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580
이필희 기자
이필희 기자
총 맞은 총기관리
총 맞은 총기관리
입력
2015-03-09 09:20
|
수정 2015-03-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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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종시와 경기도 화성시에서 총기발사로 4명이 숨진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원칙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총기 소지가 허용되지 않는 줄로만 알고 있던 시민들은 당혹스럽습니다.
수렵면허증이 있고, 경찰서에 보관만 하면 누구나 총기 구매, 소지가 가능하다는데, 공공의 안전을 위해 총기 소지는 제한되야 할까요?
개인의 취미생활과 농작물에 위해를 주는 유해동물을 막기 위해 허용되야 할까요?
=============================================================
지난달 27일 아침 9시 반.
경기도 화성시의 한 주택에서여러발의 총성이 울렸습니다.
75살 전 모씨가 86살 친형과 형수에게 엽총을 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까지 총을 쏜 겁니다.
◀유가족▶
아 살려줘 살려줘..삼촌 좀 찾아주라 어떻게 사냐 어떻게 살아..
총에 맞은 세 사람이 숨졌고 씨도 엽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보다 이틀전인 25일 아침.
세종시에서도 엽총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쉰 살 강 모씨가 동거녀의 오빠와 아버지, 현 동거남에게 잇따라 엽총을 발사했습니다.
◀유가족▶
이런 꼴이 어디 있어 이런 꼴이..
3명을 살해하고 인근 강가로 도주한 강 씨 역시 엽총을 스스로에게 쏴 목숨을 끊었습니다.
불과 이틀 사이 잇따라 발생한 총기사건으로 주민들은 충격과 불안에 빠졌습니다.
◀주민▶
그 사람이 만약에 돌아다니면서 아무나 그렇게 했다고 하면 그건 더더군다나 무서운 일 아닌가요? 그렇죠?
◀추소영 / 주민▶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요즘에는 잘 모르니까. 그런 것도 좀 무섭고. 어디 다니기가 진짜 좀 꺼려지긴 해요. 애들도 그렇고..
총기 청정국가라고 자부했던 우리나라에서 이틀 사이 총기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8명이 숨졌습니다.
피의자들은 총기 사용 허가가 있었고, 경찰서에 보관된 총기를 찾아가는 과정도 규정과 절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행되고 있는 규정과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화성 사건의 피의자 전 씨가 파출소에서 엽총을 찾아간 건 아침 8시 23분.
전 씨는 10여분 뒤 형 집에 도착해 형수와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목격자▶
8시 한 30분경부터 바깥에서 할머니하고 할아버지가 계속 말다툼을 하시더라구요.
집 앞에서 한 시간 가까이 말다툼을 한 전 씨는 차에서 엽총을 꺼내 형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목격자▶
집 안으로 들어가실 때 총기를 드는 걸 제가 봤죠 (들어간 지 얼마나 되어서 총소리가 났어요?) 들어간 지 불과 1,2분 밖에 안 걸렸어요.
자살한 전 씨의 차 안에서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6장 분량이었습니다.
이 범행이 사전에 준비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웅혁 교수 / 건국대 경찰학과▶
"내가 생각할 때는 공정치 않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나는 분명히 응징을 해야 하고 처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자살까지도 감수를 하겠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
세종시 사건의 피의자 강 씨도 아침 6시 반에 지구대에서 총을 찾은 뒤 곧바로 범행 장소로 향했습니다.
8시 10분쯤 출근하려고 차에 탄 내연녀의 오빠에게 엽총을 쏘고 곧이어 내연녀의 아버지와 동거남에게 차례로 총을 쐈습니다.
하지만 강 씨는 내연녀 오빠의 아들이나 내연녀의 어머니 등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사람들에겐 총을 쏘지 않았습니다.
◀이자하 서장 / 세종경찰서▶
같이 아침 식사를 했죠, 부부가 같이. 그런데 범인이 아버지, 김 모씨만 살해를 한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특정인만 지목해서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이들 두 사람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 수렵 허가 구역과도 거리가 있었습니다.
화성 사건의 전 씨는 강원도 원주가 수렵 허가 구역이었고, 세종 사건의 강 씨는 충청북도 제천, 단양이 수렵 구역이었습니다.
