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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580
기자이미지 민병호 기자

'해외직구' 쇼핑족 급증…매장가격의 70%까지 싸게 산다는데

'해외직구' 쇼핑족 급증…매장가격의 70%까지 싸게 산다는데
입력 2013-11-04 09:43 | 수정 2013-11-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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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미 FTA 발효 이후 면세 범위가 늘어나면서 매년 꾸준히 성장하던 해외 온라인 쇼핑 규모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내 가격보다 많게는 70%까지 싸게 살 수 있는 해외 온라인 쇼핑이 입소문을 타고 급증하자, 국내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가 판매 부진으로 가격을 3-40% 인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해외 직구의 순작용 만큼 문제점과 피해자도 적지 않습니다.

    과연 해외직구의 올바른 모델은 무엇일지 점검합니다.

    =============================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두 살배기 아들이 깊은 잠에 빠지자 이아영 씨가 갑자기 바빠졌습니다.

    작심한 듯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무언가를 열심히 찾습니다.

    이 야심한 시각에 뭘 하려는 걸까?

    ◀SYN▶ 이아영
    "보통 미국에서 특판이 뜨면 시간이 딱 타임이 정해져 있어요. 특판으로 나오는 것들은 금방 품절이 되기 때문에 빨리 이 시간에 컴퓨터를 켜서 확인하고 구매를 하고 자는 게 저한테는 더 이득이에요."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생활용품을 골라 금세 주문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심야 쇼핑이 비교적 빨리 끝났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았습니다.

    해외에서 배달된 상품을 확인하는 시간.

    ◀SYN▶ 권영기/남편
    "이 건 어디서 샀어?“
    "~~에서 90% 할인판매하기에 샀지"
    "이것도 접시야?"

    이번에 구매한 상품은 주로 깨지기 쉬운 그릇들입니다.

    ◀SYN▶ 권영기/남편
    "깨진 데는 없는 것 같네!"
    "괜찮은 데?" " 응 예쁜 거 잘 산 것 같아"

    해외 온라인 쇼핑해 본 적 있으십니까?

    한미 자유무역 협정 이후에 관세 기준이 크게 낮아지면서, 해외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낮 시간에 맞춰 인터넷 쇼핑을 하느라 새벽잠을 설치는 일명 올빼미 해외 인터넷 쇼핑족들이 많아졌는데요.

    이들이 국내 유통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7년차 맞벌이 부부 신동수, 안소화씨.

    둘은 10년도 넘는 스노보드 마니아들입니다.

    ◀SYN▶ 신동수
    "뭐가 마음에 들어? 지금 타는 게 너한테 좀 길어서 좀 편한 걸로 샀으면 좋겠는데..“

    ◀SYN▶ 안소화
    "음 바꿀 때가 되긴 했으니까…. 그래도 좀 백이 예쁜걸 좀 봐줘야돼. 나는 그래픽이 중요해."

    스노보드 장비들이 방 한켠을 가득 채웠습니다.

    모두 해외 온라인 쇼핑으로 구입한 것들입니다.

    터무니없이 비싼 국내 스포츠용품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해외 판매 사이트를 뒤적이게 됐는데, 이젠 스노보드 마니아들에겐 해외 인터넷 쇼핑이 상식처럼 통하게 됐습니다.

    ◀SYN▶ 신동수
    "한국 매장들이 좀 너무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했고요. 그때는 스키장 다니는 자체가 비쌌거든요. 장비 같은 것도 되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이렇게 모여서 사서 나누고 많이 그랬습니다."

    지난달 결혼한 새댁 손희정 씨.

    신혼살림으로 독일제 인덕션 전기 레인지와 주방 기구 등을 해외 인터넷 쇼핑으로 한꺼번에 장만했습니다.

    ◀SYN▶ 손희정
    "이 모델을 산 사람이 몇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냥 따라서 샀어요. 독일 사이트니까 말을 제가 하나도 모르잖아요. 홈페이지에 보면 설명이 다 나와 있어요. 주문하는데, 한 시간 정도에 다 끝났고요. 배송도 일주일 안에 다 끝났어요."

