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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짓을"…의병장 묘역에 친일 추도사

"왜 이런 짓을"…의병장 묘역에 친일 추도사
입력 2019-08-17 06:18 | 수정 2019-08-1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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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한제국 말기 강원도 최대의 의병을 이끌던 항일의병장 민긍호 대장의 묘역은 강원도 원주에 있는데요.

    그런데 대표적인 친일파 정일권 전 육군참모총장의 추모사가 민긍호 대장의 묘역에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병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한제국 말기 대표적인 항일 의병장 민긍호 대장 묘역에 새겨진 글귀입니다.

    '대장'이라는 글자를 보니, '육군대장'처럼 군 전체를 통솔한다는 의미의 '큰 대'자, '장수 장'자가 아니라, '무리 대'자에 '길 장'자, 즉 소대장이나 분대장처럼 작은 부대를 이끈다는 의미로 돼 있습니다.

    1954년, 이 충혼탑 건립에 관여했던 인물은 당시 육군참모총장 정일권.

    만주군 헌병대장 출신으로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된 친일파입니다.

    역사 단체들은, 민긍호 대장 호칭의 격을 낮춘 건 우연이 아니라고 추정합니다.

    [변창수/강원 역사교사모임]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정일권이라는 사람이 아마도 민긍호 의병장을 깎아내리기 위한 그런 의도가 여기에 숨어있지 않을까…"

    더구나 정일권은 충혼탑에 직접 추모사까지 남겨, 자신의 친일 이력을 세탁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 단체들은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2000년대 초반부터 원주시 등에 재건립을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지자체에서 응답이 없자 관련 단체들은 민긍호 대장의 봉기기념일인 지난 5일, 충혼탑의 문제를 담은 안내판을 설치했습니다.

    10년 넘는 노력에도, 달라진 건 안내판 하나 추가한 것 뿐.

    강원도 최대의 독립군을 이끌며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민긍호 대장은 수십년째 격하된 호칭을 유지한 채, 친일 인사의 추모사 아래 누워있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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