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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학교 지어준다 하더니…수천억 시민 재산 '꿀꺽'

[바로간다] 학교 지어준다 하더니…수천억 시민 재산 '꿀꺽'
입력 2019-12-19 20:03 | 수정 2019-12-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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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최근 MBC에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한 건설사가 경기도 일산에 1조5천억원대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면서 고양시에 학교와 업무용 건물을 기부채납하기로 했는데요.

    3년 넘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기부채납을 이행하라는 대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있는 건데요.

    일산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경기도 일산의 와이시티입니다.

    요진건설이 3년 전 완공한 초고층 아파트로, 높이가 59층에 달합니다.

    규모는 6개동 2천4백 세대, 오피스텔과 쇼핑몰도 함께 지어졌습니다.

    요진건설은 당초 공장부지였던 이 땅을 상업용지로 바꿔달라고 고양시에 요청하면서 그럴듯한 제안을 내놨습니다.

    사업부지의 무려 절반을 학교와 업무용 빌딩, 공원 등으로 기부 채납하겠다는 겁니다.

    또, 초과 수익이 나면 일부를 나누자고 했습니다.

    [고양시청 직원]
    "(요진에서) 주민 제안이 들어왔던 겁니다. 우리한테 (기부채납) 주기로 했으니 주택사업 승인이 나가고…"

    고양시의 허가에 따라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2016년 여름 공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요진측은 기부채납하기로한 업무용 빌딩과 학교 공사를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요진건설 간부(통화녹음/지난해 2월)]
    "우리가 노력해 가지고 번 돈이 없는데 이 개XX들은 (기부채납을) 다 받아가려고 그래. XX 그 땅이 고양시 땅이었어? 개XX들 말이야. 아니잖아."

    기부채납을 못받은 고양시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입주할 때가 되자 마지못해 건물 사용을 승인해줬습니다.

    이렇게 분양과 입주를 무사히 끝내자마자 요진건설은 갑자기 태도를 바꿨습니다.

    사업 수익이 너무 적어 기부채납을 못하겠다며 법원에 소송을 낸 겁니다.

    [오유진/요진건설산업 팀장]
    "공사 비용이라든지 분양관련 비용 등을 다 제했을 때 경상이익이 한 1천782억 원 정도 예상이 되는데요. 결국에 수익률이 한 1.74%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어 있던 학교 부지는 2014년, 학교법인인 '휘경학원'으로 이미 넘겨버렸습니다.

    그런데, 휘경학원의 이사장은 요진건설의 회장인 최준명 씨.

    기부 채납이라면서, 회장 소유의 학원에 학교 부지를 고스란히 넘긴 겁니다.

    [휘경학원 관계자(통화녹음 지난해 5월)]
    ("학교부지 반환에 관한 거는 휘경에서 절차를 밟고 있나요?")
    "그런 거 안 하고 있어요. 우리가 왜 해요? 학교 지으려고 그러는데."

    하지만, 대법원까지 간 소송에서 요진건설은 모두 패소했습니다.

    재판부는 '사업 수익이 적다'는 "요진측의 회계 자료를 믿을 수 없다"면서 "와이시티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막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요진건설은 기부 채납 규모를 깎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약속했던 업무용 건물도 절반인 6백억원대 수준으로 낮춰 지어주겠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요진건설 간부(통화녹음 지난해 2월)]
    "판사가 결론낸 것도 개X 같아서 듣기 싫은데 내가 왜 그거를 얘기를 하냐고?"
    ("그러니까 (법원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요진측은 또 학교 부지를 고양시에 돌려주기 위 해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유진/요진건설산업 팀장]
    "학교 부지를 저희가 갖고 있다고 저희가 수익 사업이라든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에 사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는 빠르게 진행을 하려고 검토중에 있습니다."

    고양시의 시민단체는 지금까지 요진이 미루고 있는 기부 채납 규모가 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고양시청은 기부채납을 언젠가는 받아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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