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기록적인 폭염에, 마시고 씻을 물조차 없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상수도가 나오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인데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만 전국적으로 30만 명이 넘습니다.
김은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북 청주의 한 낡은 주택에서 홀로 사는 김상길 씨.
상수도가 연결된 동네지만 형편이 안 돼 수돗물 없이 살고 있습니다.
필요한 물은 인근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모아 썼는데, 긴 폭염에 그것마저 말랐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김 씨는 이웃들이 떠다 준 샘물로 식수만 해결하고 있습니다.
[김상길 (66살)]
"친구가 떠다 주기만 바라고. 물 없다 그러면 물 떠다 주고 그래요. 난 씻을 물이 없으니까 더워도 그냥 수건으로만 훅훅하고 말지."
충북 보은에서는 한 마을 전체가 생활용수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집에서 20여 년째 사는 70대 어르신,
집에서 30m 떨어진 계곡까지 호스를 연결해 물을 끌어왔는데, 계곡물이 말라 이웃이 나눠준 물을 아껴가며 쓰고 있습니다.
[전인규 (79살)]
"물 나올 때는 이 물 가지고 샤워하고 먹고 다 했어요. 끊기기 시작한 게 한 3년 된 것 같아. 그때부터 가물면 끊기고…"
마을 상수도가 없는 건 아닙니다.
지하수를 끌어 공급하는 간이상수도가 있지만, 주민들은 수질이 나빠 쓸 수 없다며 지금도 계곡물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보은군 회남면 주민]
"(지하수는) 녹조가 끼고 물 끓이면 그릇에 (석회질이) 달라붙으니까 아예 못 쓰고. 앞으로 2~3일 지나면 저기 물이 떨어질 것 같아요. 한 열흘 전부터 조바심을 갖고…"
안정적인 상수도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주민들이 하소연 하기 전에는 현황 파악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희식/충청북도 수자원관리과장]
"먹는 물이 부족하다는 걸 보고를 못 받아서 그런데 시청이나 군청, 도청에서 먹는 물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공급해 줘야 합니다. 현황 파악이 안 되는 경우에는 아마 행정력이 미치지 못해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100명 중 99명 정도는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0.6%에 달하는 32만여 명은 수돗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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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은초
상수도 사각지대…'폭염에 물까지 말라'
상수도 사각지대…'폭염에 물까지 말라'
입력
2021-08-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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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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