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금은 나오지 않는 오래 전 과자 봉지들, 옛 추억도 떠오르고 반가운 분들 계신가요?
사실,이 봉지들은 18년간 매일 쓰레기를 줍는 시민과 저희 취재진이 동행해 주운 쓰레기들 입니다.
땅에 묻혔던 수십 년전 라면봉지며 과자봉지들이 마치 어제 버려진 것처럼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아침 서울 강서구 개화산.
62살 유영규 씨가 18년째, 매일 같은 시간, 이 곳에서 쓰레기를 줍습니다.
10분만에 낯선 라면 포장지를 발견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버려진 거네요. 소고기 라면이라고 여기 있잖습니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라면 회사가 된 기업의 44년 전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롯데 소고기 라면 CF]
"얼큰한 롯데 소고기 라면"
산을 조금 더 오르자, 70년대 라면과 과자 포장지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옵니다.
개구장이, 딱따구리 같은 그 시절 과자들의 생산년도, 가격까지 선명합니다.
[유영규]
(40년 넘게 땅속에 묻혀있었다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멀쩡하네요.)
"이게 수 백년이 가도 그대로 있겠죠."
1970년대에 버려진 쓰레기를 2021년에 줍고 있는 겁니다.
유신시대 문구가 적힌 비료포대, 유리병까지 생활 쓰레기들이 지금까지 그대로 묻혀있습니다.
이 새우과자, 감자과자, 바나나과자는 요즘도 많이 판매되는 과자들인데요.
포장 디자인이 살짝 다르죠.
판매 가격이 100원이라고 돼 있습니다.
1980년대에 판매되던 가격입니다.
유 씨는 2년 동안 35만 개쯤 되는 담배꽁초도 수거해 한데 쌓아뒀고, 작년부터는 버려진 마스크도 한 수레 가득 담아놨습니다.
[최병인/서울 방화동]
"처음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어요.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하는 거 보고, 본받을 점이 조금 많이 있더라고요."
유 씨는 폐기물들을 개화산 중턱 주차장 한 켠에 모아서 전시하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영규]
"저로 인해서 또 제가 많은 분들을 변화 시켜서, 깨끗한 환경 선진 대한민국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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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욱
40년 된 라면봉지 줍는 시민…'플라스틱의 경고'
40년 된 라면봉지 줍는 시민…'플라스틱의 경고'
입력
2021-06-12 20:33
|
수정 2021-06-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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