돈을 더 많이 주는 것도 아니지 않아요?)
    "그치만 또 거기 사는 환경이 워낙 물가도 싸고 그렇게 비용 충당이 적게 되고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중소기업들 사정은 어떨까요?

    이곳은 젊은 직원들을 구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 번 직원들을 만나보겠습니다

    [김명진/공장 막내]
    (혹시 실례지만 올해 나이를 여쭤 봐도 될까요?)
    "둘입니다 쉰 둘 입니다."
    (쉰 두 살이세요?)
    "네."
    (그런데 막내세요?)
    "네."
    (평균 연령이 대략 어느 정도 되나요 그럼?)
    "55세입니다 55세."
    (평균이?)
    "1차 산업이 3D 업종이다 보니까. 기피하는 현상이 많습니다."
    (나 후배가 오면 이렇게 해주고 싶다.)
    "대포 한 막걸리, 소주…"

    중소기업 구인난, 얼마나 심각할까요?

    올해 중소기업 현장에서 부족한 인력은 27만 명에 달합니다.

    대기업은 전체 기업에 0.1%에 불과하고 절대 다수인 99.9%가 중소기업인데, 청년들이 기피하다보니 만성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겁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구직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의 첫 번째 조건이 근로 장소와 근로 시간이라는 건데요.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 같은 급여 수준은 2위로 밀렸고 조직문화가 3위에 올랐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어디서 어떻게 일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건데요.

    이렇게 높아진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업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현장인데요.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채용 공고들이 붙어 있는데요. 사내 정원을 만들었다 안마 의자가 있다 이런 것들도 보이고 주 40시간은 기본이고요. 맥주를 주는 곳도 있고 여기는 지금 해외 워크샵을 보내준다고 쓰여 있는데요. 한 번 이게 맞는지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박소율/스타트업 업체 이사]
    (저기 보니까 해외 워크샵 제공 되어 있던데요. 사실입니까?)
    "입사 1년 뒤라는 제한이 있지만 그 뒤에는 해외 워크샵 출장 참여 아니면 현지에서 좀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드리고자 지금 계획이 되어 있습니다."
    (비행기표 본인이 사야 되는 거 아니죠?)
    "아닙니다. 회사에서 다 제공하고 있습니다."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기업들, 트렌드에 민감한 스타트업들만의 이야기일까요?

    이곳은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곳인데요.

    뭐가 다른지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이혜진/경력직 신입사원]
    (좀 여기만의 다른 점? 혹은 여기만의 이런 거 좀 특이하다 혹은 괜찮다 이런 거 있을까요?)
    "영어 교육이나 따로 외국어 교육도 잘 돼 있어서.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거나 할 때. 도움이 더 많이 되고."

    국내 식당 무료 이용.

    희망 직원에게는 숙소도 제공.

    입사 경쟁률이 70대1 넘어.

    [김준환/중소기업 사원]
    (솔직하게. 뭐 내가 느끼기에 이런 건 괜찮은 것 같다는 것은?)
    "뭐 이렇게 휴게 시간이나 이럴 때 당구도 치고 탁구도 치면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같은 것도 많이 풀고 있습니다."
    (지금 사람을 못 구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저희처럼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아요.'라고 얘기해주신다면 어떤 얘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일하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고 즐거운 분위기로 만들면 사람들이 알아서 오지 않을까요?"

    이 곳 뿐 아니라 인천의 한 제조업체는 특색 있는 구인광고로 2명 모집에 1500여 명이 몰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복지도, 유연한 기업문화도 결국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데, 오히려, 중소기업들의 살림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의현/한국금속협동조합 이사장]
    "많은 사람들이 중소기업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복지 혜택이라는 게 기업하고 너무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그것이 결국 중소기업의 현실이에요. 우리가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고 하면 그 돈 어디다가 쓰겠어요. 직원들하고 같이 공유하는 거고 같이 사는 거지."

    곳간에서 인심도 난다는데, 중소기업 곳간은 점점 비고 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중소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대기업보다 1%p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크게 역전이 됐습니다.

    대기업이 2배 가까이 높죠.

    그렇다 보니, 상위 0.1% 대기업이 전체 기업이익의 절반 넘게 독식합니다.

    나머지 99.9%가 남은 몫을 놓고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거죠.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4천만 원, 중소기업은 2천7백만 원에 그치고 있는 이윱니다.

    이 때문에,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에 나누자는 협력이익공유제가 국정과제로도 제시됐지만, 재계의 반발 속에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결국 산업 구조를 뜯어고치는 고민 없이는 청년과 중소기업, 서로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그릴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들이 눈만 높아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눈이 왜 높아진 건지는 생각해 보셨나요?

    모두가 눈이 높아졌다면 그건 눈만 높은 게 아니라 시대가 바뀐 걸 겁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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