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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강해진 '봄의 불청객' 꽃가루의 습격

길고 강해진 '봄의 불청객' 꽃가루의 습격
입력 2021-05-05 20:49 | 수정 2021-05-0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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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맘때면 심해지는 꽃가루 알레르기, 기후 변화로 인해서 해마다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온 상승으로 꽃가루의 발생 기간과 양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구리 아차산.

    바람이 불자 등산로 입구의 소나무에서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듯 노란 가루가 뿜어져 나옵니다.

    소나무 꽃가루인 송홧가루입니다.

    봄만 되면 심해지는 꽃가루.

    4월 중순부터 참나무, 그리고 5월 초에는 소나무 꽃가루가 비염 환자들을 괴롭힙니다.

    [김선순/비염 환자]
    "이 시기가 저한테는 사계절 중에서 가장 힘든 시기죠. 콧속에서 피가 자꾸 섞여 나와요. 최근에 더 심해졌구나 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삼나무 숲.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다는 제주도에서는 이 삼나무가 문제입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많은 수가 심어졌는데, 이 삼나무가 이제는 겨울이 채 끝나기 전부터 꽃가루를 내뿜습니다.

    꽃가루가 가장 심한 날의 농도는 30배 이상 짙어졌습니다.

    [홍성철 교수/제주대 환경보건센터장]
    "(알레르기 비염은) 제주도민들에게 있어서는 거의 일상적인 질환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질환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비염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015년 이후 5년 동안 약 80만 명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더운 날씨가 길어진 데다 대기오염까지 겹쳐 꽃가루 발생 기간과 양이 늘면서 비염 환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양대 연구팀에 따르면 1998년 꽃가루는 3월 5일에 시작해 6월 7일 끝났지만 2019년엔 2월 15일에 시작해 7월 5일에 끝났습니다.

    22년 동안 꽃가루 시작 일자는 빨라지고 끝나는 시기는 늦어지면서 발생 기간이 46일 늘어난 겁니다.

    [오재원 교수/한양대 구리병원]
    "'전 세계적으로 매년 0.9일씩 꽃가루가 일찍 날리기 시작한다.' 그 이야기는 환자들이 꽃가루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죠."

    꽃가루의 독성도 심해졌습니다.

    [오재원 교수/한양대 구리병원]
    "독성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양이 20년 전에 비해서 훨씬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독일에서는 꽃가루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에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꽃가루가 인체의 항바이러스 물질 분비량을 줄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기후위기가 서서히 우리의 건강을 위협해 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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