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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38회 Full] 일본 초계기의 위협, 그 날의 진실은?
[스트레이트 38회 Full] 일본 초계기의 위협, 그 날의 진실은?
입력
2019-02-18 11:34
|
수정 2019-02-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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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경 / yangyang@mbc.co.kr
곽동건 / kwak@mbc.co.kr
◀ STUDIO 1▶
◀ 김의성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의성입니다.
◀ 주진우▶ 안녕하세요. 주진우입니다.
◀ 김의성▶ 2주 뒤면 삼일절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 국가의 국경일 중에서 가장 소중하게 그 뜻을 기려야 할 그런 국경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진우▶ 올해는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큽니다.
◀ 김의성▶ 네, 그런데 세월은 100년이 흘렀는데 한일 간에는 여전히 매년 같은 이야기를,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고 있지 않나. 하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 주진우▶ 남북은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 기류가 돌고 있는데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 김의성▶ 네, 오늘 저희가 준비한 이야기는 최근의 한일갈등, 과연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 그리고 일본이 이 갈등을 부추기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양윤경, 곽동건 기자. 자리하셨습니다.
◀ 곽동건▶ 네, 근래에 큰 사건 두 가지가 연속적으로 있었잖아요. 먼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그리고 초계기 논란도 있었죠. 이 두 가지 큰 사건을 통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제대로 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주진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일 군사 당국 간에 정보를 교환한다고 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갑자기 군사적인 충돌. 특별히 일본이 한국을 공격하려는 듯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 김의성▶ 초계기 논란. 일본에서 한 발 빼면서 논란은 끝난 듯이 보이는데요. 이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 좀 알고 싶습니다.
◀ 양윤경▶ 네, 사실 한국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과 일본의 시각은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그날 먼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아는 게 먼저일 것 같은데요. 스트레이트가 단독으로 입수한 해경 촬영영상, 그리고 국방부 문건을 토대로 초계기가 촬영한 13분7초의 진실을 재구성해봤습니다.
◀ END ▶
◀ VCR 1 ▶
광개토대왕함이 화면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 일본 P-1 초계기는 배의 왼쪽 뒷부분을 지나려는 참입니다.
이 장면 직전까지 초계기의 움직임은 어땠을까.
초계기는 정확히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날아왔습니다.
머리를 배의 왼쪽 옆구리로 향한 채 날아오다 배 뒷쪽 약 500미터 지점을 지나갔습니다.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500미터 먼 것 같죠"(안 먼 것 같아요)"절대 안 멀어요. 특히 배 위에 함교라는 곳에 서 있죠, 앞에서 날아오면요, 500미터는 1초면 확 지나가 버려요"
매우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했다는 사실은
초계기 내부 경보음으로도 확인됩니다.
(초계기 내부 기계음)
"트래픽, 트래픽"
◀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21세기 군사연구소▶
"지금 트래픽이라고 들리시죠"(다시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트래픽, 트래픽//"트래픽이라고 나오죠. 저 트래픽이 울렸다는 거는 이제 항공기가 저 선박에 굉장히 근접했다, 라는 거를 의미를 하고요. 수분 이내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라는 걸 경보를 해주는 겁니다"
광개토대왕함의 시각에서 다시 바라봤습니다.
전투용 초계기가,
교신도 시도하지 않고, 고도를 낮추며,
배를 향해 날아오는 상황.
◀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21세기 군사연구소 ▶
"완전히 지금 선박의 정측면이 열려 있는 상태잖아요. 면적이 여기서 이렇게 넓어지잖아요. 굉장히 취약한 상황에 노출이 돼 있는 상황이 되는 거죠. 크로스해서 지금 지나가는 행위 자체가 사실은 되게 위험한 행위라고 볼 수 있죠. 공격 모의로 볼 수 있으니까요. "
공격 모의, 즉 공격상황을 가정했을 때의 비행과 유사한 움직임이라는 것.
공격 모의 비행은
초계기의 다음 접근에서 더 분명해집니다.
멀어지는 듯했던 초계기는 방향을 바꿔
다시 함정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배 뒷쪽, 즉 함미를 향해 계속 진행합니다.
(초계기 내부 기계음)
"트래픽, 트래픽"
또다시 너무 가깝다는 초계기 내부 경보음이 울리지만, 근접 비행을 계속하면서 배 오른쪽을 500미터 거리로 스쳐 지나갑니다.
처음엔 옆에서 날아들던 초계기가,
여전히 교신 시도도 없이, 이번엔 고도를 더 낮춰, 뒷쪽에서 날아오는 상황.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함미에는 데크가 있다고 해서 뭐가 없냐면 무기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배를 공격할 때는 함미 쪽으로 들어가요. 들어가면서 이렇게 공격하고 이렇게 빠졌다가 8자를 그리면서 들어오고/ 공중으로 돌면서 다시 공중으로 올렸다가 다시 들어가고. 이게 소위 말하는 정말 해서는 안 되는 8자 기동 어택이에요"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국방부 내부자료입니다.
'일측의 저공 위협비행 행태'라는 제목으로
일본 초계기 궤적을 분석했습니다.
부적절한 움직임을 보인 지점들이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먼저 일본 초계기가 함선을 향해 날아왔으며, 광개토대왕함 바로 위를 통과하는 듯한 방향을 유지했다..
다시 말해 함정 위를 가로지를 것처럼
진행을 계속했다는 말입니다.
더 아찔한 건 그 다음 대목입니다.
함선 근처에서 '공격모의 비행'을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비행기가 배 뒷쪽으로 강하하면서 '공대함 유도탄 모의발사'와 유사한 궤적을 유지했다고 돼 있습니다.
함선에 미사일을 쏠 때를 가정했을 때의
비행 행태를 보였다는 겁니다.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저 봐요. 지금 들어오는 함미 쪽으로 들어가고 있잖아. 함미 쪽으로 들어가고 있잖아요. 이게 또 고도가 그대로 유지돼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뒤쪽으로 들어가는 거죠"
<스트레이트>가 김현권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해경 함정 삼봉호의 촬영 영상입니다.
당시 북한 어선 구조를 위해 출동해 있던
삼봉호는 배안의 cctv와 해경이 착용한 카메라 2개 등 총 3대의 카메라에 초계기가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들 속 초계기를 보면
광개토대왕함 위로 고도를 현저히 낮춰 비행하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일본측은 광개토대왕함이
조난 선박을 구조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 초계기 승무원▶
"좌현에 고무보트 2척, 그 사이에 어선 같은 배 1척을 확인했다"
조난 구조를 하는 배 주위를
공격연습을 할 때나 보일 법한
비행 궤적을 그리며 최소 13분 7초를 맴돌았다는 말.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함정에게 다가와서 저렇게 근접 비행을 하고/ 훼방질하고 있는 거잖아요 사실./ 비신사적이죠. 아주 못된 행동이고 반인륜적인 행동을 한 거예요, 사실은"
이런 비신사적인 비행까지 감행한
초계기 승무원들의 용건은 무엇이었을까.
◀ 초계기 승무원▶
"지금부터 ...촬영을 실시한다"
"이대로 선회해서 광개토대왕함의 우현을 촬영한다"
"다음, 광개토대왕함 선미에서 우현 쪽 촬영에 들어간다"
"왼쪽 상승 선회, 다음 전경을 촬영하겠다"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상당 부분 집요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뭔가 증거를 확보하고, 그것을 나중에 활용하기 위한 뭔가 철저히 준비돼 있고 훈련돼 있는 이른 과정이 눈에 보인다는 거예요"
구조에 바쁜 배의 사방을
공중에서 꼼꼼히 촬영하고 있는 겁니다.
촬영을 마친 초계기는 이후
레이더를 조사당했다며 광개토대왕함에
최초로 교신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마치 보고 읽는 것처럼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고 똑같은 문장을 6번 반복합니다.
"우리는 광개토대왕함 사격 레이더를 조사당했다/ 우리는 광개토대왕함 사격 레이더를 조사당했다“
◀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21세기 군사연구소 ▶
"호출을 했으면 통신 감도가 어떤지를 체크를 일단 해야될 거 아녜요"(여보세요 하면 상대방이)"'여보세요'가 나와야 되잖아요. 절차도 없고 그냥 일방적으로/ 네가 듣든 말든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본인들이 항의했다, 라는 사실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게 아닌가"
◀ 초계기 승무원▶
"기록됐습니다"
공격모의 비행, 광개토대왕함 360도 촬영,
그리고 레이더를 맞았다는 6번의 독백을 마치고 현장을 떠난 일본측은,
다음날 한국 정부에 왜 레이더를 조준했냐며 공식 항의했습니다.
◀ END ▶
◀ STUDIO2▶
◀ 김의성▶ 말로만 듣다가 정말 영상을 통해서 초계기의 궤적을 보니까 섬뜩한 느낌이 듭니다. 마치 영화에서, 진주만 같은 영화에서 함선을 폭격하는 그런 비행기의 느낌.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는데요.
◀ 곽동건▶ 이렇게 배랑 비행기 모형을 가지고 설명하면 당시 상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광개토대왕함이 이렇게 있을 때 이쪽이 앞쪽이고 이쪽이 배의 뒤쪽인 거죠. 초계기가 처음에는 배 측면을 향해서 접근을 합니다. 고도를 낮추면서 배 뒷부분을 이렇게 스쳐 지나가죠, 사실상. 그리고 멀리 떠나가는 듯 하다가 다시 팔자로 해서 다시 돌아오는 거죠.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게 고도를 점점 낮추면서. 그러니까 초계기 머리가 배 뒤쪽을 향하면서 접근을 합니다. 그리고 옆으로 지나가게 되는 거죠.
◀ 김의성▶ 집요하게 배 함미 쪽을 목표로 해서 비행을 하네요.
◀ 곽동건▶ 네, 그렇습니다. 그 전문가들 얘기가요. 통상 함선의 앞쪽에 무기가 모여 있고 뒷부분은 굉장히 공격이 취약한 지역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초계기, 전투기가 비행기가 함선의 뒤쪽으로 다가오면서 이렇게 하강하면 굉장한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비행 방식이다. 그러니까 그걸 모의공격비행이라고 이야기하는 거죠.
◀ 주진우▶ 공격당한다. 이렇게 느끼기 충분합니다.
◀ 곽동건▶ 네, 그리고 실제로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에도 보면요. 자위대가 관례적으로 피하고 있는 비행형태라고 해서, 함선 근방에 방금 설명 드린 것 같은 모의공격비행을 실제로 들고 있기도 합니다.
◀ 주진우▶ 그러니까 이 비행 자체가 문제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잖아요.
