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리호 녹조현상 '심각'…식수공급 중단해 주민 피해

◀ 앵커 ▶

우리나라에서도 4대강에서 나타난 녹조 현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미국에선 북미 5대호 가운데 하나인 '이리호'에서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면서 인근에 식수공급까지 중단됐습니다.

◀ 리포트 ▶

북미 5대호 가운데 하나인 이리 호.

호숫물이 온통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유리잔에 물을 떠보니 마치 녹즙을 담아 놓은 것 같습니다.

호수에 독성물질을 내뿜는 녹조가 대량으로 발생한 겁니다.

◀ 콜린/환경단체 ▶
"녹조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심한 적은 없어요."

문제는 이리호가 인근 주민 1천1백만 명의 식수 공급원이라는 것.

녹조에 오염된 물을 마시면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간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지난 주말 오하이오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톨레도시 50만 명에 대한 식수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식수 공급이 갑자기 끊기자 주민들은 한바탕 물 구하기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마트마다 생수 진열장은 텅 비었고 식수를 받기 위한 줄도 길게 늘어섰습니다.

◀ 주민 ▶
"물을 항상 당연하게 써 왔는데 당장 끊기니 불편하네요."

이리호 녹조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진데다, 호수 주변 농장이나 하수처리시절에서 오염물질이 대량으로 흘러들면서 발생했습니다.

◀ 코스그로브 박사 ▶
"호수로 유출되는 거름과 비료가 녹조를 만듭니다. 매년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요."

오염물질이 녹조량을 늘리고, 녹조가 다시 호수를 오염시키는 악순환에 빠진 이리호.

오염물질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면 식수마저 끊기는 비상사태가 해마다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