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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 눈에 쏙] 한돈 울리는 수입산…이베리코 10%는 '가짜'

[경제 한 눈에 쏙] 한돈 울리는 수입산…이베리코 10%는 '가짜'
입력 2019-01-29 06:52 | 수정 2019-01-2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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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제 소식 쉽고 재미있게 전해드리는 <경제 한 눈에 쏙> 시간입니다.

    경제팀 이지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 기자 ▶

    올해는 60년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라고 하잖아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인데 정작 지금 우리 한돈 농가들은 힘들어서 울상이라고 합니다.

    ◀ 앵커 ▶

    그래요? 축산 농가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전염병 아니면 가격 급락 둘 중 하나잖아요.

    ◀ 기자 ▶

    맞습니다. 최근 국산 돼지고기 값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농가들 근심이 크다고 해요.

    그래서 실제 얼마나 떨어졌나 살펴봤더니, 이달 들어 최근 5년 사이 최저 가격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산 냉장 삼겹살 100그램 당 평균 가격을 보면 1,900원대와 2천원대 사이를 오가고 있죠.

    그런데 올해 들어 이번 달 평균가격은 1,723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래프가 쭉 내려오는 게 눈으로 보이죠.

    평년 가격과 대비해도 13% 정도 하락한 가격입니다.

    이렇게 값이 좀 떨어지더라도 축산농가에 이익이 나기만 하면 괜찮을텐데, 문제는 돼지를 출하하면 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115kg 돼지 한 마리를 기준으로 이번 달 마리당 출하가격은 약 27만 9천원인데요.

    그렇다면 마리당 생산원가가 이보다 낮아야 이익이 나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난해 마리당 평균 생산비는 한돈협회 추정 약 36만 7천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돼지를 출하하면 할수록 마리당 8만 8천원 씩 손해를 보는 겁니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생산비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평균 생산비 34만 3천원으로 여전히 마리당 6만 4천원 씩 손해를 보는 구조인 거죠.

    ◀ 앵커 ▶

    생산비 이하로 출하를 계속하게 되면 피해가 적지 않을텐데…이렇게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한돈 업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난해 급격하게 늘어난 돼지고기 수입량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입산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거죠.

    실제로 작년 돼지고기 수입량은 약 46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어요.

    국내 생산량이 2013년 85만 톤에서 지난해 92만 톤으로 8% 증가하는 동안 수입량은 18만 톤에서 46만 톤으로 무려 156% 급증했거든요.

    그러면서 수입산 돼지고기의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18%에서 30%까지 치솟았고요.

    여기에 원산지 둔갑 판매도 여전히 골칫거리인데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단속한 원산지 표시 위반 건수를 보면, 3천 5백여건 중에 돼지고기 위반건수가 919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수입 돼지고기가 국내산 시장가격을 여전히 교란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 앵커 ▶

    그런데 예전에는 수입산 돼지고기 하면 값은 싸지만 품질은 낮은 이미지였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 기자 ▶

    맞습니다. 수입산이 한돈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고급화 전략입니다.

    그 대표주자 중에 하나가 바로 스페인 이베리코 흑돼지인데요.

    저가 전략과 프리미엄 전략을 동시에 쓰기 시작하면서 한돈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거죠.

    ◀ 앵커 ▶

    요즘 이베리코 파는 음식점이 정말 많아졌더라고요.

    값이 좀 비싸도 인기도 많고요.

    ◀ 기자 ▶

    그런데 이제는 이베리코 흑돼지도 100% 믿기 어렵게 됐습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최근 서울시내 음식점과 인터넷 쇼핑몰, 정육점에서 파는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 50종류를 구입해서 유전자 검사를 해봤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50개 중에 5개가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돼지로 드러난 건데요.

    이 중에 3개는 유명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된 제품이었고, 1개는 음식점, 1개는 정육점에서 속여 팔았습니다.

    이베리코 인기에 비해 식품당국의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틈을 탄 건데요.

    소시모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어제 주무부처인 식약처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가짜 이베리코 제품은 지금은 판매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렇다 해도 이게 불과 50종류 조사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불신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진 않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베리코라고 해서 다 똑같은 이베리코인 것도 아니라고요?

    ◀ 기자 ▶

    네, 이것도 아마 소비자들은 잘 모르실 거예요.

    이베리코 흑돼지는 도토리만 먹이면서 방목해 키운 돼지로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이것도 대부분 허위과장광고입니다.

    이베리코는 3개 등급으로 나뉘는데요.

    그 중 최고 등급인 '베요타'만 해도 60일만 방목해 도토리를 먹이면 등급을 받을 수 있고요.

    두번째 등급인 '세보데캄포'는 방목 시간도 짧고, 배합사료도 함께 먹이고요.

    세번째인 '세보'는 일반 사육돼지처럼 방목도 전혀 없고, 100% 사료만 먹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이베리코 흑돼지는 수입 단계에서 이 3가지 등급을 전혀 구분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음식점에서 베요타 등급이라고 내걸어도 사실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거죠.

    ◀ 앵커 ▶

    수입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리 체계가 하루빨리 잡혀야 할 텐데요.

    ◀ 기자 ▶

    우리 한돈 역시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수입사네 맞서 프리미엄 품종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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