◀ 양윤경▶ 일본 방위성도 공격모의비행을 해서는 안 되는 비행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스스로. 그렇지만 이번에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했던 비행이 그 공격모의비행이 아니었다. 라는 말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어떻게 변명을 하고 있느냐면 당시 초계기가 폭탄 창문을 닫고 있었기 때문에 미사일을 발사할 의도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승조원 영상 속 승조원 대화를 보면 평화롭고 일상적 대화가 있었지, 미사일 발사나 공격에 대한 대사는 없었지 않느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김의성 ▶ 폭탄 창을 닫고 있었는지 자기들끼리 평화로운 대화를 나눴는지 우리가 어떻게 압니까, 그 상황에서.
◀ 곽동건▶ 네, 뭐 이를 테면 제가 이렇게 총을 겨누어서 상대방이 무섭다고 하니까 봐, 나 조종간 안전인데 쏠 의도 없었잖아. 이렇게 얘기하는 거랑 마찬가지인 거죠.
◀ 주진우▶ 수류탄을 확 던졌어요. 근데 안전 핀 안 뺐잖아. 이거하고 뭐가 다릅니까.
◀ 김의성▶ 사실 일본 자위대는요. 군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국군이 아니라 전쟁을 할 수 없는 조직이죠. 자기 나라를 지키는 그런 군사적 기구인데요. 확실히 이 사건을 보면 그 이상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 양윤경▶ 저희가 취재를 하다 보니까 자위대는 이름뿐이고 사실은 이미 군사적 보통 국가로서의 준비는 끝난 게 아니냐, 라는 의문을 계속 갖게 됐습니다.
◀ 주진우▶ 일본에서는 보통 국가, 보통 국가. 합니다. 그런데 말장난이에요. 사실은 전쟁 가능 국가로 탈바꿈하고 싶어 하는 겁니다.
◀ 양윤경 ▶ 실제 일본의 전쟁 수행능력은 저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이미 물리적 준비는 끝났다. 라고 보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럼 일본 자위대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육해공 자위대는 이미 스스로를 군대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 END ▶
◀ VCR 2 ▶
섬나라인 일본은 처음부터 전력을 바다에 집중시켰습니다.
이미 수면 위아래는 고성능 무기들로 둘러싸여 있는 상태.
미사일 탐지부터 추적, 공격 명령까지 가능해 '신의 방패'라고 불리는 이지스함은
우리나라의 2배인 6대를 갖고 있습니다.
◀ 김경민 교수/ 한양대학교 외교정치학과▶
"가장 강력한 구축함이 이지스함인데 제일 많이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 그 다음에 두 번째로 전 세계에서 많이 갖고 있는 나라가 일본, 일본입니다. 일본이라는 것을 몰라요. 왜,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숨죽이면서 키워왔기 때문에"
특히 구축함인 '이즈모'를
항공모함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공격형 무기로 간다는 노골적인 선언입니다.
◀양욱 선임연구위원 / 한국국방안보포럼▶
"이미 항공모함은 만들어 놨어요. 얘들이 딱 하나만 안 했어요. 뭐냐 하면 항모 위에 (전투기 이착륙을 위한) 갑판 처리하는 거./ 공격적인 무기체제로 인식되고 항모 보유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하고 소극적이었는데/ 그러한 제한이 깨졌다,라고 하는 것은 일본도 전력 자체가/ 힘을 실현하고 이런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바닷속엔
한번 물에 들어가면 1달을 버티고
세계에서 가장 조용해 핵잠수함도 위협한다는 재래식 잠수함 6대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공중은 어떨까.
◀ 김경민 교수/ 한양대학교 외교정치학과▶
"전투기 군단. 지금 우리가 이제 F-35(A)를 들여오게 돼있고. 그거 스텔스전투기 아닙니까. 일본은 150여대 가지게 돼 있으니까. 우리가 지금 60대 갖고 있는 F-15, 이것도 일본이 200대 갖고 있어요"
자위대는 허울일 뿐
최신식 무기를 대량으로 사들일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자체개발도 수십 년 간 계속해왔습니다.
광개토대왕함 주위를 맴돌며 갈등을 빚은 초계기 P-1은, 엔진까지 모두 일본이 만듭니다.
◀ 김경민 교수/ 한양대학교 외교정치학과▶
"(한국과의 갈등으로) 얼마나 전 세계적으로 일본의 대잠 초계기, 새로 나온 P-1이 전파를 탔습니까. 전 세계가 일본의 대잠 초계기 P-1 홍보 효과를 그렇게까지 얻을 수는 없으리라고 봐요“
그런데, 지난해 12월의 갈등을 이용해
일본이 전 세계에 알 건 이 초계기의 존재 뿐이었을까.
◀초계기 승무원▶
"THIS IS JAPAN NAVY, THIS IS JAPAN NAVY"
'여기는 일본 해군이다.'
자위대가 아닌 군대를 의미합니다.
전쟁범죄의 대가로 별칭 '평화헌법'에서
전쟁과 함께 육군, 해군, 공군을 포기한 일본.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를 착착 갖춰나가는 걸 넘어, 이미 스스로를 국군으로 부르고 있는 겁니다.
◀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Japan Navy(일본 해군)라는 단어 자체가 이날 처음 나왔다?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들 안에서는 통용되는 말일 수 있겠네요) “이미 상당 부분 일본 내부적으로는 자신들을 스스로 정상적인 군으로서 인식하고 있다는 점으로 우리가 받아들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을 향해
'해군'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자위대 뒤엔
전 세계에 이 발언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아베 정권이 있습니다.
◀ 호사카 유지 교수 / 세종대학교 ▶
"영상 있으면 공개해라,라고 공개 영상 공개 명령을 내린 게 아베 총리인 거예요. 거기에 대해서 방위청 장관은 처음은 그런 것은 전혀 할 생각이 없었는데 위에서의 명령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그것(영상 공개)을 할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 양욱 선임연구위원 / 한국국방안보포럼▶
"군사적 보통국가 소위 예를 들어 전쟁이라고 하는 것을 상대방이 걸어왔을 때 전쟁을 기꺼이 할 수 있는 국가가 되겠다, 라는 그러한 기조들 같은 것들이 좀 나타나기 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어떤 정치적 어젠다로 만들고 어떤 정치적 지위 기반으로 만을어 나가는 것이 아베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 END ▶
◀ STUDIO 3 ▶
◀김의성▶
단순한 시빗거리로만 생각했는데 일본이 왜 이렇게 자신들의 도발한 영상을 공개하고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지 좀 알 것 같습니다.
◀양윤경▶
네, 일본은 보시는 것처럼 군사력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인데요. 최근 현대전은 정보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본은 정보전의 핵심인 위성을 이미 몇 대나 갖고 있고 더 띄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죠. 그렇게 되면 더 촘촘하게 들여다 볼 수 있고 동북아 전반의 정보력이 확 비약적으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주진우▶
이제 남은 것은 헌법 한줄 고치는 것밖에 없네요. 아베 총리가 올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선거를 압승해서 그 이후에 개헌으로 가겠다는 게 올 최대 정치적 목표입니다.
◀곽동건▶
네, 특히 이번 초계기 사태의 시작과 끝을 한번 쭉 따라가 보면 아베 총리가 얼마나 용의주도한가. 좀 감탄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이번 논란이 전체적으로 아베 총리의 손 위에 있었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 END ▶
◀ VCR 3 ▶
초계기에서 촬영한 영상을
전격 공개하라는 아베 총리의 지시 이후
거의 모든 일본 언론이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초계기 논란과 관련한 세밀한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일본 방송▶
"이 멤버로 수색을 같이 합니까? 요약하자면 일본 영해에 들어온 거잖아요.
이 이후에 레이더를 쏜 거잖아요. 수색이 끝나고 레이더를 쐈다는 말이잖아요"
분명 공해상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마치 일본 영해를
한국 해군이 침범했다는 듯한 언급.
그러면서도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위협한 것에 대해선
'논점 이탈'이라며 손쉽게 비난합니다.
◀일본 방송▶
"(한국 해군이) 레이더를 쏘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한국 측은) 자위대가 저공비행을 했다고 논점을 바꿔치기했습니다"
레이더를 맞았다는 쪽은 있는데
쐈다는 쪽은 없는 상황.
결국 진실을 가릴 수 있는 방법은
맞았다는 측에서 증거를 제시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되레 일본 측은
우리 쪽에 레이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요구하는 주파수 정보는
우리 해군의 핵심적인 비밀 중 하나.
전투기에 대한
함선의 마지막 방어 수단인
대공 사격의 열쇠나 마찬가지로,
우리쪽 주파수를 알면
유사시에 손쉽게 레이더를 교란해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절대 제공할 수 없는 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겁니다.
양국의 주장이 평행선을 한참 달리던
1월 14일, 싱가포르에서는
한일 양국 실무자들의 협의가 열렸습니다.
일본 측이 당시 초계기 비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나오자
우리 군 관계자는
"한국 군용기가 일본 함정에 그 정도까지
근접 비행해도 앞으로 항의하지 않을 것이냐"
고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일본 측은
"항의하지 않겠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우리 측이
"그렇다면 그 내용을 언론과 국제사회에
알리겠다"고 하자
곧바로 "공식적인 답변은 아니었다"며
대답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이더 진실공방으로 시작된 논란이
위협비행, 나아가 공격모의 비행 문제로
확대되자 일본 측이 발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이 성명을 내고
"앞으로 더 이상 한국과 실무 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겁니다.
그러면서도
당시 레이더를 조사당했다는 증거로
'레이더 탐지음'이라는 걸 공개했습니다.
사실상 일본이 마지막으로 꺼낸 증거,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 21세기군사연구소▶
"어떤 특징들이 보일만한 뭔가가 이것을 이렇게 펼쳐놓고 보면 뭐 하나라도 나와야 하는데 그런 거조차 안 나왔어요.
분석할 의미가 사실은 없는 상태까지 변환을 해버린 거예요"
아무 의미도 없는 레이터 탐지음 공개 이틀 뒤,
이번엔 이어도 서남쪽 공해상에서
일본 자위대 P-3 초계기가
대조영함에 근접 비행을 감행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지난번과 비슷한 위협적인 8자 비행.
우리 군은 또다시
레이더에 찍힌 초계기 고도, 거리까지
공개하며 강력히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똑같았습니다.
◀이와야 다케시 / 일본 방위상▶
"데이터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한국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일본 초계기의 공격모의 비행으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1월 28일,
아베 총리는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이와 함께 일본 내에서도
초계기 갈등 관련 보도는 급격히 사라졌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 / 세종대학교▶
"아무래도 지금 보수 정권이기 때문에, 아베 정권이기 때문에요. 그쪽에 가깝게 보도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언론들이 많죠.