수렵 시간 외에는 어느 경찰서에나 총기를 맡길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악용해 미리 범행지역에 총을 가져다 놓은 겁니다.
◀최한철 경위 / 화성 남양파출소▶
국가에서 허가된 지역, 거기에 가서 이제 수렵을 하겠죠. 그것은 뭐 저희들이 일일이 다 따져 물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2580은 전문 수렵인의 도움을 받아 사냥용 엽총의 위력을 실험해봤습니다.
단단한 철판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뒤 20미터 거리에서 엽총을 발사했습니다.
철판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구멍이 뚫렸고 그 주위로 수십발의 산탄 흔적이 나타났습니다.
실탄은 비교적 화력이 약한 경기용을 썼는데도 돼지고기는 살점이 뜯겨나갔고 단호박이나 사과 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만철 / 수렵인참여연대 지사장▶
이것도 수렵을 한다면 비둘기 사냥, 그 정도 할 때에는 이게 좋아요. 멧돼지 정도 하려면 가까이에 가서 바로 옆구리 대고 쏘기 전에는 절대 안 되는 탄입니다.
공기총의 위력은 어떨까.
일렬로 세워놓은 두개의 맥주캔은 5mm 공기총 탄알에 관통돼 모두 찢겨졌습니다.
어른 손마디 2개 정도 두께의 돼지고기는 그대로 관통했고, 양은 냄비 역시 앞부분과 뒷부분에 나란히 구멍이 뚫렸습니다.
◀이만철 / 수렵인참여연대 지사장▶
탄두가 여기 보면 뾰족하죠 앞에가(튀어나온 편이네요?) 뾰족한 건 관통력이 좋고 납작한 건 파괴력이 좋고 그 차이입니다.
민간에 허가된 총기는 모두 16만 3천여정.
이 가운데 3만 7천여정의 엽총은 반드시 경찰서에 보관하고 수렵 허용 기간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11월부터 2월까지로 되어있는 수렵 허용 기간이 끝나 지금은 원칙적으로 엽총을 사용할 수 없지만
유해동물 퇴치 용도로는 수렵기간 외에도 사용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고라니나 민가에 나타나 피해를 주는 멧돼지, 전선에 집을 짓다 정전을 일으키는 까치 등을 잡기 위해 총기 사용을 풀어주는 겁니다.
이렇게 풀린 유해동물 퇴치용 엽총은 최근 3년동안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8천6백여정에 달했습니다.
엽총 네 정 중 한 정은 거의 1년 내내 풀려 있다는 얘깁니다.
◀유대운 의원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감정적으로 총기사고가 많이 나죠. 그런 부분들이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일어날지 전혀 일반 국민들은 안전지대가 없을 수도 있다..
공기총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이 풀려있습니다.
민간에 허가된 공기총은 9만 6천여 정인데, 이 가운데 개인이 보관할 수 있는 탄알 5mm이하의 공기총이 5만 9천여정에 달합니다.
여기에 도난이나 분실 등으로 경찰이 아직 수거하지 못한 총기의 수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00여정이나 됩니다.
◀ 정청래 의원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언제든지 아무런 절차 없이 그냥 꺼내서 범행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습니까? / 당장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는 이 총기 어떻게 회수할 건지..
실탄관리는 어떨까.
총의 실탄은 총포사에서 허가증을 보여주면 400발까지 구입할 수도록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살 수 있는 양이 그렇다는 거여서 마음만 먹으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실탄을 구할 수 있습니다.
◀황인자 의원 / 강신명 경찰청장▶
수렵기간 중에는 계속 살 수 있네요? (네, 1회에 400발까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날 가서 또 2회, 또 400발 구입할 수 있지요?(네, 사실은 그렇습니다.)
100발로 제한돼 있긴 하지만 개인들이 실탄을 직접 사고 파는 것도 허용돼 있습니다.
이 경우 마땅히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한번에 500발 이상 거래가 되기도 하고 위험성 때문에 보유가 금지된 슬러그탄, 일명 '돼지탄'도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OO / 수렵인▶
슬러그 탄 같은 경우에는 유효사거리가 100미터 이상입니다.
그만큼 위험할 뿐더러 거기다 저격용으로 쓸 수도 있다는 거죠.
