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까지 '봉춤'?…선전성 논란

◀ 앵커 ▶

봉을 잡고 춤을 추는 이른바 '폴 댄스'는 유흥업소에서나 추는 춤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정식 스포츠 종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엔 어린 아이들까지 폴 댄스를 배운다고 하는데요,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은빛의 긴 금속 봉을 잡고 춤을 추는 여성.

순식간에 봉을 타고 올라가더니 놀라운 회전 동작을 선보입니다.

몸 전체를 봉 하나에 의지한 채 펼치는 고난도 연기에 연신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봉을 이용해 곡예를 하며 춤을 추는 일명 '폴 댄스'.

과거엔 주로 스트립 클럽과 같은 유흥업소에서 쇼걸들이 추는 춤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일반인들을 위한 폴 댄스 교습소가 세계 곳곳에 등장했고, 선정성 논란에도 폴 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요즘은 어엿한 스포츠로 자리 잡아 가는 중입니다.

수년째 국제 폴 댄스 경연대회가 꾸준히 열리고 있고, 폴 댄스를 아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 트라우트맨/국제 폴 댄스 연맹 ▶
"폴 댄스는 유흥업소에서 유래되지 않았어요. 훨씬 이전부터 있던 스포츠죠."

그런데 최근 폴 댄스를 둘러싸고 새로운 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교습소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폴 댄스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칠레의 한 폴 댄스 학원.

금속 봉을 쭉 꽂아놓은 교실에서 앳된 여자 아이들이 준비운동을 합니다.

짧은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미끄러운 봉을 잡고 올려가러 애를 쓰고, 봉에서 회전을 하거나 거꾸로 매달려 다리를 벌리는 동작을 취하기도 합니다.

엄마들은 수업에 만족한다는 반응입니다.

◀ 교습생 엄마 ▶
'딸이 수업을 듣고 많이 달라졌어요. 집중력도 좋아졌고요."

하지만 10살도 안 된 아이들이 배우기에는 너무 선정적인 동작이 아니냐는 비난도 만만치 않습니다.

◀ 미국 폭스 뉴스 앵커 ▶
"폴 댄스 수업에 '섹시한 몸짓' 같은 이름을 붙였는데, 뭔가 연상시키는 느낌 아니에요?"

교습소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 태미/폴 댄스 강사 ▶
"우린 야한 동작은 가르치지 않아요. 봉을 이용한 체육 수업일 뿐이에요."

마치 '폴 댄스'로 부를 때와 '봉 춤'으로 부를 때 느껴지는 뉘앙스의 차이처럼 아직은 시각의 차이가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