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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꽃답게'…시대에 뒤떨어진 '교훈'

'순결''꽃답게'…시대에 뒤떨어진 '교훈'
입력 2019-12-15 20:25 | 수정 2019-12-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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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순결해라", "정숙해라", "아름다워라" 과거에 여성들에게 많이 강요되던 가치관이죠.

    어딘가 유약하고 수동적인, 전통적인 여성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다보니까 요즘엔 잘 안 쓰는데요.

    아직도 이런 말들을 교훈으로 삼고 있는 학교가 많다고 합니다.

    조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북 군산의 한 여고.

    학교 입구에 '현모양처의 요람'이라는 글귀와 함께, 여성의 절개와 부드러운 용모, 여성으로서 해야할 가사노동을 뜻하는 '여유사행'이 건학정신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재학생]
    "여성의 면모를 강조하는 그런 것들이 학생들에게 좀 성차별적으로 느껴졌다."

    정의당 청소년당원모임 등이 서울시내 326개 전체 고등학교의 교훈을 조사한 결과, '아름답다', '수려', '꽃답게' 등 주로 여성의 외모를 강조하는 의미로 쓰이는 형용사를 교훈으로 채택하고 있는 학교가 14곳이었는데, 모두 여자 고등학교였습니다.

    특히 '순결'과 같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듯한 단어가 교훈인 학교도 3곳 있었습니다.

    [학교 관계자]
    "순결이라는 건 남자도 필요해요. 마음도 순결해야되고 순결이 꼭 '정조' 이런 개념이 아니에요, 우리 학교는. 이것(교훈)도 전통이기 때문에…"

    반면, 남자 고등학교의 경우 '성실', '지성' 같이 중립적인 가치를 강조하거나, '도전', '창조' 같은 진취적인 단어를 교훈으로 채택한 곳이 많았습니다.

    [이상혁/정의당 서울시당]
    "남성에게는 남성다움을, 여성에게는 여성다움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청소년들에게 가부장제와 수동적인 여성상을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충남의 한 여고 역시 같은 재단 소속의 남고와 비교해, 시대에 뒤떨어진 교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인천시 관내 30여개 학교들은 교훈과 교가에서 고정된 성별 특성을 강조할 우려가 있는 정숙, 순결, 건아, 청순 등의 단어를 배려, 숭고, 우리, 슬기 등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정의당은 서울시교육청에 전체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성차별적인 교훈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진성민(전주)·김동세, 영상편집 :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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