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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공장 임대해 쓰레기 버려‥"치우는 비용 90억"

빈 공장 임대해 쓰레기 버려‥"치우는 비용 90억"
입력 2021-11-05 06:49 | 수정 2021-11-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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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업을 하겠다며 공장과 창고를 빌린 뒤 폐기물을 버리고 도망간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갖다버린 쓰레기가 4만 6천 톤에 달하는데, 건물주들이 이 쓰레기를 다 치우려면 90억원이 넘게 든다고 합니다.

    홍의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북 도심 외곽에 있는 대형 창고.

    시퍼런 천막을 들추자 1천 7백 제곱미터, 540평 창고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무려 1만 2천 톤에 달합니다.

    충남 농촌마을의 또 다른 공장.

    건물 내부로 들어갔더니 이곳 역시 한쪽 벽에 쓰레기가 한가득 쌓여있습니다.

    낡은 어망부터 낚싯줄, 노끈까지 1만 톤이 넘습니다.

    1년 전쯤 누군가 유통사업을 하겠다면서 비어 있던 공장 건물을 샀는데, 계약금 1억 8천만 원만 낸 뒤 몇 달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건물주가 확인해보니 이렇게 쓰레기가 가득 찬 겁니다.

    처리 비용을 알아봤더니 최소 17억이 듭니다.

    [이재현/건물주]
    "저희도 완전히 이건 가슴이 덜컥 내려앉죠.이걸 어떻게 치울 것인가, 날벼락 맞은 셈이라고 봐야될 거 아니겠습니까."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은 폭력조직원과 폐기물 업체 관련자들.

    이들은 쓰레기를 시세보다 싸게 처리하겠다며 돈을 받은 뒤, 빈 건물을 구해 몰래 갖다 버린 겁니다.

    이런 식으로 이들 일당은 경기도와 경북 등 전국 11곳에 4만 6천 톤의 쓰레기를 버렸습니다.

    전체 처리비용만 92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폐기물 불법 투기 혐의로 폭력조직원 5명을 구속하고 폐기물업체 대표 등 59명을 검거했습니다.

    [고혁수/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1계장]
    "'유통업을 한다'거나 '물류 창고로 쓰겠다', 이런 식으로 창고 계약을 맺는 거죠. 길어야 한 달에서 한 달 보름 내에 범행을 끝내버려요."

    지자체들은 건물주가 막대한 쓰레기 처리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건 부당하다며 범인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지 법률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구상권 청구는 유죄 판결이 확정된 뒤에 가능하고, 지자체 예산도 부족해 당장 쓰레기를 치울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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