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장마가 끝나도 농민들은 또 걱정거리가 생기죠.
허약해진 농작물에 어떤 비료를 줘야 병충해를 줄이고 웃자람도 막느냐 하는 고민인데요.
배스나 블루길 같은 생태계 교란 어종으로 만든 무상 액체비료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장재용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유기농 고추 농사를 짓는 김연호 씨.
긴 장마로 지친 농작물이 힘내라고 비료를 뿌려줍니다.
그런데 비료 성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배스, 블루길…대표적 생태계 교란 어종을 이용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만든 액체비료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1킬로그램에 3천500원 정도 하는 배스, 블루길을 비료제조시설에 통째로 투입합니다.
칼날이 달린 교반기가 섞어주고 미생물과 당밀이 액체비료로 바꿔주는 겁니다.
인근 농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가져가서 1천 대 1로 희석해 쓰기만 하면 됩니다.
특히 기존 액체비료의 고질적 문제였던 악취를 크게 줄였습니다.
2중 악취저감기로 냄새를 빨아들인 뒤, 악취 물질 자체를 태워버립니다.
[김석철/경기도농업기술원장]
"세라믹 칩이 내장된 악취저감 장치를 활용해서 냄새의 90%를 감소시켰습니다. 공기펌프와 교반기를 통해 유기물 분해 미생물을 활성화해 1년 이상 걸리던 발효기간을 3개월로 단축했습니다."
생태계 교란어종은 매년 7백 톤 이상 지자체 등에서 수매되지만 딱히 쓰일 곳이 없어 대부분 그대로 폐기되는 실정.
하지만 비료제조시설 하나에 배스 3톤 정도가 들어가니 생태계를 보존하고 폐기물도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농민들도 기대가 큽니다.
[김연호/양평군 단월면]
"(예전엔) 고무통에다가 잡고기 이것저것 넣어서 대충 만들어서 사용했는데 (올해 처음) 사용했더니 고추도 많이 열리고 또 때깔도 아주 빨갛고 선명하게…"
배스 비료가 입소문이 나면서 경기도 뿐 아니라 올해 충북, 전북 등 전국 13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소뿔 같은 도축 폐기물을 활용한 친환경 비료도 다음 달 선보일 계획입니다.
MBC뉴스 장재용입니다.
뉴스투데이
장재용
생태계 지키는 '블루길 액체비료' 각광
생태계 지키는 '블루길 액체비료' 각광
입력
2020-08-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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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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