    배송 도중에 파손될까 걱정도 했지만, 국내 판매 가격보다 워낙 낮은 가격이어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관세와 배송비까지 포함된 가격인데도 2백만 원을 절약했다는 겁니다.

    ◀SYN▶ 손희정
    "이 제품은 국내에서 사면 250만 원 선인데 직구해서 60만 원 정도에 샀고요. 이거는 30만 원 선인데 10만 원 중반 정도에 샀어요. 원래 하자면 280만 원 정도 나왔을 텐데 이렇게 해서 한 70만 원 선 그 정도에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해외 인터넷 쇼핑에서 싼값에 판매하는 제품이 혹시 국내에서 판매하는 같은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지는 않을까요?

    2580 취재팀이 직접 해외 인터넷 쇼핑을 해봤습니다.

    먼저 미국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가장 많이 팔린다는 의류를 구매했습니다.

    영어로 적는다는 것만 빼곤 국내 온라인 쇼핑과 거의 비슷합니다.

    특이한 점은 배송지 주소를 국내 자기 집이 아닌 미국 내 특정주소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

    해외온라인 쇼핑업체들 대부분이 한국까지 배송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현지에서 아예 배송지 주소 역할을 맡는 대행업체까지 생긴 것입니다.

    주문을 마치면 이번엔 이 배송대행업체 사이트로 가서 직접 받을 한국주소를 적어야 합니다.

    ◀SYN▶ 박병일/배송대행업체 관계자
    "국내에 있는 소비자가 해외에 있는 현지 쇼핑몰을 이용해서 상품을 국내까지 받고 싶을 때 이용하는 수입대행 서비스라고 설명을 드릴 수 있구요."

    얼마까지 주문할 수 있을까?

    최종 결제금액이 200 달러를 넘지 않아야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물건이 도착하는 데는 열흘이 걸렸습니다.

    취재팀이 주문한 제품은 현재 국내 매장에서도 살 수 있는 물건들입니다.

    해외직구로 옷 11벌을 사는데 배송비 포함 21만 2천 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옷들을 국내 매장에서 사려면 4배에 가까운 78만 7천 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보통 40% 정도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국내 아울렛 매장과 비교해도 반값 이하 입니다.

    문제는 품질인데, 국내 수입 업체들은 똑같다고 밝혔습니다.

    ◀SYN▶ 국내 수입업체 직원
    "다 똑같아요. 사이즈랑 이런 것도..
    (그럼 소재랑 원단은요?)
    "네네, 똑같아요. 여름소재랑 겨울소재랑 똑같이 나와요."

    국내로 배송된 해외직구 상품들이 통과해야 하는 세관 창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지난해 한미 FTA 발효 이후 면세 한도가 100 달러에서 200 달러로 상향조정되면서 소형 특송 화물이 엄청나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SYN▶ 강의윤/특송업체 관계자
    "매년 20%씩 늘고 있고요. 저희도 작년까지만 해도 한 달에 한 20만 건 했는데, 5만 건 정도 늘어난 추세입니다."

    5년 전만해도 서류가 대부분이었던 특송 화물은 이제 해외 인터넷 쇼핑 물품들이 점령했습니다.

    세관 특송 담당 부서도 3년새 1개에서 3개로 늘었습니다.

    해외 온라인 카드 사용액 증가도 폭발적입니다.

    국내 모 카드사의 자료에 의하면 5년 전 상반기 이용액은 256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 이용액은 10배가 넘는 2600억 원.

    이미 지난해 전체 이용액을 뛰어넘었습니다.

    배송대행업체도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한 업체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3년 전에 비해 무려 10배 증가했습니다.

    콜센터엔 하루 5백 통 가까운 문의가 쇄도합니다.

    ◀SYN▶ 콜센터 상담원
    "일반으로 진행이 되시는 건이이서 15만원 넘게 되면 세금이 나오는 경우라 130 달러 넘으시면 세금이 나오죠."

    이런 소비자들의 움직임은 시장구조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가격 거품이 조금씩 빠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외국 의류 브랜드.

    백화점 매장 위주의 고가정책을 고수하던 이 브랜드는 해외 온라인 쇼핑 등으로 인한 매출 부진으로 최근 일반 매장 가격을 대폭 내렸습니다.