그래서 뭐라고 할까. ‘일본 정부가 모두 옳다, 한국이 대단히 나쁘다’ 이러한 상당히 문제가 있는 보도 자세가 있었고"
초계기 영상을 공개하라고 지시해
논란을 시작한 것도 아베 총리,
이로 인해 지지율 상승의
효과를 누린 것도 아베 총리
상황이 점차 불리해지자
먼저 빠저나간 것 역시
아베 총리의 의도대로였던 셈입니다.
◀ END ▶
◀ STUDIO 4 ▶
◀김의성▶
네, 정말 아베 총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얻을 건 다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번 일본 취재에서 현장에서 체감되는 분위기가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면서요.
◀양윤경▶
네, 취재 도중에 만났던 재일교포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었는데요. 한국 언론을 볼 때랑 일본 언론을 볼 때랑 이 사건을 다루는 양이, 그리고 질적으로 너무 달랐다는 겁니다. 아침에 일본 방송을 틀면 이 이야기로 시작해서 밤까지 라이브로 쭉 해서 거의 하루 종일 방송을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고 마치 예전에 북한이 일본 쪽으로 미사일 쐈을 때나 봤던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고 합니다.
◀주진우▶
일본 정권은 그간 어려움에 빠졌을 때마다 북한을 이용해서 그 어려움에서 빠져나오곤 했습니다. 북한의 납북자 문제라든지, 납치 문제, 그리고 군사 도발 문제까지도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했었는데요. 그런데 그 이용 대상이 우방인 우리나라로 바뀌었다는 게 문제점이 큽니다.
◀곽동건▶
그리고 제가 취재하다가 또 하나 깜짝 놀랐던 건요. 일본 현지에, 그러니까 우리나라 신문들이 일본어판을 내는 신문들이 몇 군데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게 예상하시다시피 1등 신문 조선일보인데요. 그 조선일보를 읽어본 일본인들이 아, 한국 쪽 여론, 그리고 한국 쪽 입장, 한국 시각도 우리랑 크게 다르지 않구나. 이렇게 느끼는 경우도 상당히 있었다는 겁니다.
◀김의성▶
아니, 조선일보 일본판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실렸길래 그렇게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겁니까?
◀주진우▶
그래서 제가 조선일보 일본어판 제가 프린트 해왔습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는 한국 지식인이 최악의 한일관계에 대해서 평가한 내용인데요. 이런 대목이 있어요. ‘1차적 책임은 한국정부의 교조적이고 무책임한 외교 행태에 있다.’
◀김의성▶
한국 지식인이 이렇게 말했다. 이거죠?
◀주진우▶
그렇죠. 한국에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뜻이겠죠. 6번째로 많이 읽은 기사는 ‘일본 정부는 두 번이나 공식사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끈질기게 얘기하는 것은 종북좌파가 국민감정을 부추기고 늘어지는 것이다. 종북좌파들은 배일선동행위를 함으로써 얻는 정치적 이점이 아주 많다.’ 이런 대목을 기사라고 써놨습니다.
◀양윤경▶
조선일보 일본어판.
◀주진우▶
네. 2018년 11월에는 이런 기사를 만들기도 했어요. 미쓰비시 중공업 배상판결에 대한 한국 독자의 코멘트를 기사로 만들었는데요. 기사의 대목이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한일협정으로 마무리된 것을 또 돈타령이냐. 한국 정부가 받았으니 한국 정부한테 달라고 해야 옳지. 그러니까 조센징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것을 기사로 만들어놨습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이었습니다.
◀김의성▶
아니, 물론 인터넷에 이런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있죠.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악플들을 끌어다 모아서 일본어판에다가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라고 기사를 낸다는 거. 이거는 정말 좀,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주진우▶
조선일보 일본어판이었습니다.
◀김의성▶
그런데 국내에서도 이번 이 초계기 사태를 두고 실제로 우리 보수 언론들은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는 그런 기사를 쏟아내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양윤경▶
네, 그렇습니다. 중앙일보에서는 ‘한일 초계기 갈등이 우리가 예전에 일본 배가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려고 했을 때 그걸 막았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비롯된 일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또 ‘우리 국방장관이 일본 초계기가 위협비행 할 경우 강력 대응하라고 지시한 건 위험했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일보가. 그리고 조선일보에서는, ‘북한 도발이 아닌 일본과의 갈등에 국방장관이 작전 지침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라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을 상대할 것이지, 왜 일본을 상대하고 있습니까. 국방부장관이. 이런 뜻이죠.
◀주진우▶
‘군이 앞장선 한일 감정싸움이라고 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몰고 가면서 한국 국방부장관을 계속 질타합니다. 이게 어느 나라 언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선일보였습니다.
◀김의성▶
이거는 뭐 마이니치, 산케이 신문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신문 조선일보인데
◀주진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어요.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가 이 논란이 촉발됐을 때 우리 정부가 반일 감정을 부추기면서 외교적 무능을 덮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의성▶
네, 자위대 창설 기념식에 참석하시는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바로 그분이죠?
◀곽동건▶
네, 그리고 그 초계기 사건처럼 일본의 기본적인 태도는 자기를 피해자, 그리고 상대방을 마치 떼쟁이. 이렇게 몰아가는 전략을 자주 사용하는데요. 이거는 이번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일본이 자주 사용했던 전략이고 사실은 이 전략 때문에 우리가 과거사 문제로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는 겁니다.
◀ END ▶
◀ VCR 4 ▶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있는
전쟁 박물관인 유슈관.
1882년 개관한 이곳 앞에는
전쟁에 동원된 군견과 군마, 비둘기까지
추모하는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양수 통역사▶
"진짜 짐승들은 위령하는데 식민지 사람들은 대만 사람, 조선 사람 데리고 가서 죽였던 그런 위로는 하나도 없어요. 생각도 없어요. 인간 취급, 아니 짐승 이하라는 거예요"
전시관에서 매일 여섯번씩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은 '우리는 잊지 않는다'
미국의 원폭 공격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일본이 벌인 전쟁에 대한 미화로
가득차 있습니다.
◀영화 내레이션▶
"조선의 독립을 둘러싸고 우리나라(일본)와 청나라가 대립. 이 전쟁의 결과 조선에 독립의 길이 열려 우리나라(일본)의 국제적 지위가 향상했습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는 열강의 식민지 지배에 위협받고 있었던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한반도에 마음대로 군대를 들여와
남의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전쟁을 황당한 논리로 미화하고 있는 겁니다.
일본을 전쟁의 피해자로 인식하고,
전범들의 책임마저 부정하는 이 영화.
◀영화 내레이션▶
"이른바 B급, C급 전범으로 불리는 분들입니다. 전쟁에 졌다는 사실만으로 저지른 적도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많은 젊은 장병들. 반세기를 지난 지금 그들의 원한은 풀어졌을까요?"
그런데 이런 야스쿠니에는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터에 끌려가 숨진
조선인들도 함께 합사돼 있습니다.
그 숫자만 2만 1천여 명.
류수예 씨의 아버지 역시
그 중 한 명입니다.
◀류수예 / 야스쿠니 무단 합사 피해 유족▶
"내가 태어나기 하루 전날. 그러니까 1945년 1월 20일에 (아버지가) 강제징용에 끌려간 거야.
가서 궁금하니까 편지를 보낸 거지 우리 어머니한테 ‘아기는 잘 낳았냐? 아들이 보고 싶은데. 보고 싶다. 며칠만 내가 늦게 왔어도 우리 아들을 보고 왔을 건데’"
아버지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돌아오지 않았고,
류 씨는 아버지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90년대가 돼서야
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일본 해군에서 작성한
아버지의 신상조사표.
'야스쿠니 신사 합사 수속 완료'
'합사 완료'라는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류수예 / 야스쿠니 무단 합사 피해 유족▶
"태평양전쟁 일으킨 주범들이 거기에 다 있다 이거야. 그러면 그 사람들 숭배하기 위해서 있는 거 아니야. 그럼 우리 아버지도 같이 거기서 숭배를 받으란 말이야? 아니잖아"
결국 일부 유족들은 2007년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 취소 소송을 냈지만 결과는 패소.
야스쿠니 신사측은
피해자들 이름을 지우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번 합사되면 신이 되고,
신들은 한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누군가만 따로 분리해낼 수 없다는
희한한 논리입니다.
◀즈시 미노루 / 야스쿠니 반대 공동행동 도쿄 사무국장▶
"야스쿠니 신사에서도 말하는데 예를 들어 여기 있는 커피에 새로운 커피를 부으면 새로운 커피가 어딘지 모르지 않냐고.
이처럼 새로운 신이 들어오면 같은 연기 안에 섞이니까 어디가 새로운 신인지 모르지 않냐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다.
유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또 다시
합사 취소 소송을 제기해
지금도 일본을 오가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희자 / 야스쿠니 무단 합사 피해 유족▶
"본 당사자들이 죽기 바라고 세월이 흐르고 자기네들이 이렇게 끊임없이 자기네들 주장만 하다 보면 이쪽에서 지쳐서 포기하기 바라고.
아버지의 자식으로서 활동하면서 ‘일본하고의 싸움은 포기는 없다’예요. 포기하면 그 포기하는 날부터 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 END ▶
◀ STUDIO 5 ▶
◀김의성▶
예, 일본 정부에서 반성 없는 태도, 정말 화가 치밉니다. 그런데 아베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반성이나 변화는커녕 점점 더 안 좋은 쪽으로 우경화 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요.
◀주진우▶
아베 총리가 올해 역사상 일본에서 가장 오랫동안 집권하는 총리가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아베 총리가 총리 자격으로 참배한 곳이 있습니다. 아주 의미심장합니다. 중요합니다.
◀김의성▶
아, 그 야스쿠니 신사 말고 또 다른 곳인가요?
◀주진우▶
아니고요. 바로 요시다 쇼인의 묘소였습니다. 요시다 쇼인은 정한론. 그러니까 한국을 정벌해야 된다는 정한론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김의성▶
소위 일본 군국주의 세력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 묘소를 총리의 신분으로 참배한다는 것. 이건 좀 문제가 있는 행동 아닙니까?
◀주진우▶
아베 총리는 일본이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일본 제국 시대로 회귀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베 총리가 올해 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올해는 헌법 개정과 함께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에 도전하는 1년을 만들겠다.’
◀곽동건▶
네, 그리고 일본 취재 중에요. 혐한 서적이라는 거를 실제로 제가 보게 됐는데 말로만 듣던 혐한 서적 제목들을 직접 눈으로 봤을 때 충격은 정말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 END ▶
◀ VCR 5 ▶
도쿄 도심에 위치한 40년 전통의 유명 서점.
서가 한켠에 '혐한류'라는 도서 분류가
눈에 띕니다.
