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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단속 버티다 '참사'…사고 현장 CCTV 입수

음주단속 버티다 '참사'…사고 현장 CCTV 입수
입력 2019-08-22 06:49 | 수정 2019-08-2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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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고속도로 순찰원들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순찰원들은 카니발 차량 운전자의 음주측정을 하느라 도로 위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음주운전 사실을 계속 부인했던 운전자가 차를 몰다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숨진 고속도로 순찰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직후 찍은 사진입니다.

    흰옷을 입은 한 남성이 조수석에 앉아 있고, 운전석은 비어 있습니다.

    차량 왼쪽 타이어는 이미 어디에선가 부딪힌 듯 완전히 파손됐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을 운전자로 의심하고 실랑이 끝에 겨우 음주측정을 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27%

    하지만 이 남성은 자신은 결코,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고 둘러댔습니다.

    [김영태/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대리기사가 데리고 왔다는 거예요. 그런데 자기는 잠이 들었기 때문에 오는 과정이 기억 안 난대요. 그럼 대리기사 전화번호를 달라 그러니까 친구가 (대리기사를) 불러줬다는 거죠. 그 친구의 전화번호도 연락이 안 되고…"

    남성이 음주운전을 완강히 부인하자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느라 또 시간을 지체했습니다.

    그 좁은 갓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다가 트레일러가 덮치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그런데 이 남성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MBC가 단독 입수한 당시 고속도로 CCTV 영상입니다.

    이 카니발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속도를 줄이며 갓길로 들어섭니다.

    3분쯤 뒤, 흰옷을 입은 남성이 운전석에서 내린 뒤 차 뒤편에서 잠시 서성이다 슬그머니 조수석으로 들어가 앉습니다.

    운전한 적이 없다며 경찰에 변명을 늘어놓던 사진 속 바로 그 남성입니다.

    [김영태/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CCTV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 해서 그 영상으로 특정을 한 거죠. 운전석에서 내리는 걸 보고 특정한 거죠."

    유족들은 해당 운전자와 경찰 모두에게 분통을 터뜨립니다.

    [고 허용원 씨 유족]
    "(경찰이) 단순 음주운전자를 하나 처리하는데 한 시간씩이나 갔고요. 얘들(숨진 순찰대원)은 음주운전자를 경찰관에게 신고해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은 거예요."

    검찰로 송치된 이 카니발 운전자에게 실제로 적용된 혐의는 오직 '음주운전'뿐이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며 현장 조치를 지연시키다 발생한 참사의 책임은 묻지 못한 셈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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