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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뉴스] 40년 피눈물로 모은 돈…"나 몰래 고위험 투자라뇨"

[당신뉴스] 40년 피눈물로 모은 돈…"나 몰래 고위험 투자라뇨"
입력 2019-12-19 20:21 | 수정 2019-12-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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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시청자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이 뉴스입니다' 시간입니다.

    사모 펀드 운용사인 '라임'이 환매를 중단하면서 발생한 '라임 사태', 현재 피해 금액만 1조 4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그런데, 이 펀드를 판매한 은행 직원들이 가입 서류를 멋대로 작성하고, 고령의 노인들에게 '고위험' 상품이라는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얼마전 문제가 됐던 DLF사태와 비슷한데요.

    신수아 기자가 피해자들을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73살 정 모 씨는 우리은행을 통해 라임 펀드에 거금 1억 원을 넣었습니다.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아내와 함께 평생 모아온 돈이었습니다.

    [정 씨 아내(67살)]
    "제가 한 40년 동안요. 하루도 결혼해가지고 쉰 적이 없어요. 파출부 몇 년하고 1982년에 야쿠르트 들어가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그 돈이에요."

    그런데 지난 10월 정 씨는 은행으로부터 펀드에 투자한 1억 원 중 6천만 원을 돌려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투자금의 60%를 '라임 펀드'에 넣었다가 문제가 생긴 겁니다.

    정 씨는 뒤늦게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고위험 사모펀드'란 걸 알게 됐습니다.

    '안전한 펀드'라는 은행 직원의 말만 믿었다고 합니다.

    [정 씨(73살)]
    "예금을 하려고 했는데 은행 차장이 '국내 펀드 안전한 것이 있다'고 그래서… 한 번 가입해보라고…"

    심지어 은행 직원들이 펀드 가입 서류를 조작한 사례도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45살 김 모 씨가 우리은행에서 '라임 펀드'에 가입하며 작성한 서류입니다.

    펀드에 처음 가입하는 김 씨가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 수준이 높고, '상품 차이도 구별이 가능하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서류를 실제로 작성한 건 김 씨가 아닌 은행 직원이었습니다.

    은행 직원은 자신이 서류를 조작해 고위험 상품에 멋대로 등록시켰다고 털어 놨습니다.

    [김 씨]
    "이 체크를 내가 한 게 아니고 사인만 (나한테) 싹 받아다가 내가 가고 나서 이 체크부분은 PB(은행 직원)가 한 거예요."

    서울의 또 다른 지점에서 '라임 펀드'에 가입한 한 고객도, 은행 직원이 펀드 가입 서류를 임의로 조작하는 바람에 손실을 떠안게 됐습니다.

    [우리은행 직원 - 펀드 가입 고객 통화]
    "투자 거기 밑에는 무조건 안정형으로 표시를 해야 하는데… (높은 등급으로) 잘못 표기가 돼서…"
    <잘못 표기가 됐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잘못했다고요. 그거는."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가입 고객은 3천 6백명, 피해 금액은 1조 4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 상품의 절반은 은행에서 판매됐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
    "손실이 확정 안 됐고… (은행 직원이) 임의로 작성했다고 그게 확인이 안 된 사항이잖아요, 아직까진."

    피해자들은 은행 등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 씨]
    "한 사람 인생이 담긴 돈이에요. 근데 그거를 그렇게 얘기를 하면 안 되죠. 그렇게 팔아놓고 자기네 책임 없다, 무조건 자기네 책임 없다고 그렇게 하면 안 되죠."

    MBC 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김우람VJ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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