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교실 청소는 불법"

◀ＡＮＣ▶

여러분은 학생들이 교실을 청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러시아의 한 지방에서는 학생들에게 교실 청소를 시키는 것을 검찰이 '아동노동 착취'로 규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양찬승 특파원입니다.

◀ＶＣＲ▶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는
학생들이 교실을 청소하는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청소를 시켰다가는
'아동노동 착취' 혐의로
처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ＩＮＴ▶
"학생들이 수업 전에 칠판 지우기,
교육자료를 들고 서 있기,
교실 청소가 모두 불법에 포함됩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청소는 고사하고
수업자료 준비도 함부로 시킬 수 없게 됐습니다

◀ＩＮＴ▶
"학생들에게 강제로 시키지 않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한테 '누가 노트 걷는 걸 도와줄래?'
누가 칠판에 주제를 써 줄래?'라고 물어봅니다"

◀ＩＮＴ▶
"요즘은 학생들한테 칠판을 지워달라는 부탁을
하기가 두렵습니다."

하루씩 돌아가며 학급 일을 돕는
'주번 학생' 제도도 폐지됐습니다.

학교를 청소하는 건 '봉사활동'이라고 배웠던
예전 세대는 이런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ＩＮＴ▶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고
학교 청소를 안 한다면
집에서도 안 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학생들은 청소에서 해방된 걸 대체로
반기는 분위깁니다.

◀ＩＮＴ▶
"예전 학교에서는 토요일에 자주 불려 나갔어요.
대청소가 있었거든요."

◀ＩＮＴ▶
"아이들한테 강제로 일을 시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키면 하겠지만요."

그래도 교실은 청소해야 하지 않느냐는
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ＩＮＴ▶
"청소를 해야죠. 안 하면 더러워 질 텐데요."
(학생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청소를 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아니요, 다들 청소를 싫어하지만 누군가 해야 해요."

구미 선진국에서는 보통 아이들이 아니라 학교
건물을 관리하는 직원이 교실을 청소합니다.

결국 교육예산이 뒷바침 돼야 한다는 얘기인데
예산이 부족한 러시아 학교들로서는 당분간
교실청소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입니다.

모스크바에서 지구촌리포트 양찬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