총기 소지자격을 따는 수렵 면허 시험은 매년 환경부가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고 있어 성인이면 누구나 쉽게 응시할 수 있습니다.
◀총포사 사장 ▶
시험관 저기 어디 서 있고 이렇게 들여다 보고 해도 그거 잡으려고 하지도 않아요. 그거 뭐 70살 먹은 노인네도 오고 그러는데 그거 안 써 갖고 그거 어떻게 맞출 거에요 그것을.
또 총기 소지에 대한 안전교육은 한 시간짜리 동영상 시청이 전부고, 4시간짜리 실습 교육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박복규 사무국장/전국수렵인참여연대▶
한쪽 강당에서는 강사가 교육을 하고 있고, 예를 들어서 1번부터 10번 나오세요 하면 그 사람들은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나가서 옆에 가서 사격장에 가서 실습을 하고 있고..
일인당 최고 50만원에 달하는 수렵장 입장료로 세외 수입을 벌어들이는 지자체와 포획한 동물로 수입을 올리는 일부 수렵인들의 이해가 맞물려 있는 것도 총기사용을 더 강하게 규제하지 못하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김OO / 수렵인▶
고라니 같은 경우는 마리당 많게는 20만원 이 정도에 거래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
오소리 같은 경우에는 워낙 귀하다 보니까 또 민간 처방 의약재로 쓴다고 하니까 뭐 40만원 이 정도에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봐온 적이 많습니다.
경찰은 최근 두 차례 총기 사건을 계기로 총기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수렵기간에는 수렵장 관할 경찰서에서만 총기 입출고를 하도록 하고 실탄 구매도 수렵장 인근에서만
가능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총기 소지 자격을 강화하는 한편, 한번이라도 결격 사유에 해당하면 총기 소지를 영구히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총기에 GPS 장치를 부착하는 방안도 나왔습니다.
수렵인들은 자신들을 예비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박복규 사무국장/전국수렵인참여연대▶
일거수 일투족을 경찰에서 다 관리를 한다면 자유민주국가가 아니죠. 공산국가도 이렇게는 안 해요.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행복추구권을 무시하는 거잖아요.
또, 유해 동물을 잡아내는 수렵인들의 순기능은 왜 간과하느냐고 반박하기도 합니다.
◀ 김철훈 부회장 / 야생생물관리협회▶
포식자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고라니나 멧돼지가 증가하는 것은 아주 불가피한 현상이거든요. 이것을 그럼 누가 관리할 것이냐. 경찰이 할 거예요, 군인이 할 거예요.
결국은 수렵인들이 그걸 솎아줘야만 이게 어떻게 보면 국민을 위한 거라..
며칠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2살배기 어린이가 총기를 갖고 놀다가 잘못 발사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5살도 안 된 어린이가 관련된 총기 사고만 두달 새 6건
총기사고가 자주 일어나면서 총기규제 움직임은 꾸준히 있어왔지만,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무기 휴대의 권리 앞에 번번이 좌절돼 왔습니다.
◀곽대경 교수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서부로, 서부로 가서 개척을 하고 금광을 개발하고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내고 하는 그 미국의 역사적 배경, 그 속에서 총기는 정말 미국의 가족들에게 있어서는 우리 가족을 지키는 굉장히 중요한 필수품이라는 그런 인식이 굉장히 박혀 있거든요.
역사적 배경은 다르지만 총기 소지를 두고 개인의 권리와 공공의 안전이 충돌하는 것은 마찬가지 현상입니다.
총기를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면 총기가 범죄로 이어지는 고리를 차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총기는 수단일 뿐 일단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마음먹고나면 총기 관리 강화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이웅혁 교수 / 건국대 경찰학과▶
총기 대신 예를 들면 다른 흉기 칼을 사용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제폭탄을 사용할 수도 있고 따라서 근본 사회의 문제라든가 가정 기능의 문제가 사실은 범죄의 가장 큰 근본 원인이었다라고 하는 지적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보입니다.
지난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 피습사건에서 보듯
누군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총이든 칼이든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기는 우리 주변 곳곳에 존재합니다.
