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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경북은 안 됩니다"…어느 호텔의 '문전박대'

[단독] "대구·경북은 안 됩니다"…어느 호텔의 '문전박대'
입력 2020-03-16 20:25 | 수정 2020-03-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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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에 있는 한 특급호텔이 대구·경북에서 온 고객들의 입실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호텔 측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사전 고지도 없이 입실을 거부당한 고객들은 차별을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토요일 새벽 0시.

    특급호텔 4개가 모여있는 서울 용산구의 서울드래곤시티 로비입니다.

    화가 난 듯한 사람들이 호텔 직원에게 따지기 시작합니다.

    고객 : "호텔은 손님을 골라서 받을 권한이 있나요?"
    호텔직원 : "이 시기는 그렇습니다. 이 시기는…"

    일을 보기 위해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서울을 찾은 35살 한 모 씨는 미리 예약한 뒤 이 호텔을 찾았는데 방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했습니다.

    호텔 측이 작성하라고 내준 문진표의 항목이 문제였습니다.

    대구 경북에 산다고 표시했더니 무조건 투숙을 거부한 것입니다.

    [한 모 씨/경북 경산시]
    "체크리스트 작성하는 란에 경북 경산시라고 작성하니까, '2주 동안 대구·경북을 방문했다가 오는 사람들은 숙박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밤이 늦어 숙박시설을 더 알아보기도 힘들었던 한 씨는 결국 아내를 데리고 밤새 운전을 해 경북 경산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비슷한 시각 호텔에 도착했던 32살 임 모 씨도 대구에 산다는 이유로 체크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남편과 투숙하려던 임 씨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임 모 씨/대구광역시 거주]
    "진짜 황당했죠. 호텔 측에도 얘기했는데, 인종차별 받는 것처럼. 딱 그 기분이었어요."

    MBC 취재팀이 이 호텔에 직접 숙박 예약을 한 뒤 찾아가봤습니다.

    발열 검사 결과도 정상이었지만, 대구에서 왔다고 했더니 문진표를 더 이상 쓸 필요도 없다면서 입실은 안 된다고 합니다.

    [호텔 프론트 데스크 직원]
    "규율이 바뀌다 보니까 저희가 도와드리고 싶어도 도와드릴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요. 아니면 예약을 다른 데로(호텔로) 도와드릴 수도 있는데…"

    그러면서 코로나19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라고 강조합니다.

    [호텔 관계자]
    "다수의 이용 고객분들이 오랫동안 투숙하시는 공간이다 보니 조금 예방적으로 강하게 할 수밖에 없어서…"

    하지만 호텔 홈페이지나 예약사이트 어디에도 대구 경북에서 오면 숙박금지라는 공지가 없습니다.

    [임 모 씨/대구광역시 거주]
    "공지를 했으면 우리도 이해한다는 (입장이거든요.)…왜 그런걸 진작 공지를 안했냐(싶죠.) 한 분은 KTX 비에, 택시 타고 거기까지 왔는데 아무런 보상도 안 해주시더라고요."

    고객들은 호텔 측이 본인들의 영업 이익만을 위해 특정 지역을 차별하는 거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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