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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양심은 어디로?…"윤리 교육부터 해야"

교수 양심은 어디로?…"윤리 교육부터 해야"
입력 2019-10-19 06:22 | 수정 2019-10-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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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유령학회라 불리는 부실학회에서 우리나라 논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OECD 국가들 가운데 독보적으로 높습니다.

    최근 6년간 2만 개 정도랍니다.

    한국연구재단은 "승진이나 고용을 위해 그런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는데요.

    그렇다면 교수들이 생각하는 논문의 가치는 어떤 걸까요?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딸과 논문을 함께 쓴 교수는 아예 자기 논문을 깎아내립니다.

    [손OO/인하대 교수]
    "우리 교수들이나 연구자 입장에서는 연구실적에선 제일 낮은 급이야. 그러니까 연구실적이라고 얘기하기도 좀…"

    논문에 이름 하나 올리고, 말고는 민감하게 굴 일도 아닙니다.

    [김OO/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교신저자(책임저자) 이런 사람들이 이번엔 좀 넣어줘야 되겠다 하면 들어가기도 하고. 재량에 따라서 사실 빼버릴 수도 있고…"

    영 찜찜하다면 뭐라도 시키고 논문에 이름을 올려주면 됩니다.

    [김OO/서울대 교수(음성 대역)]
    "진짜 허접한 거 시키고, 안 시킬 순 없으니까. 허접한 거 하나 시키고, 중요하지 않은 논문이나 발표에 (이름) 넣어달라고 하고…"

    불법도 아닌데 왜 그러냐, 부모 노릇을 한 거라는 논리입니다.

    [조OO/연세대 교수(아들과 공동저자)]
    "부모가 자기가 주어진 조건하에서 아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성장할지를 고민을 하는 거고, 저도 그런 수준의 것이지 이게 불법적인 거라든지 비윤리적인 그런 건 아무것도 없는데…"

    연구 부정은 우리 학계에 만연해있습니다.

    생물과 의학 분야 연구자들에게 물은 한 설문조사에서, 셋 중 둘은 '저자 끼워넣기' 등 연구 부정을 직접 겪거나 봤다고 답했습니다.

    심층 질문에선, 교수 간 의리나 약속 때문에 논문에 이름을 서로 넣어주거나 권위를 악용해 책임저자를 압박하고 돈을 받고 저자로 올리는 걸 목격했다는 등 조폭 같은 패거리 문화를 폭로했습니다.

    [이OO/성형외과 의사(음성 대역)]
    "성형외과 원장이었는데 논문을 썼어요. 1저자가 자기 아들이야, 딱 그런식으로 해요. 그냥. 자기가 쓴 것도 아니고 자기가 데리고 있던 알바 서울 의대 후배지. 걔보고 쓰라고 해서…"

    학자 양심에 맡겨야 할 논문 저자 문제까지 정부가 개입한 데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고, 그걸 또 조사하느라 수십 명, 수백 명이 달라붙는 코미디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현행 대학 입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손본다, 만다 무수한 논의도 이 같은 학계 수준이면 모두 무의미한 겁니다.

    교수들 윤리 재교육부터 필요한 딱 그 수준입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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