◀이양수 통역사▶
"안녕 스스로 무너지는 한국이여
초 혐한론. 재일교포가 아주 무서운 일본 지배를 하고 있는 실태
한국 파산. 이렇게 반일 국가는 삼성도 현대자동차도 건방지니까 자멸한다
한국은 소멸하는 길에 있다. 북한에 넘어갈 거다
싸움 한바탕해보자. 야스쿠니, 종군위안부, 독도. 논쟁하면 저놈들 대답도 못한다, 반발도 못한다
한반도라는 재앙. 바보 한국 이론
더 이상 그 나라하고 사귀겠습니까, 교류하겠습니까?
한국은 거짓말쟁이고 법치도 없고 있는 것은 증오. 일본을 미워하는 것밖에 없다. 이 나라는 전혀 쓸 데 없다"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든 책 제목들.
◀일본 서점 점원▶
(많이 팔리는지?)
"그렇게까지 막 나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계속 그냥?)
"확실히 그런 분도 계시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아요"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고. 내용 보면 공감하시나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 안 해요"
이렇게 혐한 서적이 팔려나가는 사이
한국에서는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다른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승소 소식이
잇따랐습니다.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사죄와 배상을 14년 동안 기다려왔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기뻤던 것도 잠시,
◀이춘식(99세) / 강제징용 피해자▶
(작년 10월 30일에 판결 났잖아요. 그때 판결 났을 때 어떠셨어요? 아, 이제 곧 해결이 된다 싶으셨어요?)
"반갑고 기분도 좋고 이제 완전히 판결문이 나왔으니까 시원스럽게 판결 났으니까 기다리고 있는 거야 이제. 그런데 너무 기다려. 너무 기다리고 끝을 안 주니까 답답해"
전범기업들은 석 달이 넘게 지난 지금도
대법원 판결을 전혀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측
입장은 무엇인지 물어봐야 했습니다.
두 전범기업은 마치 한몸처럼
같은 건물을 쓰고 있었습니다.
기업 담당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신일철주금 관계자▶
(한국 대법원에서 피해자들한테 배상금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왜 거기에 따르지 않고 있습니까?)
"10월 31일에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는데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일한 청구권협정에 관한 일본 정부의 견해 및 일본의 확정 판결에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써져 있습니다"
(그런데 신일철주금 기업행동규범 8조에 보면 각국 지역의 법률을 준수한다는 규범이 있는데 이거 지키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답변은 같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일한 청구권협정에 관한 일본 정부의 견해 및 일본의 확정 판결에 반하는 것으로..."
미쓰비시 중공업 역시 마찬가지.
◀☎ 미쓰비시중공업 관계자▶
(민사소송인데 일본 정부와 협의해서 일본 정부 측에 따른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데 왜 그렇게 하는 건지?)
"저희들의 방침이 국가와 연계하면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전범기업 모두
일본정부와 함께 대응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이들이 따른다는
일본 정부의 현재 입장은 뭘까.
한국 대법원 판결 직후 아베 총리는
강도 높게 우리 대법원을 비난한 바 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이번 판결은 국제법에 비춰봐도 있을 수 없는 판단입니다. 일본 정부로서는 의연하게 대응하겠습니다"
고노 다로 외무상 역시 지난해 11월 6일
"폭거,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는
폭언을 쏟아냈습니다.
역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끝난 이야기"라는
겁니다.
마치 협정을 통해
피해자들의 권리, 그러니까 청구권이
이미 모두 사라졌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과연 그럴까.
스트레이트 팀은 이번 취재에서
일본이 자국 내에서
한국인의 청구권을 없애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65년 한일협정 체결 직후,
일본에선 144호 법률이라는
매우 특이한 법이 하나 제정됐습니다.
그 골자는 '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일본 내에서 한국인의 개인 청구권을
완전히 소멸시킨다'는 것.
한국인의 권리만을 없애겠다는
원포인트 입법입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 / 세종대학교▶
"그것은 국제법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본의 민법으로 만든 거예요"
(일본은 국제법으로는 안 될 거 같으니까 국내법을 하나 더 만들어서 이거를 막아놓은?)
"네, 막아놓은 거예요"
그런데 일본은
정작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개인 청구권을 주장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연합국에 당한 자국민 피해에 대해선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해온 겁니다.
지난 91년 일본 외무성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된 것은 아니"라고
의외의 공언을 했습니다.
일본 자국민들의 청구권을
계속 주장해온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 등 전쟁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본격적으로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면서
일본 정부 입장은 또 180도 달라집니다.
"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따라
한국인들의 청구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되었으니
일본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2000년부터 내놓은 겁니다.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꾼 뒤
일본 법원도 이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007년 일본의 대법원이라고 할 수 있는
최고재판소는 이런 판결을 내놓습니다.
"피해자들의 청구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권리는
이미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재성 변호사▶
"논리적 모순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청구권은 존재한다고 얘기를 해놓고서 소권이 소멸됐다고 한다는 것. 사실 법률적인 근거는 뚜렷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권리는 있지만,
그 권리를 주장할 순 없다는 해괴한 논리
일본 최고재판소의 이런 논리에 따라
피해자들이 일본에서 소송할 수 있는 길은
완전히 가로막혀버렸습니다.
◀ END ▶
◀ STUDIO 6▶
◀ 김의성▶ 일본정부 정말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너무나 쉽게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꿔 버리네요.
◀ 곽동건▶ 네. 그제죠. 지난 15일에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과 변호인들이 전범기업 본사를 찾아가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세 번째로 면담을 요구했는데 이번에도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담당 변호인들은 현장에서 이렇게 반문을 하더라고요. 만약 당신네 회사가 한국에서 벌이는 소송에서 승소했더라도 이렇게 판결을 비웃었겠느냐. 라는 거죠.
◀ 주진우▶ 승소했으면 바로 따랐겠죠. 승소하면 따르고, 패배하면 불복한다. 이것이 일본이 우리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 김의성 ▶ 네, 혐한 서적들, 정말 직접 저렇게 제목들을 보니까 더 충격적이었는데요. 혐한 정서 뿌리가 깊고, 혐한 서적 코너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편 조금 더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면, 독일의 베를린 같은 곳에 시내 한복판에 유태인을 혐오하는 서적들만 모아놓은 코너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이 가해국이 피해국을 혐오하는 시위를 하고 책을 낸다니. 얼마나 뻔뻔한 일입니까.
◀ 양윤경▶ 또 한편으로는 정 반대 상황에서의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름 아니라 일본의 양심 있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니까, 정말 그분들한테는 자신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한국의, 자신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피해자를 위해서 오로지 양심을 따라서 10년, 20년 동안 계속해서 활동을 해온 그런 분들을 만났을 때, 또 다른 의미의 충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곽동건 ▶ 네, 그리고 실제로 이 강제징용 소송이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요. 어느 일본인이 도쿄의 한, 헌 책방에서 장부 같은 걸 발견했는데 그게 알고 보니까 그 일본 기업의 강제징용에 동원되고 돈을 받지 못한 한국인들 명단이었던 겁니다. 그걸 찾아냈기 때문에 사실은 이 일이 시작이 될 수 있었던 거거든요.
◀ 양윤경 ▶ 네, 강제로 끌려가서 일은 해놓고 돈은 받지 못했던 한국인의 명단을 본 한 일본인이 그 한국 사람들의 주소로 한명씩, 한명씩 편지를 보내면서 이 진실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던 건데요. 즉, 강제징용을 둘러싼 진실의 불씨가 역설적으로 일본에서 시작됐었던 겁니다.
◀ END ▶
◀ VCR 6 ▶
전쟁에 쓰일 물을 조달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강제동원해 만든 사가미댐.
물어물어 위령비를 찾은 취재진은
비석 옆에 홀로 선 초로의 신사와
마주쳤습니다.
◀ 가와세 히데오/ 일본 시민▶
(여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이 댐을 만들 때 일본인만이 아니라 조선, 중국 사람들이 강제 연행을 되거나 해서 희생이 되셔서 그 주변을 좀..(보려고)"
화요일 오전 인적 드문 조용한 마을의 차도 옆.
누군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던 취재진은
일본인이 홀로 강제징용의 현장을 찾아왔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계기는 우연히 알게 된 외가 마을의 역사였습니다.
◀ 가와세 히데오/ 일본 시민 ▶
"저의 어머니가 건너편에 있는 미야가세라는 곳에 살고 계셨는데, 미야가세의 산마루를 조선에서 연행된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그 사람들이 산마루의 도로를 만드는 공사에 종사했었어요. 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위령비 글 읽는 기자▶
"포로로서 동원된 중국인과 당시 식민지였던 조선 반도에서 동원된 분 등 연 3백 수십만 명이 종사하였습니다..
성함을 새겨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가와세 씨에게 일본 정부는
과거도 약속도 잊은 것처럼 보입니다.
◀ 가와세 히데오/ 일본 시민▶
"공격해 오면 그 때 (자위대로) 지킬 거라고 정부가 말했어요. 하지만 공격을 안 해도 군대를 해외에 보낼 것 같은 조짐이 다양한 방면에서 보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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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Y N ▶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매주 금요일 1월부터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범기업 신일철주금과 미츠비시 앞,
때로는 외무성 앞에서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금요행동'
(전단지 나눠주며)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확성기 소리▶
"급료는 반드시 손가방이랑 같이 전해줄 테니까..그렇게 말한 채로 전후 73년 동안 미츠비시 중공업은 1000엔의 급료도 주지 않았습니다"
한국 피해자들을 위해,
자기 나라 일본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고 눈총 받는 일에 삶의 일부를 내놓았습니다.
◀ 타카하시 마코토/ 일본 시민▶
"아침 6시 20분 나고야에서 출발하는 히카리호를 타고 오고, 집에서는 5시 반 조금 넘어서 나와요"
◀ 야스하라/ 일본 시민▶
(활동을 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처음에는 위안부 문제로 시작했으니까, 거의 20년 이상 된 것 같네요“
◀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 조선인강제노동피해자보상입법을위한일한공동행동 ▶
"강제동원된 한 사람 한 사람의 피해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은 생각하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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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되니 모른 척할 수 없었다..
모두가 "그 때문이었다, 그 뿐이었다"고 말합니다.
전범기업 후지코시가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배상하라는 2심 판결이 나온 지난달 30일,
김옥순 할머니 곁에 자그마한 몸집의 나카가와 씨가 서있습니다.
그냥 양심이 시키는대로 살다 보니
20대의 아가씨가 이제 50대가 됐습니다.
◀ 나카가와 미유키 ▶
"(후지코시가 면회를 거부해서) 할머니들이 울면서 주저앉아 있는 영상을 TV에서 봤어요.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그 후부터 재판을 방청하러 가기 시작했고.."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일이 부끄러워 그림자처럼 묵묵히,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피해자 옆을 지켜온 일본 시민들은 거꾸로
지켜보는 이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 나카가와 미유키▶
"일본 정부가 '모집에 응한' 징용 노동자라고 말하면서,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분노를 억제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책임입니다. 할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마지막 승리까지 노력하고 싶습니다"
◀ END ▶
곽동건 / kwak@mbc.co.kr
◀ STUDIO 1▶
◀ 김의성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의성입니다.
