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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극단 선택' 암시 공군본부에도 보고 됐지만…오히려 '압박'

[단독] '극단 선택' 암시 공군본부에도 보고 됐지만…오히려 '압박'
입력 2021-06-01 20:03 | 수정 2021-06-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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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실상, 협박으로 봐야 할 집단적인 회유에 이 중사는 더이상 삶을 버텨 낼 수 없다는 암시와 함께 다시 한번 피해를 호소했고, 이 사실은 공군 본부까지 보고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공군이 취한 조치는 다른 부대로 전출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 새로운 부대는 이 중사를 피해자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MBC의 단독 보도, 김수근 기자가 이어갑니다.

    ◀ 리포트 ▶

    차 안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가해자 장 모 중사는 차에서 내린 뒤에도 2km를 따라오며 위협했습니다.

    유족들은 이 때 가해자가 이 중사를 또 다시 성추행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네 차가 어떤 거냐. 차에 들어가서 얘기 좀 하자.' (딸이) 그 이후에는 얘기를 안 하는데 2차 추행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돌아간 뒤에도 가해자는 "용서해주지 않으면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협박 문자를 보냈습니다.

    같은 날 저녁 노 모 준위는 이 중사를 술자리로 불러내 "살면서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사건을 덮자고 말합니다.

    [故 이 중사 고모]
    "어떻게 피해 당한 20살 초반 애를 두고 술을 앞에 두고 놓고선 저녁이 넘어가냐…"

    회식 주도자인 노 모 상사는 사무실에서 "회식에 갔던 사람들이 피해 받는다"며 "가해자가 곧 전역을 할테니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회유에 나섭니다.

    22일에는 약혼자에게도 합의를 종용했는데, 분노한 약혼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합의는 없을 거라고 못박았습니다.

    하지만 합의 종용을 전해들은 이 중사는 압박감에 2차 피해 사실들을 대대장에게 보고하지 못했습니다.

    정기 인사를 기다리자는 말에 즉시 전출도 미뤘습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정기적으로 두세 달만 기다리면 6월에서 7월 사이에 다른 원하는 곳에 올려주겠다…"

    그러는 사이 가해자가 전역하면 그만이라고 떠든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아버지 사업이나 받아서 물려받으면 돼, 가해자가 자기 부대원들한테 그 얘기를 팀원들 통해서 우리 여식이 들었으니까…"

    더 이상 견딜 수 없게된 이 중사는 지난 4월 15일, 성고충담당관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중사의 자살 암시는 공군 본부에까지 보고됐고, 15비행단으로 즉시 전출이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모두 알고도 15비행단 대대장은 이중사에게 전화를 걸어 질책부터 했습니다.

    사전 지시도 없었던 코로나 검사를 안했다는 이유였습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나 대대장인데 자네 코로나 검사 했나? 안했습니다 했더니 뭐 안했어? 자네 중사가 그거 기본도 몰라…이런 피해를 당해서 아픈 아이인데 우리 잘 한번 지내보자 이렇게 전화를 해야하는 거 아닌가"

    심지어 예정된 날짜보다 이틀 먼저 출근을 지시했고, 첫 출근 날부터 혼자 야근을 시켰습니다.

    성폭력 피해 신고 뒤 주어진 2주 휴가 동안 날짜별, 시간별로 뭘했는지도 적어내라고 했습니다.

    이 중사의 상태가 걱정된 약혼자는 같은 부대로 전출을 신청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서둘렀습니다.

    그런데 혼인신고를 위해 반차를 낸다는 이 중사에게 상관은 원칙대로 대대장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故 이 중사 어머니]
    "너는 휴가를 이런 식으로 내냐 FM대로 해야지 너네 부대에서는 이런 식로 배웠어? 대대장님한테 가서 보고를 해야지. (대대장한테) 엄청 질책을 받은 터이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했거든요."

    이 중사가 마지막 순간을 영상으로까지 남기며 극단적 선택을 한 건 15비행단으로 옮기고 불과 나흘 뒤의 일이었습니다.

    [故 이 중사 고모]
    "우리 조카는 80일 동안에 부대에 아무런 해결책도 받지 못하고 어떠한 따뜻한 말한마디 받지 못하고 이렇게 싸늘한 주검으로 지금 누워 있습니다. 차가운 시신이 되서."

    유족들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대대장 이하 모든 사람들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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