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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들을 돌게 하는 비좁은 우리…동물원의 비극

맹수들을 돌게 하는 비좁은 우리…동물원의 비극
입력 2021-06-10 20:49 | 수정 2021-06-1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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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전의 한 동물원에 있는 맹수들이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좁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며 스트레스가 쌓였기 때문인데요, 동물원의 사육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전의 한 동물원입니다.

    유리창 너머 사육장 안에서 검은 재규어 한 마리가 벽 쪽으로 다가가더니 앞발을 들고 일어서서 머리를 뒤로 젖힙니다.

    사육장 내부를 맴돌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를 여러 차례.

    갇혀 사는 동물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의미 없이 틀에 박힌 행동을 반복하는, 이른바 정형 행동입니다.

    [안희권/충남대학교 교수]
    "정형행동은 대표적인 이상행동 중 하나인데, 이상행동이 나타난다라고 하는 것은 이런 불량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돼서 축적된 스트레스로 인해서 나타나는 거기 때문에…"

    바람도 들어오지 않는 비좁은 우리.

    야생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며 원치 않는 인간과의 접촉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런 행동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관람객들도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관람객]
    "큰 동물이 살기에는 너무 좁은 환경인 것 같고 별로 보기에도 안 좋아 보여요."

    이 동물원의 맹수 10여 마리는 모두 비슷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당장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현재의 사육장도 법적 기준보다는 2배 이상 큽니다.

    하지만 동물보호 단체들은 현재의 사육시설 면적 기준이 동물 복지 관점에서는 미흡하다며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동물원 측도 이런 의견에 동의하고 내년 봄엔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장진호/신라애니멀그룹 본부장]
    "2배 이상 더 크게 (만들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고요. 허가도 다 받은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해서 영업이 많이 힘들어지면서 계획이 좀 미뤄져서…"

    환경부는 올해 안에 등록제인 동물원 운영 방식을 허가제로 바꾸고, 사자나 호랑이 등 대형 포유류를 사육하려면 야외 방사장을 반드시 갖추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신규호/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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