◀ 주진우▶ 안녕하세요. 주진우입니다.
◀ 김의성▶ 2주 뒤면 삼일절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 국가의 국경일 중에서 가장 소중하게 그 뜻을 기려야 할 그런 국경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진우▶ 올해는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큽니다.
◀ 김의성▶ 네, 그런데 세월은 100년이 흘렀는데 한일 간에는 여전히 매년 같은 이야기를,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고 있지 않나. 하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 주진우▶ 남북은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 기류가 돌고 있는데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 김의성▶ 네, 오늘 저희가 준비한 이야기는 최근의 한일갈등, 과연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 그리고 일본이 이 갈등을 부추기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양윤경, 곽동건 기자. 자리하셨습니다.
◀ 곽동건▶ 네, 근래에 큰 사건 두 가지가 연속적으로 있었잖아요. 먼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그리고 초계기 논란도 있었죠. 이 두 가지 큰 사건을 통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제대로 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주진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일 군사 당국 간에 정보를 교환한다고 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갑자기 군사적인 충돌. 특별히 일본이 한국을 공격하려는 듯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 김의성▶ 초계기 논란. 일본에서 한 발 빼면서 논란은 끝난 듯이 보이는데요. 이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 좀 알고 싶습니다.
◀ 양윤경▶ 네, 사실 한국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과 일본의 시각은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그날 먼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아는 게 먼저일 것 같은데요. 스트레이트가 단독으로 입수한 해경 촬영영상, 그리고 국방부 문건을 토대로 초계기가 촬영한 13분7초의 진실을 재구성해봤습니다.
◀ END ▶
◀ VCR 1 ▶
광개토대왕함이 화면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 일본 P-1 초계기는 배의 왼쪽 뒷부분을 지나려는 참입니다.
이 장면 직전까지 초계기의 움직임은 어땠을까.
초계기는 정확히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날아왔습니다.
머리를 배의 왼쪽 옆구리로 향한 채 날아오다 배 뒷쪽 약 500미터 지점을 지나갔습니다.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500미터 먼 것 같죠"(안 먼 것 같아요)"절대 안 멀어요. 특히 배 위에 함교라는 곳에 서 있죠, 앞에서 날아오면요, 500미터는 1초면 확 지나가 버려요"
매우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했다는 사실은
초계기 내부 경보음으로도 확인됩니다.
(초계기 내부 기계음)
"트래픽, 트래픽"
◀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21세기 군사연구소▶
"지금 트래픽이라고 들리시죠"(다시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트래픽, 트래픽//"트래픽이라고 나오죠. 저 트래픽이 울렸다는 거는 이제 항공기가 저 선박에 굉장히 근접했다, 라는 거를 의미를 하고요. 수분 이내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라는 걸 경보를 해주는 겁니다"
광개토대왕함의 시각에서 다시 바라봤습니다.
전투용 초계기가,
교신도 시도하지 않고, 고도를 낮추며,
배를 향해 날아오는 상황.
◀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21세기 군사연구소 ▶
"완전히 지금 선박의 정측면이 열려 있는 상태잖아요. 면적이 여기서 이렇게 넓어지잖아요. 굉장히 취약한 상황에 노출이 돼 있는 상황이 되는 거죠. 크로스해서 지금 지나가는 행위 자체가 사실은 되게 위험한 행위라고 볼 수 있죠. 공격 모의로 볼 수 있으니까요. "
공격 모의, 즉 공격상황을 가정했을 때의 비행과 유사한 움직임이라는 것.
공격 모의 비행은
초계기의 다음 접근에서 더 분명해집니다.
멀어지는 듯했던 초계기는 방향을 바꿔
다시 함정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배 뒷쪽, 즉 함미를 향해 계속 진행합니다.
(초계기 내부 기계음)
"트래픽, 트래픽"
또다시 너무 가깝다는 초계기 내부 경보음이 울리지만, 근접 비행을 계속하면서 배 오른쪽을 500미터 거리로 스쳐 지나갑니다.
처음엔 옆에서 날아들던 초계기가,
여전히 교신 시도도 없이, 이번엔 고도를 더 낮춰, 뒷쪽에서 날아오는 상황.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함미에는 데크가 있다고 해서 뭐가 없냐면 무기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배를 공격할 때는 함미 쪽으로 들어가요. 들어가면서 이렇게 공격하고 이렇게 빠졌다가 8자를 그리면서 들어오고/ 공중으로 돌면서 다시 공중으로 올렸다가 다시 들어가고. 이게 소위 말하는 정말 해서는 안 되는 8자 기동 어택이에요"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국방부 내부자료입니다.
'일측의 저공 위협비행 행태'라는 제목으로
일본 초계기 궤적을 분석했습니다.
부적절한 움직임을 보인 지점들이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먼저 일본 초계기가 함선을 향해 날아왔으며, 광개토대왕함 바로 위를 통과하는 듯한 방향을 유지했다..
다시 말해 함정 위를 가로지를 것처럼
진행을 계속했다는 말입니다.
더 아찔한 건 그 다음 대목입니다.
함선 근처에서 '공격모의 비행'을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비행기가 배 뒷쪽으로 강하하면서 '공대함 유도탄 모의발사'와 유사한 궤적을 유지했다고 돼 있습니다.
함선에 미사일을 쏠 때를 가정했을 때의
비행 행태를 보였다는 겁니다.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저 봐요. 지금 들어오는 함미 쪽으로 들어가고 있잖아. 함미 쪽으로 들어가고 있잖아요. 이게 또 고도가 그대로 유지돼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뒤쪽으로 들어가는 거죠"
<스트레이트>가 김현권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해경 함정 삼봉호의 촬영 영상입니다.
당시 북한 어선 구조를 위해 출동해 있던
삼봉호는 배안의 cctv와 해경이 착용한 카메라 2개 등 총 3대의 카메라에 초계기가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들 속 초계기를 보면
광개토대왕함 위로 고도를 현저히 낮춰 비행하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일본측은 광개토대왕함이
조난 선박을 구조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 초계기 승무원▶
"좌현에 고무보트 2척, 그 사이에 어선 같은 배 1척을 확인했다"
조난 구조를 하는 배 주위를
공격연습을 할 때나 보일 법한
비행 궤적을 그리며 최소 13분 7초를 맴돌았다는 말.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함정에게 다가와서 저렇게 근접 비행을 하고/ 훼방질하고 있는 거잖아요 사실./ 비신사적이죠. 아주 못된 행동이고 반인륜적인 행동을 한 거예요, 사실은"
이런 비신사적인 비행까지 감행한
초계기 승무원들의 용건은 무엇이었을까.
◀ 초계기 승무원▶
"지금부터 ...촬영을 실시한다"
"이대로 선회해서 광개토대왕함의 우현을 촬영한다"
"다음, 광개토대왕함 선미에서 우현 쪽 촬영에 들어간다"
"왼쪽 상승 선회, 다음 전경을 촬영하겠다"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상당 부분 집요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뭔가 증거를 확보하고, 그것을 나중에 활용하기 위한 뭔가 철저히 준비돼 있고 훈련돼 있는 이른 과정이 눈에 보인다는 거예요"
구조에 바쁜 배의 사방을
공중에서 꼼꼼히 촬영하고 있는 겁니다.
촬영을 마친 초계기는 이후
레이더를 조사당했다며 광개토대왕함에
최초로 교신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마치 보고 읽는 것처럼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고 똑같은 문장을 6번 반복합니다.
"우리는 광개토대왕함 사격 레이더를 조사당했다/ 우리는 광개토대왕함 사격 레이더를 조사당했다“
◀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21세기 군사연구소 ▶
"호출을 했으면 통신 감도가 어떤지를 체크를 일단 해야될 거 아녜요"(여보세요 하면 상대방이)"'여보세요'가 나와야 되잖아요. 절차도 없고 그냥 일방적으로/ 네가 듣든 말든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본인들이 항의했다, 라는 사실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게 아닌가"
◀ 초계기 승무원▶
"기록됐습니다"
공격모의 비행, 광개토대왕함 360도 촬영,
그리고 레이더를 맞았다는 6번의 독백을 마치고 현장을 떠난 일본측은,
다음날 한국 정부에 왜 레이더를 조준했냐며 공식 항의했습니다.
◀ END ▶
◀ STUDIO2▶
◀ 김의성▶ 말로만 듣다가 정말 영상을 통해서 초계기의 궤적을 보니까 섬뜩한 느낌이 듭니다. 마치 영화에서, 진주만 같은 영화에서 함선을 폭격하는 그런 비행기의 느낌.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는데요.
◀ 곽동건▶ 이렇게 배랑 비행기 모형을 가지고 설명하면 당시 상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광개토대왕함이 이렇게 있을 때 이쪽이 앞쪽이고 이쪽이 배의 뒤쪽인 거죠. 초계기가 처음에는 배 측면을 향해서 접근을 합니다. 고도를 낮추면서 배 뒷부분을 이렇게 스쳐 지나가죠, 사실상. 그리고 멀리 떠나가는 듯 하다가 다시 팔자로 해서 다시 돌아오는 거죠.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게 고도를 점점 낮추면서. 그러니까 초계기 머리가 배 뒤쪽을 향하면서 접근을 합니다. 그리고 옆으로 지나가게 되는 거죠.
◀ 김의성▶ 집요하게 배 함미 쪽을 목표로 해서 비행을 하네요.
◀ 곽동건▶ 네, 그렇습니다. 그 전문가들 얘기가요. 통상 함선의 앞쪽에 무기가 모여 있고 뒷부분은 굉장히 공격이 취약한 지역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초계기, 전투기가 비행기가 함선의 뒤쪽으로 다가오면서 이렇게 하강하면 굉장한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비행 방식이다. 그러니까 그걸 모의공격비행이라고 이야기하는 거죠.
◀ 주진우▶ 공격당한다. 이렇게 느끼기 충분합니다.
◀ 곽동건▶ 네, 그리고 실제로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에도 보면요. 자위대가 관례적으로 피하고 있는 비행형태라고 해서, 함선 근방에 방금 설명 드린 것 같은 모의공격비행을 실제로 들고 있기도 합니다.
◀ 주진우▶ 그러니까 이 비행 자체가 문제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잖아요.
