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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남형석

[로드맨] 무너지는 지방 대학

[로드맨] 무너지는 지방 대학
입력 2019-12-14 20:25 | 수정 2019-12-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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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서울이 아닌 지역 대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방 대학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데요.

    근본적인 문제는 뭔지 해결책은 있는건지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지방 대학은)사회에서 편견도 많고, '지잡대'라던지 그런."

    "시내에도 젊은이들이 없어요."

    이곳은 최근에 자진 폐교를 신청해서 논란이 된 부산의 한 대학입니다.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여기 이렇게 각종 대학 편입학 광고도 붙어 있고요.

    이쪽 복도는 불도 다 꺼져 있습니다.

    여기는 총학생회 방인 거 같은데.

    [황철규/동부산대 자동차학과]
    "저희가 전역하면 학교 없어진다고… 1학년 분들이 조금 곤란할 거 같습니다."

    [김민정/동부산대 보건의료행정학과]
    "기사는 그렇게 났고. '어떻게 될 거예요' 라는 말이 아예 없어서."
    (학생도 주인인데 따지고 보면.)
    "들은 바가 없어요."

    교육부가 폐교를 받아들이지 않자, 학교 측은 빚을 갚고 인수해 줄 사람을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김 모 교직원/동부산대]
    "비리 대학이 되는 순간부터는 (학생들)학자금이나 장학금 제도가 없어져 버립니다. 정교수들 이런 분들은 나머지 월급은 전혀 안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해 폐교한 한 대학에 와봤습니다.

    건물들만 남아있는 것 같은데요.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이렇게 학교가 문 닫으면 교직원과 학생들은 어디로 갈까요?

    [이재웅 교수/전 대구미래대 교수]
    "일방적으로 재단에서 (대구대와) 통합 추진을 하던 걸 포기하고 자진 폐교를 하게 되었죠. 이거는 뭐 일종의 사기 아닌가."

    강제로 교직을 떠난 뒤 작은 사업체를 운영 중인 이 교수는 폐교된 다른 학교의 교수들과 협동조합 창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재웅/전 대구미래대 교수]
    "(폐교 이후)사후대책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법적으로든 정부 정책으로든 준비된 것이 지금 현재는 전무하다."

    학생들은 특별 편입제도로 다른 학교에 배치됐지만 엉뚱한 전공을 배정받거나 적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김동현(가명)/전 대구미래대 웹툰학과]
    "교육청에서 유사학과로 지정한 곳들 중에서 애니메이션 학과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거기를 (편입으로)보냈어요. 근데 애니메이션은 컴퓨터 그래픽을 많이 사용해서 (웹툰학과와)관련 없는 데인데, 단지 교육청에서 보기에는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도 거기 가서 저희들은 모르는 걸 배웠던 거죠."

    폐교되는 지방대학, 얼마나 많을까요?

    지난해 4곳을 포함해 2012년 이후 13개 대학이 폐교됐는데요.

    재단의 비리나 재정 악화가 주요 원인입니다.

    그런데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지난 10월, 정부에서 부실 사립대들의 자발적인 폐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했는데요.

    폐교 절차를 지원하는 기준으로 재학생 충원율 60% 이하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몇 년 내로 87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부실 대학은 퇴출해야겠지만, 문제는 이런 대학들이 전부 지방에 몰려 있다는 겁니다.

    폐교가 과연 대학만의 문제일까요?

    이곳은 2017년에 폐교된 서남대학교 캠퍼스인데요.

    음식 팔던 곳인데 여기도 닫혀 있고, 당구장도 닫혀 있고, 다 문을 닫았습니다.

    [김용태/인근 상인]
    "어차피 똑같은 말일 거고, 죽는 소리 해봤자 바뀌는 건 없을텐데… 한 번 여기서 생활 터전을 잡았는데 이사한다는 게 쉽질 않아요. 이 학교가 다시 무엇이 들어오든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어요."

    [김종천/인근 주민]
    "(예전에는 서남대가)남원을 경제를 돌아가게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지금은)학생이 없으니까 원룸이고 뭐고 방이 다 비어 있거든요."

    "지금 건물을 통째로 개집으로 쓰고 있잖아."
    (네 개집이요?)

    학교 하나가 사라지자, 동네까지 폐허가 된 겁니다.

    위기의 지방대학, 살아남을 방법은 없을까요?

    이곳은 부산의 한 자재 창고인데요.

    이곳에서 대학 수업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지금 위에서 소리가 들리고 있는데요.

    "저희 공간 기획은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꾸미는 공간…"

    [김철우/도시재생 스타트업 대표]
    "(학생들의)독특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다음 정책을 세우거나 비즈니스를 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대학은 인근에 있는 문화시설 홍보와 수업을 연계하기도 하는 등, '지역과 함께 살아남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신동식/동명대 산학위원회 단장]
    "지금 대학 사정이 전국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하는데 지역사회의 문제를 앎으로써 학생들이 진로나 취업에 상당한 역할을(할 수 있다.)"

    인근 대학끼리 강의를 공유하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곳은 부산 동서대의 한 강의실입니다.

    들어가 보겠습니다.

    [황병익/교수]
    "경성대학교 인문문학부에 근무하고 있는 황병익 교수입니다."
    (여기는 동서대학교인데요?)
    "교류강좌로 오고 있습니다. 장점들을 따서 서로 활용하고자 하면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생길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동운/동서대 학생]
    "강의 같은 것도 양도 좀 많아질 수 있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거죠."
    (혹시 경성대에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거나?)
    "아니죠. 그런 거는."
    (사심이 있는 건 절대로 아니고?)
    "네. 순수하게."

    지방 대학들은 보신 것처럼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이래봤자 소용없다'는 회의론도 많습니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학생들은 어차피 줄고, 당연히 지역부터 청년들이 사라진다는 거죠.

    무엇보다 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질 좋은 일자리'의 82%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로드맨이 다녀온 부산만 해도 지난 한 해 부산을 떠난 20-30대 청년 인구만 7만 4천 명, 셋 중 하나는 직장 때문에 떠난다고 답했는데요.

    다른 설문에선, 부산 청년 80% 이상이 부산에서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한 마디로 지역 일꾼이 되고는 싶은데, 일할 데가 없다는 거겠죠.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의 사정이 이러니, 다른 지역들은 어떨까요?

    지방에 있는 대학들의 자구 노력도 중요하지만 , 지역에서 인재들이 갈 곳이 없다면, 지방대가 존립할 이유도 사라질 것입니다.

    지방대학들의 위기는 지방의 위기입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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