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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3년…실종된 엄마는 어디 있었나?

잃어버린 23년…실종된 엄마는 어디 있었나?
입력 2019-04-30 06:47 | 수정 2019-04-3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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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23년 전에 실종돼 사망처리 된 어머니가, 몸무게 33kg, 피골이 상접한 채 가족에게 돌아왔습니다.

    오랜 세월 어머니는 정신병원 3곳을 전전하며 살아야만 했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정시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엄마 이름이 뭐예요?)
    "이름이 김옥선"

    75살 김옥선 씨.

    실종된 지 23년 만인 지난해 1월, 그토록 애타게 엄마를 찾았던 딸들에게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해후의 기쁨도 잠시, 23년 만에 돌아온 엄마는 온몸에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김옥선씨 작은 딸]
    "(체중이) 33kg 정도 됐었어요. 밥을 얼마나 못 드셨는지 저희를 보더니 우유 하나만 달라고."

    김옥선 씨는 지난 1995년 2월 서울 보문동 어딘가에서 사라졌습니다.

    당시 나이 51살.

    딸들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엄마를 찾아다녔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지난 2006년 김씨는 법원에서 실종 선고를 받고 사망 처리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월, 갑자기 서울시립 여성보호센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김옥선씨 큰 딸]
    "(여성보호센터에) 연락을 했더니 정신병원에 있대요. 정신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지금 폐렴으로 위급해서 오늘내일 하니까 지금 빨리 오시라'고 하더라고요."

    지난 23년 동안 김씨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실종 한 달 뒤, 경찰이 김옥선 씨를 청량리 정신병원으로 넘겼습니다.

    얼마 뒤 서울시립 여성보호센터로 인계된 김 씨는 23년간 서울과 수도권 정신병원 3곳을 전전했습니다.

    당시 보호센터의 신상 기록 카드엔 김옥선이 아닌 가명이 적혀 있었지만, 남편과 두 자녀의 이름은 정확하게 기록됐습니다.

    지문 조회만 했어도 가족을 찾을 수 있었을 겁니다.

    [서울시 관계자]
    "경찰에 (지문) 의뢰를 했으나 이게 잘 확인이 안됐었나 봐요. 계속 (지문을) 찾아도 이게 안 찾아지니까 우리가 보호했던 거고요."

    병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간호 기록지에는 '집에 가고 싶어한다, 남편과 아이들이 기다린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내 이름 김옥선을 찾았다며 좋아한다'고 돼 있었지만, 가족을 찾아주려는 조치는 없었습니다.

    딸들은 서울시와 보호센터 운영기관, 정신병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정시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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