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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들으러 '왕복 2시간'…힘들면 '인강' 개설한다?

수업 들으러 '왕복 2시간'…힘들면 '인강' 개설한다?
입력 2019-12-09 20:15 | 수정 2019-12-0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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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고교 학점제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당연히 늘어난 과목만큼 교실도, 교사도 함께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특히 지방 시골 학교에서는 그 많은 수업을 맡아줄 교사 확보가 비상입니다.

    교육부는 화상 수업으로 학교별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인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어서 정동훈 기잡니다.

    ◀ 리포트 ▶

    고교학점제를 시범운영중인 광주광역시의 한 고등학교.

    학년당 교실이 11개지만, 학점제 시범운영으로 선택과목만 70여개로 늘어나면서 수업할 공간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광주 서강고 교사]
    "원래 교실이 한 칸이었는데 반으로 쪼개가지고…"

    공간 쪼개기로 겨우 교실 3개를 늘렸지만, 내년에 전학년으로 학점제가 확대되면 교실 4개를 더 만들어야 합니다.

    [설이태/광주 서강고 교사]
    "교실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는, 거의 공간을 짜내는 수준입니다."

    늘어난 선택과목을 누가 가르칠지도 문젭니다.

    전교생이 35명인 강원도 영월의 이 고등학교는 현재 교사 수가 11명에 불과합니다.

    학생들로부터 선택과목 신청을 받아본 결과, 교사 한 명이 두 세과목씩 맡는다 해도, 최소 5명의 교사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창호/강원 마차고 교사]
    "학생들이 적다고 해서 학생들 진로가 한 가지로 정해진 건 아니고 적은 만큼, 또 그 만큼 다양할 수가 있거든요."

    원칙대로라면 다른 학교에 가서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이 지역은 제일 가까운 학교도 수십 km나 떨어져 있습니다.

    [하창호/강원 마차고 교사]
    "(협력수업 학교까지) 왕복 2시간 가까이 소요가 되는데, 학부모님들도 걱정을 많이 하세요. 학생들의 피로도라든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육부는 '온라인 화상 수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교 34곳에 학교당 5억원씩 들여 스튜디오도 만들었습니다

    [이상수/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
    "학교가 개설하기 어렵거나 아이들이 적거나 이런 과목이라고 한다면, 향후에 일정 정도 과목은 (활용)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방과후나 공휴일에 해야하고, 시험은 또 교사가 있는 학교를 찾아가서 봐야합니다.

    이런 수업에 손들고 나설 교사가 과연 얼마나 있을지, 현장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00교육청 관계자]
    "면대면으로 (수업)하는 게 쉽지, 화면으로 하는 건 부담스럽다 아닙니까. 자기 수업 다 하고 별도로 토요일, 공휴일에 별도로 시간을 내서 한다는 게 진짜 (쉽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교사 수급이 어려울 경우 방과후수업처럼 외부 강사를 활용할 방침인데, 지방은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학점제 연구학교 교사]
    "러시아학과 가고싶다. 그런 걸 개설하길 원하잖아요. 강사 확보가 안되죠. 어렵죠. 촌에서 어떻게 강사 확보가 됩니까?"

    학생 스스로 선택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게 하자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취지입니다.

    하지만 지역별, 학교별 격차를 좁히지 않은채 다양한 선택만을 내세운 고교학점제는 또다른 고교서열화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한재훈 / 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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