    ◀SYN▶ o o 브랜드 매장 직원
    (어느 정도 다운된 거에요?)
    "거의 40 퍼센트요."
    (인터넷 때문에 가격이 싸진 거에요?)
    "그렇죠. 그리고 직영으로 또 바뀌었어요. 미국이랑 본사가 같은 거죠."

    해외 온라인 쇼핑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유통업계와 제조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SYN▶ 원은경/국내 업체 관계자
    "최근에 경기가 조금 불황이고 그에 따라서 소비도 침체되면서 아무래도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한 것은 사실입니다. 정말 독보적인 뭔가 차별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당연히 그런 부분(해외직구)은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되고..."

    하지만 그 매력과 순기능만큼이나 해외직구의 부작용도 늘고 있습니다.

    자칫 싼 가격만 찾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3월 개설된 해외 구매 대행 카페.

    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7000 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SYN▶ 피해자
    "마감을 딱딱 했어요. 아주 살 떨리게.. 스무 개 수량 한정으로. 그 스무개 안에 내가 들기 위해서 사람들 밤에 잠도 안자고..저희가 한 몇천 명 된다고 했잖아요. 그 몇천 명이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 안에 그걸 사기 위해서..."

    하지만 친언니 같던 운영자는 전과 11범의 사기꾼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이 만든 카페 가입자만 천9백여 명, 피해액도 무려 5억 원을 넘어섭니다.

    ◀SYN▶ 피해자
    "저희는 너무 싸기 때문에 구매를 덥석 했던 거거든요. 정말 너무 쌌기 때문에.. 근데 너무 싼 거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인 것 같아요."

    해외 온라인 쇼핑의 특성을 이용한 신종범죄였습니다.

    ◀SYN▶ 신장우 팀장/금천경찰서
    "5억대 정도의 인터넷 쇼핑몰 사기가 터지기 어렵죠. 일반 쇼핑몰과 좀 다르게 현금이 입금되고요. 해외직구를 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입금한 이후에도 물품이 해외에서 들어오는 데까지 한 달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라는 그런 약점을 이용한 사이트였기 때문에.."

    스스로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해외 온라인 쇼핑 물품들은 개인 소비 목적일 때만 면세 대상입니다.

    따라서 일부러 많은 양을 주문한 뒤 돈을 받고 재판매할 경우엔 밀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해외 직접 구매 5년차의 베테랑 오현정 씨는 국내 구매보다 훨씬 신중히 구매해야하다고 충고합니다.

    교환과 반품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SYN▶ 오현정
    "처음에는 쟁여둔 게 너무 많았어요. 나중에 기회가 분명히 있는데 처음에는 그게, 이번 아니면 못 살 것 같다는 마음이 막 들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싸다는 이유만으로 필요 없는 물건을 사기도 했고 치수가 맞지 않아 처치 곤란인 옷도 많았습니다.

    ◀SYN▶ 오현정
    "요즘 통관 기준이 200불까지 되가지고 사람들이 자기는 50불만 필요해도, '아 배송비 붙고 뭐하면 200불 꽉꽉 담아 사야지' 이런 소비 성향이 있거든요."

    올해 해외 온라인 쇼핑 규모는 7천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젠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경제현상입니다.

    ◀SYN▶ 김주영 원장/서강대학교 경영교육원
    "어떻게 보면 국내 업체들에겐 하나의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그냥 법으로 금지를 하고 그냥 소비자에게 단순히 위험하니까 하지마라 이런 식의 계몽은 더 이상은 아마 효과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산업 보호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경이 없는 온라인 쇼핑이 확산된 지금 국산품 애용을 외치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오히려 인터넷 쇼핑을 활용해 수출을 늘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SYN▶ 황미정 과장/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정책실
    "최근 중국이나 동남아, 이런 곳에서 한류의 영향과 더불어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게 역으로 우리나라에 어떤 수출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되지 않을까."

    미국에선 일명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최대 세일 기간이 시작됩니다.

    70% 이상까지 할인이 되는 만큼 국내 매장 가격과 해외 직구 가격이 가장 극명하게 비교되는 시기입니다.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세계 어디든 찾아 갈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 준 인터넷 쇼핑.

    소비자에겐 기회로, 업체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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