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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창촌 여성의 폭로…"일할수록 빚만 눈덩이"

집창촌 여성의 폭로…"일할수록 빚만 눈덩이"
입력 2019-09-05 06:20 | 수정 2019-09-0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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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구에서 100년 넘게 영업을 해온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이 지난달 폐쇄됐는데요.

    이곳에서 일했던 여성들이 성매매 장부를 공개하고, 그동안 어떤 현실 속에 살았는지 증언에 나섰습니다.

    권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속칭 '자갈마당'에서 일했던 김지선 씨.

    매일 매일 5명 이상의 남성을 상대해야 했고, 할당된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업주에게 벌금을 내야 했습니다.

    외출할 때는 늘 감시자가 따라붙었습니다.

    [김지선(가명)/성매매 종사]
    "낮에 어디 볼 일 있어서 나가게 되면 이모가 있는 집은 이모가 따라다녔어요."

    이은희 씨는 빚 900만 원을 갚기 위해 지난 2013년, 자갈마당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업소를 몇 번 옮기는 사이 소개비가 불어나면서 석 달 만에 빚이 3천 80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이씨는 몸이 아파도, 생리를 할 때도 일을 해야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이은희(가명)/성매매 종사]
    "갑작스럽게 생리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죠, 갑작스럽게. 주인이든 업주든 현관(호객꾼)이든…솜 틀어막고 하면 돼. 솜 틀어막아 (라고 했습니다.)"

    참다못한 이씨가 공개한 성매매 장부입니다.

    2016년 2월부터 한 달 보름 동안 170명의 남성을 상대했습니다.

    장부의 매출은 천 900만원.

    하지만 절반인 950만 원은 업주에게 내야했고, 빚을 갚는데 500만원, 이런저런 명목으로 낸 벌금이 180만원 방값 80만원을 빼고 나니 실제로 손에 쥔 돈은 19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장부상으로는 약 5년동안 10억원 가까이 번 것으로 되어있지만 실제로 번 돈은 한푼도 없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어 이씨는 2번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이은희(가명)/성매매 종사]
    "강요도 시키고 계속 (일) 나가라고 하니 나는 죽어라 싫은데 정말 싫어 죽겠는데…계속 나가라고 하니…그러면 어쩔 수 없다…그냥 죽자…"

    이 씨는 업주 2명을 강요와 갈취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현재는 숨어지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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