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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저건' 안 통했다…"두꺼운 외투에 막혀서.."

'테이저건' 안 통했다…"두꺼운 외투에 막혀서.."
입력 2019-03-27 06:44 | 수정 2019-03-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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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경찰이 흉기를 든 남성을 제압하면서 전기 충격을 가하는 '테이저 건'을 쏴서 정확히 맞혔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는데요,

    너무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서 전기가 통하지 않은 겁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앞에서 경찰이 흉기를 든 남성과 대치하던 순간, 출동한 경찰은 먼저 장봉과 3단봉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러다 전자충격기, '테이저 건' 한발을 쐈습니다.

    허벅지와 배에 명중했지만, 이 남성이 두꺼운 겉옷을 입은 탓에 전기 충격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어 공포탄과 실탄 3발을 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경찰은 두번째 테이저 건을 발사합니다.

    이번에도 상반신을 제대로 맞혔지만, 역시 전기는 제대로 통하지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
    "테이저 건을 쏜 것 같기는 한데. 쏜 건지 아닌지. '다다다닥' 소리가 되게 여러 번 났어요."

    우리 경찰이 보유한 테이저 건은 X26 모델로, 서울에선 1천6백여대가 보급돼있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전기침이 발사돼 맞은 사람은 순간적으로 최대 5만 볼트 전기가 흐르면서 몸이 굳은 채 쓰러지게 돼 있습니다.

    마침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지난주 '테이저 건' 사격 훈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어제 사건 현장에서 테이저 건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제압 과정에서 주로 상대의 상반신을 노렸을 뿐 비교적 옷이 얇았던 하체를 집중적으로 조준하진 않았습니다.

    자칫 상대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힐까봐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
    "하반신을 조준해서 쏴도 되거든요. 안전수칙상엔 하반신 쏘지 말란 얘긴 없는데 성기 부분도 있고 한 번도 그렇게 하반신을 조준해서 연습을 안 해보고 하다 보니…"

    일선에선 치명상을 입히기 쉬운 총기 사용을 자제하는 대신 '테이저 건'을 주로 활용해왔습니다.

    서울에서만 최근 3년 동안 한해 평균 50여 차례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경남에서 테이저 건에 맞아 사망한 사람이 나오면서 이 역시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결국 테이저 건의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치고, 실제 적극적인 조준도 부담스럽다는 현실에 부닥친 겁니다.

    전문가들은 위험한 상황에 쓸 수 있는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제압 도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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