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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은 '죽음의 컨베이어벨트'…"달라진 게 없다"

멈추지 않은 '죽음의 컨베이어벨트'…"달라진 게 없다"
입력 2019-12-04 20:08 | 수정 2019-12-0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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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8월 故김용균 사망사고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하고 작업 현장을 안전하게 개선하는 등 22가지를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단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증언과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발전사도 정부도 말만 하고 왜 움직이진 않는 건지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년 전 고 김용균씨가 휴대전화 불빛 하나에 의존해 일했던 태안화력발전소 작업장.

    최근 다시 찍은 영상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치 앞도 안보이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손전등 불빛으로 볼 수 있는 건 바로 눈 앞 뿐.

    시야를 벗어난 어두운 작업장 곳곳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신대원/발전소 현장 노동자]
    "용균이가 왜 어두컴컴한 밤에 손전등 랜턴 하나 의존하고 다녔는지… 조명이 없었으니까요. 그 주변은 철골, 시멘트 바닥입니다. 가볍게 스쳐도 찰과상을 입습니다."

    발암물질인 석탄가루들이 쉴새 없이 날려 공장 안을 가득 메웠던 모습도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습니다.

    발암물질 날리는 작업환경을 즉시 개선하라는 특조위 권고는 여전히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특급마스크도 여전히 안주는 작업장들이 많습니다.

    [남상무/발전소 현장 노동자]
    "특급마스크를 써야 된다고 하니까 지급해달라고 했습니다. (답변은) 이미 안전관리비로 (기존 마스크를) 다 지급했기 때문에 이걸 특별히 따로 사서 지급을 하면 이중 지급이 되기 때문에 우린 감사에 지적당한다…"

    안전사고가 나면 기계를 곧장 멈출 수 있도록 비상제어장치나 안전장치를 개선하라는 권고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하청 노동자들은 여전히 무섭게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바로 옆에서 낙탄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신대원/발전소 현장 노동자]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그렇게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우리가 정지하고 우리가 권한 가지고 하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정지) 권한이 없습니다, 설비에."

    이런데도 발전소측은 특조위 권고를 이미 다 지켰다고 주장합니다.

    [A발전사 관계자]
    "저희 회사는 아닌 거 같고요."
    (안전 펜스 설치가 안돼 있거나 조명이 없는 경우는?)
    "저희 쪽은 그런 사항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정부는 권고한 이행을 약속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지난 8월)]
    "발전소 안전보건 실태와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시정하는 등 특조위 권고를 정책에 최대한 반영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이행 여부는 점검할 계획이고, 대책은 여전히 마련 중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권고안에 대해서 정부 종합대책을 마련해서 곧 발표 예정이고요. 점검은 주기적으로 해야될 거 같습니다."

    설비 운전과 정비 등 위험 업무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인 발전사가 직접 고용하고, 노무비를 하청업체가 떼 먹지 말게 입찰제도를 개선하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담은 권고안들 역시 언제 지켜질 지 기약이 없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고헌주 / 영상편집 :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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