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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초등생 '속옷'까지 발견해놓고…'실종' 처리

화성 초등생 '속옷'까지 발견해놓고…'실종' 처리
입력 2019-10-24 06:39 | 수정 2019-10-2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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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한 화성 9살 초등학생 실종 사건 당시, 현장에서 이 여학생의 유류품이 발견됐지만, 경찰은 단순 실종 사건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경찰은 당시 버려진 김 양의 속옷까지 증거물로 확보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춘재가 화성에서 8번째 살인을 저지른 지 10개월 뒤.

    1989년 7월 7일, 화성군 태안읍에 살던 9살 김 모양은 학교 수업을 마친 뒤 끝내 집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백방으로 김 양을 찾아다녔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김 양 어머니/1996년 MBC 인터뷰]
    "살아있으면 만약에 살아있다면 좀 제발 보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단순 실종 사건'으로 다뤘고, 제대로 된 수사나 수색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섯 달 뒤, 김 양 집 근처에 있는 화성의 한 야산에선 김 양의 유류품들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당시 발견된 김 양의 물품은 모두 다섯 점, 책가방과 치마, 그리고 신발과 실내화가 각각 한 개씩 나왔습니다.

    여기에 경찰은 김 양의 속옷까지 함께 발견했던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라진 여자 초등생의 속옷이 발견됐다는 건 김 양이 성범죄나 살인 같은 강력 사건의 피해자였을 가능성이 컸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당시 화성은 여덟 건의 연쇄살인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뒤숭숭한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사건 현장인 야산에서 김 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곳은 이듬해 아홉 번째 살인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불과 30m 거리에 있습니다.

    사실상 같은 장소에서 사건이 벌어졌지만 경찰은 김 양이 화성 연쇄살인의 피해자일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끝까지 실종 사건으로 처리했습니다.

    [김 양 사촌언니]
    "그냥 실종이다. 이런 식으로 하셨대요. (경찰이) 실종이다, 그러셨대요."

    뜻밖에 이춘재의 자백으로 뒤늦게 재수사에 나선 경찰.

    그러나 당시 발견된 다섯 점의 유류품은 이미 사라져 DNA 분석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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