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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명절 잔혹사'…배송 현장 따라가보니

택배기사 '명절 잔혹사'…배송 현장 따라가보니
입력 2019-09-13 07:17 | 수정 2019-09-1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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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명절만 되면 택배기사들은 감사 선물 배달하느라 어느 때보다 격무에 시달리고, 그래서 과로사도 끊이질 않습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명절 배송 현장을 조명아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 리포트 ▶

    새벽 한시 반, 쿠팡맨 조찬호 씨가 물건을 찾아 아파트 안으로 뛰어갑니다.

    다세대 주택 계단은 서너 칸씩 올라갑니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따라가는 것 조차 버겁습니다.

    [조찬호/택배 기사]
    "다들 무릎, 허리, 손목, 발목은 기본적으로 다 아프고요. 산재 신청하면 재계약에 불리하다고 해서 참고 또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아침까지 열시간 동안 240개가 넘는 택배를 배달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물량이 늘어 이온 음료 2병을 마시는 시간 빼고는 정말 쉴새없이 일했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사과상자나 한과세트 같은 추석 선물이 쌓여있습니다.

    선풍기 바람과 냉커피 한 잔으로 더위를 식혀 보지만, 금세 녹아버리는 신선 식품 때문에 오래 앉아 있지도 못합니다.

    [윤태일/택배 기사]
    "식품 위주로 몰리다 보니까 한 사람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은 정해져 있잖아요. 식품 같은 경우에는 무조건 당일 배송을 해야 하니까."

    배기량 100cc짜리 작은 오토바이에 한 가득 택배가 실렸습니다.

    한 눈에 봐도 위험해 보이지만, 많이 실어야 배송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지난 7일에는 늦은 저녁 추석 택배 물량을 배송하던 27년차 집배원 박인규씨가 교통 사고로 숨졌습니다.

    [조성대/고 박인규 집배원 동료]
    "일찍 끝나고 밝을 때 들어왔으면 이 사고가 났겠냐… 정말 힘든 상황까지 배달을 하고 쳐져서 들어오니까 사고가 난 거라고 생각해요."

    밤을 새는 중노동과 빠른 배송 경쟁이 겹친 명절 배달전쟁에 택배기사들이 내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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