◀ 양윤경▶ 일본 방위성도 공격모의비행을 해서는 안 되는 비행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스스로. 그렇지만 이번에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했던 비행이 그 공격모의비행이 아니었다. 라는 말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어떻게 변명을 하고 있느냐면 당시 초계기가 폭탄 창문을 닫고 있었기 때문에 미사일을 발사할 의도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승조원 영상 속 승조원 대화를 보면 평화롭고 일상적 대화가 있었지, 미사일 발사나 공격에 대한 대사는 없었지 않느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김의성 ▶ 폭탄 창을 닫고 있었는지 자기들끼리 평화로운 대화를 나눴는지 우리가 어떻게 압니까, 그 상황에서.
◀ 곽동건▶ 네, 뭐 이를 테면 제가 이렇게 총을 겨누어서 상대방이 무섭다고 하니까 봐, 나 조종간 안전인데 쏠 의도 없었잖아. 이렇게 얘기하는 거랑 마찬가지인 거죠.
◀ 주진우▶ 수류탄을 확 던졌어요. 근데 안전 핀 안 뺐잖아. 이거하고 뭐가 다릅니까.
◀ 김의성▶ 사실 일본 자위대는요. 군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국군이 아니라 전쟁을 할 수 없는 조직이죠. 자기 나라를 지키는 그런 군사적 기구인데요. 확실히 이 사건을 보면 그 이상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 양윤경▶ 저희가 취재를 하다 보니까 자위대는 이름뿐이고 사실은 이미 군사적 보통 국가로서의 준비는 끝난 게 아니냐, 라는 의문을 계속 갖게 됐습니다.
◀ 주진우▶ 일본에서는 보통 국가, 보통 국가. 합니다. 그런데 말장난이에요. 사실은 전쟁 가능 국가로 탈바꿈하고 싶어 하는 겁니다.
◀ 양윤경 ▶ 실제 일본의 전쟁 수행능력은 저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이미 물리적 준비는 끝났다. 라고 보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럼 일본 자위대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육해공 자위대는 이미 스스로를 군대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 END ▶
◀ VCR 2 ▶
섬나라인 일본은 처음부터 전력을 바다에 집중시켰습니다.
이미 수면 위아래는 고성능 무기들로 둘러싸여 있는 상태.
미사일 탐지부터 추적, 공격 명령까지 가능해 '신의 방패'라고 불리는 이지스함은
우리나라의 2배인 6대를 갖고 있습니다.
◀ 김경민 교수/ 한양대학교 외교정치학과▶
"가장 강력한 구축함이 이지스함인데 제일 많이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 그 다음에 두 번째로 전 세계에서 많이 갖고 있는 나라가 일본, 일본입니다. 일본이라는 것을 몰라요. 왜,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숨죽이면서 키워왔기 때문에"
특히 구축함인 '이즈모'를
항공모함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공격형 무기로 간다는 노골적인 선언입니다.
◀양욱 선임연구위원 / 한국국방안보포럼▶
"이미 항공모함은 만들어 놨어요. 얘들이 딱 하나만 안 했어요. 뭐냐 하면 항모 위에 (전투기 이착륙을 위한) 갑판 처리하는 거./ 공격적인 무기체제로 인식되고 항모 보유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하고 소극적이었는데/ 그러한 제한이 깨졌다,라고 하는 것은 일본도 전력 자체가/ 힘을 실현하고 이런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바닷속엔
한번 물에 들어가면 1달을 버티고
세계에서 가장 조용해 핵잠수함도 위협한다는 재래식 잠수함 6대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공중은 어떨까.
◀ 김경민 교수/ 한양대학교 외교정치학과▶
"전투기 군단. 지금 우리가 이제 F-35(A)를 들여오게 돼있고. 그거 스텔스전투기 아닙니까. 일본은 150여대 가지게 돼 있으니까. 우리가 지금 60대 갖고 있는 F-15, 이것도 일본이 200대 갖고 있어요"
자위대는 허울일 뿐
최신식 무기를 대량으로 사들일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자체개발도 수십 년 간 계속해왔습니다.
광개토대왕함 주위를 맴돌며 갈등을 빚은 초계기 P-1은, 엔진까지 모두 일본이 만듭니다.
◀ 김경민 교수/ 한양대학교 외교정치학과▶
"(한국과의 갈등으로) 얼마나 전 세계적으로 일본의 대잠 초계기, 새로 나온 P-1이 전파를 탔습니까. 전 세계가 일본의 대잠 초계기 P-1 홍보 효과를 그렇게까지 얻을 수는 없으리라고 봐요“
그런데, 지난해 12월의 갈등을 이용해
일본이 전 세계에 알 건 이 초계기의 존재 뿐이었을까.
◀초계기 승무원▶
"THIS IS JAPAN NAVY, THIS IS JAPAN NAVY"
'여기는 일본 해군이다.'
자위대가 아닌 군대를 의미합니다.
전쟁범죄의 대가로 별칭 '평화헌법'에서
전쟁과 함께 육군, 해군, 공군을 포기한 일본.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를 착착 갖춰나가는 걸 넘어, 이미 스스로를 국군으로 부르고 있는 겁니다.
◀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Japan Navy(일본 해군)라는 단어 자체가 이날 처음 나왔다?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들 안에서는 통용되는 말일 수 있겠네요) “이미 상당 부분 일본 내부적으로는 자신들을 스스로 정상적인 군으로서 인식하고 있다는 점으로 우리가 받아들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을 향해
'해군'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자위대 뒤엔
전 세계에 이 발언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아베 정권이 있습니다.
◀ 호사카 유지 교수 / 세종대학교 ▶
"영상 있으면 공개해라,라고 공개 영상 공개 명령을 내린 게 아베 총리인 거예요. 거기에 대해서 방위청 장관은 처음은 그런 것은 전혀 할 생각이 없었는데 위에서의 명령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그것(영상 공개)을 할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 양욱 선임연구위원 / 한국국방안보포럼▶
"군사적 보통국가 소위 예를 들어 전쟁이라고 하는 것을 상대방이 걸어왔을 때 전쟁을 기꺼이 할 수 있는 국가가 되겠다, 라는 그러한 기조들 같은 것들이 좀 나타나기 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어떤 정치적 어젠다로 만들고 어떤 정치적 지위 기반으로 만을어 나가는 것이 아베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 END ▶
◀ STUDIO 3 ▶
◀김의성▶
단순한 시빗거리로만 생각했는데 일본이 왜 이렇게 자신들의 도발한 영상을 공개하고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지 좀 알 것 같습니다.
◀양윤경▶
네, 일본은 보시는 것처럼 군사력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인데요. 최근 현대전은 정보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본은 정보전의 핵심인 위성을 이미 몇 대나 갖고 있고 더 띄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죠. 그렇게 되면 더 촘촘하게 들여다 볼 수 있고 동북아 전반의 정보력이 확 비약적으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주진우▶
이제 남은 것은 헌법 한줄 고치는 것밖에 없네요. 아베 총리가 올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선거를 압승해서 그 이후에 개헌으로 가겠다는 게 올 최대 정치적 목표입니다.
◀곽동건▶
네, 특히 이번 초계기 사태의 시작과 끝을 한번 쭉 따라가 보면 아베 총리가 얼마나 용의주도한가. 좀 감탄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이번 논란이 전체적으로 아베 총리의 손 위에 있었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 END ▶
◀ VCR 3 ▶
초계기에서 촬영한 영상을
전격 공개하라는 아베 총리의 지시 이후
거의 모든 일본 언론이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초계기 논란과 관련한 세밀한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일본 방송▶
"이 멤버로 수색을 같이 합니까? 요약하자면 일본 영해에 들어온 거잖아요.
이 이후에 레이더를 쏜 거잖아요. 수색이 끝나고 레이더를 쐈다는 말이잖아요"
분명 공해상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마치 일본 영해를
한국 해군이 침범했다는 듯한 언급.
그러면서도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위협한 것에 대해선
'논점 이탈'이라며 손쉽게 비난합니다.
◀일본 방송▶
"(한국 해군이) 레이더를 쏘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한국 측은) 자위대가 저공비행을 했다고 논점을 바꿔치기했습니다"
레이더를 맞았다는 쪽은 있는데
쐈다는 쪽은 없는 상황.
결국 진실을 가릴 수 있는 방법은
맞았다는 측에서 증거를 제시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되레 일본 측은
우리 쪽에 레이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요구하는 주파수 정보는
우리 해군의 핵심적인 비밀 중 하나.
전투기에 대한
함선의 마지막 방어 수단인
대공 사격의 열쇠나 마찬가지로,
우리쪽 주파수를 알면
유사시에 손쉽게 레이더를 교란해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절대 제공할 수 없는 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겁니다.
양국의 주장이 평행선을 한참 달리던
1월 14일, 싱가포르에서는
한일 양국 실무자들의 협의가 열렸습니다.
일본 측이 당시 초계기 비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나오자
우리 군 관계자는
"한국 군용기가 일본 함정에 그 정도까지
근접 비행해도 앞으로 항의하지 않을 것이냐"
고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일본 측은
"항의하지 않겠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우리 측이
"그렇다면 그 내용을 언론과 국제사회에
알리겠다"고 하자
곧바로 "공식적인 답변은 아니었다"며
대답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이더 진실공방으로 시작된 논란이
위협비행, 나아가 공격모의 비행 문제로
확대되자 일본 측이 발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이 성명을 내고
"앞으로 더 이상 한국과 실무 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겁니다.
그러면서도
당시 레이더를 조사당했다는 증거로
'레이더 탐지음'이라는 걸 공개했습니다.
사실상 일본이 마지막으로 꺼낸 증거,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류성엽 전문연구위원 / 21세기군사연구소▶
"어떤 특징들이 보일만한 뭔가가 이것을 이렇게 펼쳐놓고 보면 뭐 하나라도 나와야 하는데 그런 거조차 안 나왔어요.
분석할 의미가 사실은 없는 상태까지 변환을 해버린 거예요"
아무 의미도 없는 레이터 탐지음 공개 이틀 뒤,
이번엔 이어도 서남쪽 공해상에서
일본 자위대 P-3 초계기가
대조영함에 근접 비행을 감행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지난번과 비슷한 위협적인 8자 비행.
우리 군은 또다시
레이더에 찍힌 초계기 고도, 거리까지
공개하며 강력히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똑같았습니다.
◀이와야 다케시 / 일본 방위상▶
"데이터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한국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일본 초계기의 공격모의 비행으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1월 28일,
아베 총리는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이와 함께 일본 내에서도
초계기 갈등 관련 보도는 급격히 사라졌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 / 세종대학교▶
"아무래도 지금 보수 정권이기 때문에, 아베 정권이기 때문에요. 그쪽에 가깝게 보도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언론들이 많죠.
그래서 뭐라고 할까. ‘일본 정부가 모두 옳다, 한국이 대단히 나쁘다’ 이러한 상당히 문제가 있는 보도 자세가 있었고"
초계기 영상을 공개하라고 지시해
논란을 시작한 것도 아베 총리,
이로 인해 지지율 상승의
효과를 누린 것도 아베 총리
상황이 점차 불리해지자
먼저 빠저나간 것 역시
아베 총리의 의도대로였던 셈입니다.