총기청정국가로 여겨왔던 우리나라에서 잇따라 발생한 2건의 총기살해 사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기만의 정의를 찾으려 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전에 예방할 총기관리 강화와 함께 극단적 선택의 이면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원칙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총기 소지가 허용되지 않는 줄로만 알고 있던 시민들은 당혹스럽습니다.
수렵면허증이 있고, 경찰서에 보관만 하면 누구나 총기 구매, 소지가 가능하다는데, 공공의 안전을 위해 총기 소지는 제한되야 할까요?
개인의 취미생활과 농작물에 위해를 주는 유해동물을 막기 위해 허용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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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아침 9시 반.
경기도 화성시의 한 주택에서여러발의 총성이 울렸습니다.
75살 전 모씨가 86살 친형과 형수에게 엽총을 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까지 총을 쏜 겁니다.
◀유가족▶
아 살려줘 살려줘..삼촌 좀 찾아주라 어떻게 사냐 어떻게 살아..
총에 맞은 세 사람이 숨졌고 씨도 엽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보다 이틀전인 25일 아침.
세종시에서도 엽총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쉰 살 강 모씨가 동거녀의 오빠와 아버지, 현 동거남에게 잇따라 엽총을 발사했습니다.
◀유가족▶
이런 꼴이 어디 있어 이런 꼴이..
3명을 살해하고 인근 강가로 도주한 강 씨 역시 엽총을 스스로에게 쏴 목숨을 끊었습니다.
불과 이틀 사이 잇따라 발생한 총기사건으로 주민들은 충격과 불안에 빠졌습니다.
◀주민▶
그 사람이 만약에 돌아다니면서 아무나 그렇게 했다고 하면 그건 더더군다나 무서운 일 아닌가요? 그렇죠?
◀추소영 / 주민▶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요즘에는 잘 모르니까. 그런 것도 좀 무섭고. 어디 다니기가 진짜 좀 꺼려지긴 해요. 애들도 그렇고..
총기 청정국가라고 자부했던 우리나라에서 이틀 사이 총기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8명이 숨졌습니다.
피의자들은 총기 사용 허가가 있었고, 경찰서에 보관된 총기를 찾아가는 과정도 규정과 절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행되고 있는 규정과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화성 사건의 피의자 전 씨가 파출소에서 엽총을 찾아간 건 아침 8시 23분.
전 씨는 10여분 뒤 형 집에 도착해 형수와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목격자▶
8시 한 30분경부터 바깥에서 할머니하고 할아버지가 계속 말다툼을 하시더라구요.
집 앞에서 한 시간 가까이 말다툼을 한 전 씨는 차에서 엽총을 꺼내 형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목격자▶
집 안으로 들어가실 때 총기를 드는 걸 제가 봤죠 (들어간 지 얼마나 되어서 총소리가 났어요?) 들어간 지 불과 1,2분 밖에 안 걸렸어요.
자살한 전 씨의 차 안에서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6장 분량이었습니다.
이 범행이 사전에 준비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웅혁 교수 / 건국대 경찰학과▶
"내가 생각할 때는 공정치 않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나는 분명히 응징을 해야 하고 처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자살까지도 감수를 하겠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
세종시 사건의 피의자 강 씨도 아침 6시 반에 지구대에서 총을 찾은 뒤 곧바로 범행 장소로 향했습니다.
8시 10분쯤 출근하려고 차에 탄 내연녀의 오빠에게 엽총을 쏘고 곧이어 내연녀의 아버지와 동거남에게 차례로 총을 쐈습니다.
하지만 강 씨는 내연녀 오빠의 아들이나 내연녀의 어머니 등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사람들에겐 총을 쏘지 않았습니다.
◀이자하 서장 / 세종경찰서▶
같이 아침 식사를 했죠, 부부가 같이. 그런데 범인이 아버지, 김 모씨만 살해를 한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특정인만 지목해서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이들 두 사람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 수렵 허가 구역과도 거리가 있었습니다.
화성 사건의 전 씨는 강원도 원주가 수렵 허가 구역이었고, 세종 사건의 강 씨는 충청북도 제천, 단양이 수렵 구역이었습니다.
수렵 시간 외에는 어느 경찰서에나 총기를 맡길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악용해 미리 범행지역에 총을 가져다 놓은 겁니다.
