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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말라"지만…"개 구충제는 마지막 희망"

"먹지 말라"지만…"개 구충제는 마지막 희망"
입력 2019-10-31 06:42 | 수정 2019-10-3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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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개 구충제로 암 치료 효과를 봤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국내 말기 암환자들의 복용이 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복용 중단을 거듭 경고했지만, 환자들은 직접 실험해보겠다며 복용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유방암 4기로 '6개월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던 김현희씨, 지난 달부터 펜벤다졸 성분의 개 구충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아예 일년치를 사 놓고 정기 검진을 받아가며 스스로 일종의 임상 실험을 하는 중입니다.

    [김현희/유방암 4기 환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4기 암은. 계속 추적 검사를 해요. 간 수치가 올라갔다 그러면 내 스스로 약(구충제)을 며칠 먹고, 며칠 띄우고…"

    식약처가 개 구충제의 항암효과는 극소수 환자 사례와 동물실험 논문 외엔 임상 검증이 없었다며 복용 중단을 거듭 경고했지만, 김 씨에겐 '죽을 날만 기다려라'란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펜벤다졸 구충제를 복용하면서 항암 효과 여부를 유튜브나 SNS를 통해 공유하는 말기 암환자들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복용량도, 함께 먹어야 효과가 있다는 비타민 종류도 제각각 입니다.

    [박영철/간암 3기 환자]
    "정확한 소견이나 이런 게 있다면 저희들한테는 엄청난 큰 도움이 되는 거죠. 이게 불법이 아닌 이상에야 그 부작용까지도 제가 감수하고…"

    일반 동물의약품이어서 약국도 안 팔순 없습니다.

    이미 품절 상태입니다.

    이처럼 식약처의 잇딴 경고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당국이 복용 환자 관리나 관찰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고려대안암병원 암병동에서만 의사 몰래 펜벤다졸을 복용하다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가 두 명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는 경고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대한암학회가 각 병원의 펜벤다졸 복용 환자 현황을 파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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