◀ END ▶
◀ STUDIO 4 ▶
◀김의성▶
네, 정말 아베 총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얻을 건 다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번 일본 취재에서 현장에서 체감되는 분위기가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면서요.
◀양윤경▶
네, 취재 도중에 만났던 재일교포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었는데요. 한국 언론을 볼 때랑 일본 언론을 볼 때랑 이 사건을 다루는 양이, 그리고 질적으로 너무 달랐다는 겁니다. 아침에 일본 방송을 틀면 이 이야기로 시작해서 밤까지 라이브로 쭉 해서 거의 하루 종일 방송을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고 마치 예전에 북한이 일본 쪽으로 미사일 쐈을 때나 봤던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고 합니다.
◀주진우▶
일본 정권은 그간 어려움에 빠졌을 때마다 북한을 이용해서 그 어려움에서 빠져나오곤 했습니다. 북한의 납북자 문제라든지, 납치 문제, 그리고 군사 도발 문제까지도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했었는데요. 그런데 그 이용 대상이 우방인 우리나라로 바뀌었다는 게 문제점이 큽니다.
◀곽동건▶
그리고 제가 취재하다가 또 하나 깜짝 놀랐던 건요. 일본 현지에, 그러니까 우리나라 신문들이 일본어판을 내는 신문들이 몇 군데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게 예상하시다시피 1등 신문 조선일보인데요. 그 조선일보를 읽어본 일본인들이 아, 한국 쪽 여론, 그리고 한국 쪽 입장, 한국 시각도 우리랑 크게 다르지 않구나. 이렇게 느끼는 경우도 상당히 있었다는 겁니다.
◀김의성▶
아니, 조선일보 일본판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실렸길래 그렇게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겁니까?
◀주진우▶
그래서 제가 조선일보 일본어판 제가 프린트 해왔습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는 한국 지식인이 최악의 한일관계에 대해서 평가한 내용인데요. 이런 대목이 있어요. ‘1차적 책임은 한국정부의 교조적이고 무책임한 외교 행태에 있다.’
◀김의성▶
한국 지식인이 이렇게 말했다. 이거죠?
◀주진우▶
그렇죠. 한국에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뜻이겠죠. 6번째로 많이 읽은 기사는 ‘일본 정부는 두 번이나 공식사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끈질기게 얘기하는 것은 종북좌파가 국민감정을 부추기고 늘어지는 것이다. 종북좌파들은 배일선동행위를 함으로써 얻는 정치적 이점이 아주 많다.’ 이런 대목을 기사라고 써놨습니다.
◀양윤경▶
조선일보 일본어판.
◀주진우▶
네. 2018년 11월에는 이런 기사를 만들기도 했어요. 미쓰비시 중공업 배상판결에 대한 한국 독자의 코멘트를 기사로 만들었는데요. 기사의 대목이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한일협정으로 마무리된 것을 또 돈타령이냐. 한국 정부가 받았으니 한국 정부한테 달라고 해야 옳지. 그러니까 조센징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것을 기사로 만들어놨습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이었습니다.
◀김의성▶
아니, 물론 인터넷에 이런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있죠.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악플들을 끌어다 모아서 일본어판에다가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라고 기사를 낸다는 거. 이거는 정말 좀,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주진우▶
조선일보 일본어판이었습니다.
◀김의성▶
그런데 국내에서도 이번 이 초계기 사태를 두고 실제로 우리 보수 언론들은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는 그런 기사를 쏟아내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양윤경▶
네, 그렇습니다. 중앙일보에서는 ‘한일 초계기 갈등이 우리가 예전에 일본 배가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려고 했을 때 그걸 막았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비롯된 일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또 ‘우리 국방장관이 일본 초계기가 위협비행 할 경우 강력 대응하라고 지시한 건 위험했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일보가. 그리고 조선일보에서는, ‘북한 도발이 아닌 일본과의 갈등에 국방장관이 작전 지침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라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을 상대할 것이지, 왜 일본을 상대하고 있습니까. 국방부장관이. 이런 뜻이죠.
◀주진우▶
‘군이 앞장선 한일 감정싸움이라고 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몰고 가면서 한국 국방부장관을 계속 질타합니다. 이게 어느 나라 언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선일보였습니다.
◀김의성▶
이거는 뭐 마이니치, 산케이 신문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신문 조선일보인데
◀주진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어요.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가 이 논란이 촉발됐을 때 우리 정부가 반일 감정을 부추기면서 외교적 무능을 덮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의성▶
네, 자위대 창설 기념식에 참석하시는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바로 그분이죠?
◀곽동건▶
네, 그리고 그 초계기 사건처럼 일본의 기본적인 태도는 자기를 피해자, 그리고 상대방을 마치 떼쟁이. 이렇게 몰아가는 전략을 자주 사용하는데요. 이거는 이번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일본이 자주 사용했던 전략이고 사실은 이 전략 때문에 우리가 과거사 문제로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는 겁니다.
◀ END ▶
◀ VCR 4 ▶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있는
전쟁 박물관인 유슈관.
1882년 개관한 이곳 앞에는
전쟁에 동원된 군견과 군마, 비둘기까지
추모하는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양수 통역사▶
"진짜 짐승들은 위령하는데 식민지 사람들은 대만 사람, 조선 사람 데리고 가서 죽였던 그런 위로는 하나도 없어요. 생각도 없어요. 인간 취급, 아니 짐승 이하라는 거예요"
전시관에서 매일 여섯번씩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은 '우리는 잊지 않는다'
미국의 원폭 공격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일본이 벌인 전쟁에 대한 미화로
가득차 있습니다.
◀영화 내레이션▶
"조선의 독립을 둘러싸고 우리나라(일본)와 청나라가 대립. 이 전쟁의 결과 조선에 독립의 길이 열려 우리나라(일본)의 국제적 지위가 향상했습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는 열강의 식민지 지배에 위협받고 있었던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한반도에 마음대로 군대를 들여와
남의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전쟁을 황당한 논리로 미화하고 있는 겁니다.
일본을 전쟁의 피해자로 인식하고,
전범들의 책임마저 부정하는 이 영화.
◀영화 내레이션▶
"이른바 B급, C급 전범으로 불리는 분들입니다. 전쟁에 졌다는 사실만으로 저지른 적도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많은 젊은 장병들. 반세기를 지난 지금 그들의 원한은 풀어졌을까요?"
그런데 이런 야스쿠니에는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터에 끌려가 숨진
조선인들도 함께 합사돼 있습니다.
그 숫자만 2만 1천여 명.
류수예 씨의 아버지 역시
그 중 한 명입니다.
◀류수예 / 야스쿠니 무단 합사 피해 유족▶
"내가 태어나기 하루 전날. 그러니까 1945년 1월 20일에 (아버지가) 강제징용에 끌려간 거야.
가서 궁금하니까 편지를 보낸 거지 우리 어머니한테 ‘아기는 잘 낳았냐? 아들이 보고 싶은데. 보고 싶다. 며칠만 내가 늦게 왔어도 우리 아들을 보고 왔을 건데’"
아버지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돌아오지 않았고,
류 씨는 아버지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90년대가 돼서야
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일본 해군에서 작성한
아버지의 신상조사표.
'야스쿠니 신사 합사 수속 완료'
'합사 완료'라는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류수예 / 야스쿠니 무단 합사 피해 유족▶
"태평양전쟁 일으킨 주범들이 거기에 다 있다 이거야. 그러면 그 사람들 숭배하기 위해서 있는 거 아니야. 그럼 우리 아버지도 같이 거기서 숭배를 받으란 말이야? 아니잖아"
결국 일부 유족들은 2007년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 취소 소송을 냈지만 결과는 패소.
야스쿠니 신사측은
피해자들 이름을 지우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번 합사되면 신이 되고,
신들은 한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누군가만 따로 분리해낼 수 없다는
희한한 논리입니다.
◀즈시 미노루 / 야스쿠니 반대 공동행동 도쿄 사무국장▶
"야스쿠니 신사에서도 말하는데 예를 들어 여기 있는 커피에 새로운 커피를 부으면 새로운 커피가 어딘지 모르지 않냐고.
이처럼 새로운 신이 들어오면 같은 연기 안에 섞이니까 어디가 새로운 신인지 모르지 않냐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다.
유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또 다시
합사 취소 소송을 제기해
지금도 일본을 오가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희자 / 야스쿠니 무단 합사 피해 유족▶
"본 당사자들이 죽기 바라고 세월이 흐르고 자기네들이 이렇게 끊임없이 자기네들 주장만 하다 보면 이쪽에서 지쳐서 포기하기 바라고.
아버지의 자식으로서 활동하면서 ‘일본하고의 싸움은 포기는 없다’예요. 포기하면 그 포기하는 날부터 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 END ▶
◀ STUDIO 5 ▶
◀김의성▶
예, 일본 정부에서 반성 없는 태도, 정말 화가 치밉니다. 그런데 아베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반성이나 변화는커녕 점점 더 안 좋은 쪽으로 우경화 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요.
◀주진우▶
아베 총리가 올해 역사상 일본에서 가장 오랫동안 집권하는 총리가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아베 총리가 총리 자격으로 참배한 곳이 있습니다. 아주 의미심장합니다. 중요합니다.
◀김의성▶
아, 그 야스쿠니 신사 말고 또 다른 곳인가요?
◀주진우▶
아니고요. 바로 요시다 쇼인의 묘소였습니다. 요시다 쇼인은 정한론. 그러니까 한국을 정벌해야 된다는 정한론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김의성▶
소위 일본 군국주의 세력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 묘소를 총리의 신분으로 참배한다는 것. 이건 좀 문제가 있는 행동 아닙니까?
◀주진우▶
아베 총리는 일본이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일본 제국 시대로 회귀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베 총리가 올해 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올해는 헌법 개정과 함께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에 도전하는 1년을 만들겠다.’
◀곽동건▶
네, 그리고 일본 취재 중에요. 혐한 서적이라는 거를 실제로 제가 보게 됐는데 말로만 듣던 혐한 서적 제목들을 직접 눈으로 봤을 때 충격은 정말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 END ▶
◀ VCR 5 ▶
도쿄 도심에 위치한 40년 전통의 유명 서점.
서가 한켠에 '혐한류'라는 도서 분류가
눈에 띕니다.
