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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화에 '폐관' 위기…"'강제 징용' 역사 남겨야"

우경화에 '폐관' 위기…"'강제 징용' 역사 남겨야"
입력 2019-11-24 20:31 | 수정 2019-11-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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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제 강제징용의 역사를 증언하는, 일본 내에 유일한 기념관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국인 가족이 대를 이어서, 30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일본의 우경화 바람 때문에 입장객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폐관만은 막아보자는 후원의 손길 덕에, 한국을 찾은 이용식 관장을 임상재 기자가 직접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일본 교토 시내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단바 망간 광산.

    일제가 무기 재료인 망간 채굴을 위해 3천명의 조선인을 강제징용했던 곳입니다.

    16살때부터 이곳에서 노역했던 故 이정호씨가 지난 1989년 사재를 털어 기념관을 만들었습니다.

    [이용식 관장/故이정호 씨 아들]
    "실제로 일본에는 약 5천 개 정도의 박물관, 기념관 등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강제연행, 일본군 위안부 등과 관련된 곳은 (이 기념관 외엔) 없습니다."

    진폐증을 앓던 이정호 씨가 설립 6년만에 숨지자, 아들 이용식 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기념관을 맡았습니다.

    개관 초기엔 일본인들의 방문도 꽤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 우경화가 극심해지면서, 찾는 이들이 점점 줄었습니다.

    [이용식 관장/故이정호 씨 아들]
    "'강제연행은 거짓말이다. 그런데 기념관을 왜 일본땅에 만드냐'라는 협박전화나 메일을 (매일 같이) 받았고요. 한일 사이가 조금씩 안 좋아지면서 학교 수학여행이나 노조 차원의 방문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한 차례 폐관했다가 시민단체의 후원으로 겨우 다시 문을 열만큼 운영이 어려웠지만,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이용식 관장/故이정호 씨 아들]
    "일본인은 전쟁 중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공부를 안합니다. 학교나 언론에서도 말을 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년 5천만 원씩 쌓이는 적자를 더이상 홀로 감당하긴 어려운 상황.

    운영비의 40%를 자신의 연금으로 댔던 어머니마저 두달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국내 노동계가 폐관만은 막자며 후원회를 열게된 배경입니다.

    [김주영/한국노총 위원장]
    "명맥이 끊어져가는 단바 망간광산의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한맺힌 사연들을 기념하고 역사를 다시 잊지 말자…"

    이 관장은, 기념관을 계속 유지하려는 건 일본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이 사과와 책임을 다하는 이웃으로 거듭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용식 관장/故이정호 씨 아들]
    "일본의 가해 역사를 남기는 건 일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아시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고 성실한 자세로 임한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남준수VJ, 김재현VJ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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