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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로 이송한 줄 알았는데"…숨겨진 '반쪽' 진실

"헬기로 이송한 줄 알았는데"…숨겨진 '반쪽' 진실
입력 2019-11-02 06:47 | 수정 2019-11-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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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세월호 참사 당일 해경 헬기가 해상에서 구조한 단원고 학생, 임경빈 군을 뒷전에 두고 해경청장 등 간부들을 태운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임 군의 어머니는 최근까지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해경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임 군 어머니에게 줬는데 취재결과 반쪽짜리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저희 계속 CPR(심폐소생술)은 하고 있겠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임경빈 군 구조 이후 해경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저희가 지금 소방헬기를 불러서 지금 후송을 할 예정이거든요."

    2014년 임 군 어머니가 검찰을 통해 받았습니다.

    어머니가 받은 영상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2014년 4월 16일 1747분."

    오후 5시 47분, 3009함 의무실에서 촬영이 시작돼

    "같이 들게요. 하나, 둘, 셋."

    헬기 이착륙장에서 끝납니다.

    모두 25분 15초 분량입니다.

    영상만 보면 임경빈 군은 이후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것처럼 보입니다.

    [전인숙/고 임경빈 어머니]
    "저희들한테 온 영상물을 보면 헬기가 있는 영상까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경빈이는 헬기를 타고 나왔다…"

    하지만 어머니도 몰랐던 영상이 더 있었던 겁니다.

    MBC가 확보한 영상엔 임경빈 군이 헬기가 아닌 경비정에 몸을 싣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익수자는 피정으로 갑니다."
    "왜 피정으로 옮기지? 피정으로 옮기는 게 이해가 안 돼서."
    "앞에, 앞에, 앞에. 땡기면서 그쪽에."
    "지시를 누가 한 거고? 어떻게 왜 이쪽으로 옮긴 거에요?"

    13분 58초 분량입니다.

    이 영상은 2016년 세월호 1기 특별조사위원회가 서해경찰청 컴퓨터저장장치에서 확보했다고 당시 특조위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어머니에게 공개한 영상과 MBC가 확보한 영상, 두 영상 사이엔 여전히 16분 정도의 공백이 있어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해경은 두 영상 모두 일부러 편집해 잘라낸 부분은 없고 단순 실수로 영상이 끊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에 영상 일부만 제출한 데 대해서는 현재로선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으며 공개하지 않은 추가 영상이 있는지에 대해선 있다 없다 똑 부러지게 답하지 않았습니다.

    임경빈 군이 구조 이후 옮겨 다닌 해경 경비정은 모두 5척. 이렇게 바다 위를 전전하다 4시간 41분 만에 병원에 도착한 뒤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해경 헬기는 위급한 임 군을 뒷전에 두고 김석균 해경청장과 김수현 서해해경청장 등 해경 간부들을 태웠습니다.

    반쪽 영상만 있었다면 모두 감춰졌을 진실입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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