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원도 춘천 시민들이 무더위 속에 며칠째 수돗물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수돗물 단수 사태가 발생했지만 시 당국에는 세부적인 대응 지침조차 없었고 늑장대응에 결국 시장이 직접 사과했습니다.
백승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점심시간 직전, 학생들이 우르르 빠져나오기 시작합니다.
수돗물 단수 사태로 점심 급식을 할 수 없게 되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깨끗한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일부 학교에서 단축수업이 이뤄지자 학부모들은 답답한 마음을 토로합니다.
[학부모]
"답답하죠. < 어떤 부분이? > 춘천시에서 하는 일들이 답답한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이렇게 되고…"
수돗물 대란이 시작된 건 지난 금요일 오전 11시 반쯤.
소양강 취수장의 펌프가 고장 나면서 춘천시 전체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는데, 사고 발생 직후 2시간 넘도록 춘천시는 내부 논의만 하면서 주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또 오후 2시부터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면서도 오후 2시 25분에 중단을 알리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결국 시민들은 뜨거운 무더위 속에 씻을 물조차 받아두지 못했고, 먹을 물을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설거지 거리가 켜켜이 쌓인 음식점도 줄줄이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김명숙/음식점 운영]
"미리 예고가 없으니까 물을 하나도 안 받아놨잖아요. 조리를 해서 팔아야 하는데 물이 안 나오는데 설거지도 하나도 못 하고…"
취수장 펌프를 고친 뒤에도 더러운 물만 나오는 곳이 많았고 지대가 높거나, 정수장에서 먼 동네에는 아예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 단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춘천시가 어떻게 대응해야 했는지 제대로 된 메뉴얼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재수/춘천시장]
"전격적으로 저희가 단수 조치를 하고 그 다음에 진행되는 복구와 관련돼서는 세부적으로 매뉴얼화 돼 있지 않다는 것도 느꼈어요."
초유의 수돗물 대란에 춘천시는 우왕좌왕했고 피해보상이나 재발방지책은 검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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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무더위에 며칠째 '단수'…매뉴얼 없는 춘천시
무더위에 며칠째 '단수'…매뉴얼 없는 춘천시
입력
2021-07-13 06:57
|
수정 2021-07-1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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