◀이양수 통역사▶
"안녕 스스로 무너지는 한국이여
초 혐한론. 재일교포가 아주 무서운 일본 지배를 하고 있는 실태
한국 파산. 이렇게 반일 국가는 삼성도 현대자동차도 건방지니까 자멸한다
한국은 소멸하는 길에 있다. 북한에 넘어갈 거다
싸움 한바탕해보자. 야스쿠니, 종군위안부, 독도. 논쟁하면 저놈들 대답도 못한다, 반발도 못한다
한반도라는 재앙. 바보 한국 이론
더 이상 그 나라하고 사귀겠습니까, 교류하겠습니까?
한국은 거짓말쟁이고 법치도 없고 있는 것은 증오. 일본을 미워하는 것밖에 없다. 이 나라는 전혀 쓸 데 없다"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든 책 제목들.
◀일본 서점 점원▶
(많이 팔리는지?)
"그렇게까지 막 나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계속 그냥?)
"확실히 그런 분도 계시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아요"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고. 내용 보면 공감하시나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 안 해요"
이렇게 혐한 서적이 팔려나가는 사이
한국에서는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다른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승소 소식이
잇따랐습니다.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사죄와 배상을 14년 동안 기다려왔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기뻤던 것도 잠시,
◀이춘식(99세) / 강제징용 피해자▶
(작년 10월 30일에 판결 났잖아요. 그때 판결 났을 때 어떠셨어요? 아, 이제 곧 해결이 된다 싶으셨어요?)
"반갑고 기분도 좋고 이제 완전히 판결문이 나왔으니까 시원스럽게 판결 났으니까 기다리고 있는 거야 이제. 그런데 너무 기다려. 너무 기다리고 끝을 안 주니까 답답해"
전범기업들은 석 달이 넘게 지난 지금도
대법원 판결을 전혀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측
입장은 무엇인지 물어봐야 했습니다.
두 전범기업은 마치 한몸처럼
같은 건물을 쓰고 있었습니다.
기업 담당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신일철주금 관계자▶
(한국 대법원에서 피해자들한테 배상금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왜 거기에 따르지 않고 있습니까?)
"10월 31일에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는데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일한 청구권협정에 관한 일본 정부의 견해 및 일본의 확정 판결에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써져 있습니다"
(그런데 신일철주금 기업행동규범 8조에 보면 각국 지역의 법률을 준수한다는 규범이 있는데 이거 지키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답변은 같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일한 청구권협정에 관한 일본 정부의 견해 및 일본의 확정 판결에 반하는 것으로..."
미쓰비시 중공업 역시 마찬가지.
◀☎ 미쓰비시중공업 관계자▶
(민사소송인데 일본 정부와 협의해서 일본 정부 측에 따른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데 왜 그렇게 하는 건지?)
"저희들의 방침이 국가와 연계하면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전범기업 모두
일본정부와 함께 대응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이들이 따른다는
일본 정부의 현재 입장은 뭘까.
한국 대법원 판결 직후 아베 총리는
강도 높게 우리 대법원을 비난한 바 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이번 판결은 국제법에 비춰봐도 있을 수 없는 판단입니다. 일본 정부로서는 의연하게 대응하겠습니다"
고노 다로 외무상 역시 지난해 11월 6일
"폭거,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는
폭언을 쏟아냈습니다.
역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끝난 이야기"라는
겁니다.
마치 협정을 통해
피해자들의 권리, 그러니까 청구권이
이미 모두 사라졌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과연 그럴까.
스트레이트 팀은 이번 취재에서
일본이 자국 내에서
한국인의 청구권을 없애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65년 한일협정 체결 직후,
일본에선 144호 법률이라는
매우 특이한 법이 하나 제정됐습니다.
그 골자는 '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일본 내에서 한국인의 개인 청구권을
완전히 소멸시킨다'는 것.
한국인의 권리만을 없애겠다는
원포인트 입법입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 / 세종대학교▶
"그것은 국제법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본의 민법으로 만든 거예요"
(일본은 국제법으로는 안 될 거 같으니까 국내법을 하나 더 만들어서 이거를 막아놓은?)
"네, 막아놓은 거예요"
그런데 일본은
정작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개인 청구권을 주장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연합국에 당한 자국민 피해에 대해선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해온 겁니다.
지난 91년 일본 외무성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된 것은 아니"라고
의외의 공언을 했습니다.
일본 자국민들의 청구권을
계속 주장해온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 등 전쟁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본격적으로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면서
일본 정부 입장은 또 180도 달라집니다.
"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따라
한국인들의 청구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되었으니
일본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2000년부터 내놓은 겁니다.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꾼 뒤
일본 법원도 이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007년 일본의 대법원이라고 할 수 있는
최고재판소는 이런 판결을 내놓습니다.
"피해자들의 청구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권리는
이미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재성 변호사▶
"논리적 모순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청구권은 존재한다고 얘기를 해놓고서 소권이 소멸됐다고 한다는 것. 사실 법률적인 근거는 뚜렷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권리는 있지만,
그 권리를 주장할 순 없다는 해괴한 논리
일본 최고재판소의 이런 논리에 따라
피해자들이 일본에서 소송할 수 있는 길은
완전히 가로막혀버렸습니다.
◀ END ▶
◀ STUDIO 6▶
◀ 김의성▶ 일본정부 정말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너무나 쉽게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꿔 버리네요.
◀ 곽동건▶ 네. 그제죠. 지난 15일에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과 변호인들이 전범기업 본사를 찾아가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세 번째로 면담을 요구했는데 이번에도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담당 변호인들은 현장에서 이렇게 반문을 하더라고요. 만약 당신네 회사가 한국에서 벌이는 소송에서 승소했더라도 이렇게 판결을 비웃었겠느냐. 라는 거죠.
◀ 주진우▶ 승소했으면 바로 따랐겠죠. 승소하면 따르고, 패배하면 불복한다. 이것이 일본이 우리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 김의성 ▶ 네, 혐한 서적들, 정말 직접 저렇게 제목들을 보니까 더 충격적이었는데요. 혐한 정서 뿌리가 깊고, 혐한 서적 코너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편 조금 더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면, 독일의 베를린 같은 곳에 시내 한복판에 유태인을 혐오하는 서적들만 모아놓은 코너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이 가해국이 피해국을 혐오하는 시위를 하고 책을 낸다니. 얼마나 뻔뻔한 일입니까.
◀ 양윤경▶ 또 한편으로는 정 반대 상황에서의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름 아니라 일본의 양심 있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니까, 정말 그분들한테는 자신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한국의, 자신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피해자를 위해서 오로지 양심을 따라서 10년, 20년 동안 계속해서 활동을 해온 그런 분들을 만났을 때, 또 다른 의미의 충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곽동건 ▶ 네, 그리고 실제로 이 강제징용 소송이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요. 어느 일본인이 도쿄의 한, 헌 책방에서 장부 같은 걸 발견했는데 그게 알고 보니까 그 일본 기업의 강제징용에 동원되고 돈을 받지 못한 한국인들 명단이었던 겁니다. 그걸 찾아냈기 때문에 사실은 이 일이 시작이 될 수 있었던 거거든요.
◀ 양윤경 ▶ 네, 강제로 끌려가서 일은 해놓고 돈은 받지 못했던 한국인의 명단을 본 한 일본인이 그 한국 사람들의 주소로 한명씩, 한명씩 편지를 보내면서 이 진실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던 건데요. 즉, 강제징용을 둘러싼 진실의 불씨가 역설적으로 일본에서 시작됐었던 겁니다.
◀ END ▶
◀ VCR 6 ▶
전쟁에 쓰일 물을 조달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강제동원해 만든 사가미댐.
물어물어 위령비를 찾은 취재진은
비석 옆에 홀로 선 초로의 신사와
마주쳤습니다.
◀ 가와세 히데오/ 일본 시민▶
(여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이 댐을 만들 때 일본인만이 아니라 조선, 중국 사람들이 강제 연행을 되거나 해서 희생이 되셔서 그 주변을 좀..(보려고)"
화요일 오전 인적 드문 조용한 마을의 차도 옆.
누군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던 취재진은
일본인이 홀로 강제징용의 현장을 찾아왔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계기는 우연히 알게 된 외가 마을의 역사였습니다.
◀ 가와세 히데오/ 일본 시민 ▶
"저의 어머니가 건너편에 있는 미야가세라는 곳에 살고 계셨는데, 미야가세의 산마루를 조선에서 연행된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그 사람들이 산마루의 도로를 만드는 공사에 종사했었어요. 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위령비 글 읽는 기자▶
"포로로서 동원된 중국인과 당시 식민지였던 조선 반도에서 동원된 분 등 연 3백 수십만 명이 종사하였습니다..
성함을 새겨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가와세 씨에게 일본 정부는
과거도 약속도 잊은 것처럼 보입니다.
◀ 가와세 히데오/ 일본 시민▶
"공격해 오면 그 때 (자위대로) 지킬 거라고 정부가 말했어요. 하지만 공격을 안 해도 군대를 해외에 보낼 것 같은 조짐이 다양한 방면에서 보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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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Y N ▶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매주 금요일 1월부터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범기업 신일철주금과 미츠비시 앞,
때로는 외무성 앞에서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금요행동'
(전단지 나눠주며)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확성기 소리▶
"급료는 반드시 손가방이랑 같이 전해줄 테니까..그렇게 말한 채로 전후 73년 동안 미츠비시 중공업은 1000엔의 급료도 주지 않았습니다"
한국 피해자들을 위해,
자기 나라 일본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고 눈총 받는 일에 삶의 일부를 내놓았습니다.
◀ 타카하시 마코토/ 일본 시민▶
"아침 6시 20분 나고야에서 출발하는 히카리호를 타고 오고, 집에서는 5시 반 조금 넘어서 나와요"
◀ 야스하라/ 일본 시민▶
(활동을 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처음에는 위안부 문제로 시작했으니까, 거의 20년 이상 된 것 같네요“
◀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 조선인강제노동피해자보상입법을위한일한공동행동 ▶
"강제동원된 한 사람 한 사람의 피해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은 생각하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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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되니 모른 척할 수 없었다..
모두가 "그 때문이었다, 그 뿐이었다"고 말합니다.
전범기업 후지코시가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배상하라는 2심 판결이 나온 지난달 30일,
김옥순 할머니 곁에 자그마한 몸집의 나카가와 씨가 서있습니다.
그냥 양심이 시키는대로 살다 보니
20대의 아가씨가 이제 50대가 됐습니다.
◀ 나카가와 미유키 ▶
"(후지코시가 면회를 거부해서) 할머니들이 울면서 주저앉아 있는 영상을 TV에서 봤어요.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그 후부터 재판을 방청하러 가기 시작했고.."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일이 부끄러워 그림자처럼 묵묵히,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피해자 옆을 지켜온 일본 시민들은 거꾸로
지켜보는 이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 나카가와 미유키▶
"일본 정부가 '모집에 응한' 징용 노동자라고 말하면서,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분노를 억제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책임입니다. 할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마지막 승리까지 노력하고 싶습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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