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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강타한 최악 가뭄…애플·테슬라가 기우제를?

대만 강타한 최악 가뭄…애플·테슬라가 기우제를?
입력 2021-05-04 20:53 | 수정 2021-05-0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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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대만은 21세기에 기우제를 지낼 정도로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기상 이변이 어느 한 나라의 사정은 아니지만 이 가뭄 때문에 대만 산업의 엔진 같은 반도체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인간의 환경 파괴가 낳은 기상 이변, 그 역습은 결국 인간을 향해 있습니다.

    현인아 기상 팀장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대만 중부의 타이중 지역.

    3천여 명이 모여 기우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바다의 여신 '마주'에게 제발 비를 내려달라고 간청하는 겁니다.

    21세기에 벌어진 초대형 기우제에도 신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주요 댐 저수율 대만의 산업시설이 집중된 타이중 지역은 최근 저수율이 불과 3퍼센트까지 떨어져, 규모가 작은 저수지는 바닥을 완전히 드러냈습니다.

    유일한 희망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장마,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펭치민/대만 웨더리스크 박사]
    <대가뭄의 원인은?>
    "(56년 만에 처음으로) 작년에 상륙한 태풍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올해(1월~4월) 강수량이
    기상관측 이후 최저 수준. 올해 장마 강우량도 예년 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대가뭄은 56년 만에 처음입니다.

    대만 정부는 100만 가구에 대해 물 배급제까지 실시하며 비상조치에 돌입했습니다.

    수도꼭지에는 자물쇠가 채워졌고, 미용실에선 머리도 못 감겨줍니다.

    대만 경제를 이끄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에 물이 우선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하루 물 사용량 TSMC가 하루에 쓰는 물의 양은 16만 톤.

    올림픽 수영장 6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알고 보니 물 산업이었습니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3차원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제조공정이 약 6개월 정도 소요가 되고, 약 650개 정도의 제조공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50번 정도의 클리닝 공정이 있는데요. (불순물이 전혀 없는) 초순수물을 사용합니다."

    물이 없다면 반도체 공장은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대만 정부는 농업용수까지 줄여 TSMC에 물을 몰아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달에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TSMC의 반도체 생산차질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TSMC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도 지난겨울 텍사스 한파 때 물이 얼어붙으면서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안기현/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물을 당겨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배관이 다 얼었으니까..복구과정에서 힘들지 않았을까."

    겨울엔 한파, 지금은 전례 없는 가뭄이 '21세기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부족을 불러온 겁니다.

    가뭄은 물 부족을 넘어 대형 산불로도 인간과 생산시설을 위협합니다.

    [CNN 기상캐스터]
    "미국 남서부의 많은 지역에서 산불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매우 건조한 상태입니다."

    갈수록 극단화되고 규모가 커지는 기상이변의 습격에 첨단 산업의 생태계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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