◀최한철 경위 / 화성 남양파출소▶
국가에서 허가된 지역, 거기에 가서 이제 수렵을 하겠죠. 그것은 뭐 저희들이 일일이 다 따져 물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2580은 전문 수렵인의 도움을 받아 사냥용 엽총의 위력을 실험해봤습니다.
단단한 철판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뒤 20미터 거리에서 엽총을 발사했습니다.
철판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구멍이 뚫렸고 그 주위로 수십발의 산탄 흔적이 나타났습니다.
실탄은 비교적 화력이 약한 경기용을 썼는데도 돼지고기는 살점이 뜯겨나갔고 단호박이나 사과 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만철 / 수렵인참여연대 지사장▶
이것도 수렵을 한다면 비둘기 사냥, 그 정도 할 때에는 이게 좋아요. 멧돼지 정도 하려면 가까이에 가서 바로 옆구리 대고 쏘기 전에는 절대 안 되는 탄입니다.
공기총의 위력은 어떨까.
일렬로 세워놓은 두개의 맥주캔은 5mm 공기총 탄알에 관통돼 모두 찢겨졌습니다.
어른 손마디 2개 정도 두께의 돼지고기는 그대로 관통했고, 양은 냄비 역시 앞부분과 뒷부분에 나란히 구멍이 뚫렸습니다.
◀이만철 / 수렵인참여연대 지사장▶
탄두가 여기 보면 뾰족하죠 앞에가(튀어나온 편이네요?) 뾰족한 건 관통력이 좋고 납작한 건 파괴력이 좋고 그 차이입니다.
민간에 허가된 총기는 모두 16만 3천여정.
이 가운데 3만 7천여정의 엽총은 반드시 경찰서에 보관하고 수렵 허용 기간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11월부터 2월까지로 되어있는 수렵 허용 기간이 끝나 지금은 원칙적으로 엽총을 사용할 수 없지만
유해동물 퇴치 용도로는 수렵기간 외에도 사용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고라니나 민가에 나타나 피해를 주는 멧돼지, 전선에 집을 짓다 정전을 일으키는 까치 등을 잡기 위해 총기 사용을 풀어주는 겁니다.
이렇게 풀린 유해동물 퇴치용 엽총은 최근 3년동안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8천6백여정에 달했습니다.
엽총 네 정 중 한 정은 거의 1년 내내 풀려 있다는 얘깁니다.
◀유대운 의원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감정적으로 총기사고가 많이 나죠. 그런 부분들이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일어날지 전혀 일반 국민들은 안전지대가 없을 수도 있다..
공기총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이 풀려있습니다.
민간에 허가된 공기총은 9만 6천여 정인데, 이 가운데 개인이 보관할 수 있는 탄알 5mm이하의 공기총이 5만 9천여정에 달합니다.
여기에 도난이나 분실 등으로 경찰이 아직 수거하지 못한 총기의 수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00여정이나 됩니다.
◀ 정청래 의원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언제든지 아무런 절차 없이 그냥 꺼내서 범행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습니까? / 당장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는 이 총기 어떻게 회수할 건지..
실탄관리는 어떨까.
총의 실탄은 총포사에서 허가증을 보여주면 400발까지 구입할 수도록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살 수 있는 양이 그렇다는 거여서 마음만 먹으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실탄을 구할 수 있습니다.
◀황인자 의원 / 강신명 경찰청장▶
수렵기간 중에는 계속 살 수 있네요? (네, 1회에 400발까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날 가서 또 2회, 또 400발 구입할 수 있지요?(네, 사실은 그렇습니다.)
100발로 제한돼 있긴 하지만 개인들이 실탄을 직접 사고 파는 것도 허용돼 있습니다.
이 경우 마땅히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한번에 500발 이상 거래가 되기도 하고 위험성 때문에 보유가 금지된 슬러그탄, 일명 '돼지탄'도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OO / 수렵인▶
슬러그 탄 같은 경우에는 유효사거리가 100미터 이상입니다.
그만큼 위험할 뿐더러 거기다 저격용으로 쓸 수도 있다는 거죠.
총기 소지자격을 따는 수렵 면허 시험은 매년 환경부가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고 있어 성인이면 누구나 쉽게 응시할 수 있습니다.
