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기자이미지 조명아

세금으로 '노 재팬' 깃발…"자발적 의미 퇴색"

세금으로 '노 재팬' 깃발…"자발적 의미 퇴색"
입력 2019-08-07 07:28 | 수정 2019-08-07 07:30
재생목록
    ◀ 앵커 ▶

    서울의 한 지자체가 일본산 불매 문구가 적힌 깃발을 거리에 걸었다 시민들의 반발로 5시간 만에 자진 철거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에선 여전히 반일행사가 이어지고 있어, 시민 자발적 불매운동이 퇴색되는 건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 종로구의 세종대로입니다.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노 보이콧 재팬' 문구가 적힌 깃발이 거리에 걸렸습니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독려한다며 세금을 들여 제작해 설치한 겁니다.

    깃발이 걸리자마자 우려가 터져 나왔습니다.

    불매운동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 지자체나 정부가 주도하는 건 과잉 대응이라는 것입니다.

    [시민]
    "국가에서 조장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하는게 좋다는 거죠. 아무래도 그게 시민의식이고 하는 거죠."

    특히, 서울 중구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주변 상인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상인]
    "나라를 위해서는 좋지만 상인으로서는 외국인 상대가 많아서 조금 그 사람들이 봤을 때 불쾌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급기야 불매 운동을 정부가 조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어 국제 여론전에도 불리하다며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중구청은 몇 시간 만에 깃발을 철거했습니다.

    서울 중구는 대한문부터 동화면세점까지 거리에 '노 재팬' 문구가 적힌 배너를 달았는데 설치 5시간 만에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깃발을 설치한 직후 자신의 SNS에 "경제 전쟁에 관군과 의병이 따로 없다"고 주장했던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깃발을 철거하면서 심려끼쳐 죄송하다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지자체의 반일 퍼포먼스도 이어졌습니다.

    서대문구는 일본의 경제 도발에 반대하는 의미라며 일본제 사무용품을 수거해 타임캡슐에 넣었고 구로구는 이례적으로 자치구 차원의 '일본 경제 침략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지자체들의 반일 행사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하는 불매운동의 의미가 퇴색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김기덕 / 영상편집: 양홍석)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