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 나라 최대의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봉화와 울진에서 소나무들이 말라 죽은 채 서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겨울철에 기온이 올라가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죽은 겁니다.
뿐만아니라 죽은 나무를 통해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 될 우려도 있어 걱정입니다.
김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북 봉화군 각화산 자락.
궁궐이나 사찰을 짓는 데 쓰이는 금강소나무가 모여 자라는 곳입니다.
태백산과 닿은 푸른 상록침엽수림에서 유독 희고 앙상한 무리가 눈에 띕니다.
서 있는 채로 말라 죽은 소나무들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가장 많은 곳에서는 50그루가 넘을 정도로 집단화해서 곳곳에서 고사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경북 울진에서부터 봉화 일대의 금강소나무 군락지에서 나무들이 집단 고사하고 있습니다.
푸르던 솔잎이 갈색으로 변해 떨어지고 단단한 나무껍질마저 벗겨진 채 나무가 하얗게 변했습니다.
갈색으로 변한 잎은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모습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죽어가고 있는 금강소나무는 실제로 어떤 병도 없이 건강한 나무였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릴 경우 한두 달 만에 고사하지만, 이 나무들은 1~2년에 걸쳐 서서히 말라갑니다.
따뜻해진 겨울 날씨에 소나무가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겁니다.
[임종환 과장/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생태연구과]
"(겨울철) 높은 온도와 가뭄이 겹치는 일들이 더 심해진 이 시기에 잎을 달고 있는 소나무는 호흡을 많이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되는 거죠."
문제는 죽은 나무들을 통해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경모 팀장/남부지방산림청 산림재해안전과]
"이미 발생해 있는 (소나무)재선충이 울진 금강송면으로 확산되지 못하도록 예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와 재선충병 확산, 두 악재가 겹치면서 산림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안동)/자료제공: 남부지방산림청,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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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서현
궁궐 짓던 소나무마저…따뜻한 겨울의 역습
궁궐 짓던 소나무마저…따뜻한 겨울의 역습
입력
2021-04-1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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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4-1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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