◀총포사 사장 ▶
시험관 저기 어디 서 있고 이렇게 들여다 보고 해도 그거 잡으려고 하지도 않아요. 그거 뭐 70살 먹은 노인네도 오고 그러는데 그거 안 써 갖고 그거 어떻게 맞출 거에요 그것을.
또 총기 소지에 대한 안전교육은 한 시간짜리 동영상 시청이 전부고, 4시간짜리 실습 교육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박복규 사무국장/전국수렵인참여연대▶
한쪽 강당에서는 강사가 교육을 하고 있고, 예를 들어서 1번부터 10번 나오세요 하면 그 사람들은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나가서 옆에 가서 사격장에 가서 실습을 하고 있고..
일인당 최고 50만원에 달하는 수렵장 입장료로 세외 수입을 벌어들이는 지자체와 포획한 동물로 수입을 올리는 일부 수렵인들의 이해가 맞물려 있는 것도 총기사용을 더 강하게 규제하지 못하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김OO / 수렵인▶
고라니 같은 경우는 마리당 많게는 20만원 이 정도에 거래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
오소리 같은 경우에는 워낙 귀하다 보니까 또 민간 처방 의약재로 쓴다고 하니까 뭐 40만원 이 정도에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봐온 적이 많습니다.
경찰은 최근 두 차례 총기 사건을 계기로 총기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수렵기간에는 수렵장 관할 경찰서에서만 총기 입출고를 하도록 하고 실탄 구매도 수렵장 인근에서만
가능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총기 소지 자격을 강화하는 한편, 한번이라도 결격 사유에 해당하면 총기 소지를 영구히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총기에 GPS 장치를 부착하는 방안도 나왔습니다.
수렵인들은 자신들을 예비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박복규 사무국장/전국수렵인참여연대▶
일거수 일투족을 경찰에서 다 관리를 한다면 자유민주국가가 아니죠. 공산국가도 이렇게는 안 해요.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행복추구권을 무시하는 거잖아요.
또, 유해 동물을 잡아내는 수렵인들의 순기능은 왜 간과하느냐고 반박하기도 합니다.
◀ 김철훈 부회장 / 야생생물관리협회▶
포식자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고라니나 멧돼지가 증가하는 것은 아주 불가피한 현상이거든요. 이것을 그럼 누가 관리할 것이냐. 경찰이 할 거예요, 군인이 할 거예요.
결국은 수렵인들이 그걸 솎아줘야만 이게 어떻게 보면 국민을 위한 거라..
며칠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2살배기 어린이가 총기를 갖고 놀다가 잘못 발사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5살도 안 된 어린이가 관련된 총기 사고만 두달 새 6건
총기사고가 자주 일어나면서 총기규제 움직임은 꾸준히 있어왔지만,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무기 휴대의 권리 앞에 번번이 좌절돼 왔습니다.
◀곽대경 교수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서부로, 서부로 가서 개척을 하고 금광을 개발하고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내고 하는 그 미국의 역사적 배경, 그 속에서 총기는 정말 미국의 가족들에게 있어서는 우리 가족을 지키는 굉장히 중요한 필수품이라는 그런 인식이 굉장히 박혀 있거든요.
역사적 배경은 다르지만 총기 소지를 두고 개인의 권리와 공공의 안전이 충돌하는 것은 마찬가지 현상입니다.
총기를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면 총기가 범죄로 이어지는 고리를 차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총기는 수단일 뿐 일단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마음먹고나면 총기 관리 강화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이웅혁 교수 / 건국대 경찰학과▶
총기 대신 예를 들면 다른 흉기 칼을 사용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제폭탄을 사용할 수도 있고 따라서 근본 사회의 문제라든가 가정 기능의 문제가 사실은 범죄의 가장 큰 근본 원인이었다라고 하는 지적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보입니다.
지난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 피습사건에서 보듯
누군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총이든 칼이든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기는 우리 주변 곳곳에 존재합니다.
총기청정국가로 여겨왔던 우리나라에서 잇따라 발생한 2건의 총기살해 사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기만의 정의를 찾으려 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전에 예방할 총기관리 강화와 함께 극단적 선택의 이면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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